2016. 12. 28. 08:58

- 어제 회식에서는 22명이서 소고기등심을 48인분 먹었다. 오늘 그걸 가지고 보쓰는 난리난리. 어떻게 48인분을 먹을 수 있냐는 거다. 하아- 사주지를 말든가, 뭘 저렇게 불편하게 쌩난리를 친담. 임원1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데, 참 진상이다 싶다. 게다가 어제 간 고깃집은 아주 큰 규모였는데, 사장까지 불러서는 '우리한테 2층 주고 손님 안받기로 하지 않았냐'는 거다. 무슨 2층 전세낸 것도 아니고 연말에 그런 걸 바란담? 오늘도 임원1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지난번 음식점도 2층 다 준다더니 손님 받아서 싫었는데 여기도 그랬다, 왜 그런 식당만 예약하냐!' 이러면서 난리난리. 아니, 그러면 전세를 내든가. 우리 먹을 거만 먹을 거면서 어떻게 식당한테 다른 손님 받지 말라고 할 수가 있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지 못했다고 너무 빡쳐하시는데, 사실 보쓰까지 함께 있는 회식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가 말이 되는가. 그리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거 나도 싫긴 하지만, 그렇다고 식당 2층을 우리한테 다 달라니, 그냥 음식만 시켜먹고 그 값만 낼거면서... 하아- 이 나라에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자신이 특별하고, 그러므로 특별 대우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기 맛있게 잘 먹고 다음날 기분 더러워졌음. 많이 먹었다고, 2층 전체를 우리한테 주지 않았다고 저렇게 깨다니. 돈은... 돈이 많다는 건.... 뭘까?



- 어제 술자리 내내 긴장해있었다. 혹여라도 맛이 갈까봐 자꾸만 수시로 나에게 괜찮은가?를 물었다. 아직 괜찮다, 라고 생각하고 마셔서, 2차로 와인까지 마셨지만 집에도 잘 갔고, 오늘 숙취도 없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숙취로 난리난리. K 는 오늘 아침, 어제 집에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그리고 출근도 택시 타고 했다고. 그런데 K 랑 함께 지하철 탔다는 C 가 말하길, 어제 K 너무 많이 취해서 지하철안에서 민망했다는 거다. 이야기인즉슨, 2차로 와인을 마시러 가서 안주로 먹태를 시켰는데, 먹태는 K 가 사랑하는 안주. 그러나 안주가 남아서 K 가 포장을 해간 거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먹태를 뜯었단다. 그래서 C 가 너무 민망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남동생과 사귀는 직원도 어제 남동생과 한시간 가까이 통화했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난단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 토할 것 같다고. 하아- 나는 숙취가 없어... 간이 스트롱.... 회식 전에 사무실에 쟁여둔 모닝케어 마셨는데, 그때문인걸까. 사실 그게 아니어도 내가 같이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숙취 없기로 좀 유명하긴 하다. 스트롱 간...



- 예전에 동료 직원들로부터도 '우리 회사에서 니가 제일 좋아' 이런 말 많이 들었는데, 하아, 나는 어쩌자고 임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직원이기도 하다. 어제도 타부서의 임원이 술마시다 우리 자리로 와서는, '이 차장이 진짜 사람이 진국이야'로 말을 꺼냈는데, 아아, 나는 진국이란 표현 진짜 싫어하고요.... 어쨌든 그러면서 다른 직원들 다 있는데서 '우리 회사에서 이차장이 제일 좋아, 나는 이차장 정말 좋아해' 하는 거다. 사실 대화도 별로 안했었는데...어쨌든 내가 비서로 오기 전에 경리과에 있었는데, 당시에 그 분은 임원이 아니라 그냥 그 부서의 팀장급이었고, 그 때 얘기를 하시며, '우리 부서 직원들도 다 이차장 너무 좋아했어, 다 좋아했어, 다. 다 이차장 칭찬만 하고..' 이러시더니, '그런데 대체 왜 비서실로 간거야..' 라고 원망하시는 거다. 그러자 저쪽 옆에서 듣던 부장님 한 분이 '데려갔어요' 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식할 때 보쓰가 사라지면 임원들이 저마다 나 불러서 일루 와라, 같이 앉아서 먹자, 이러는데, 내가 그 자리를 안가 ㅋㅋㅋㅋㅋ 그러면 결국 임원들이 내가 있는 데로 와서는 자리가 없으면 의자까지 가져온다.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 얘기하자고 막 덤빈다.  왜때문에 나는 임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가. 임원들한테 뭐라뭐라 요구하는 것도 다 내가 하는데, 어째서 나는 인기폭발인가... 나는 임원 여러분이 안좋아.....-0-



- 지난 주에 동료 e 랑 술을 마시는데, 그 동료가 나한테 그런 얘기를 했더랬다. 차장님은 진짜 나이차이가 얼마가 나든 다 포용하시는 것 같아요. 저보다 어린 사람하고도 이야기 하시고 전무님도 차장님 엄청 의지하시잖아요, 이러는 거다. 아..나는 왜이리 잘난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갑자기 e 랑 술마신 얘기 하니까 생각나는데, 작년에 B 가 왔을 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얘기했었다. 술마시고 이 얘기 저얘기 하다가 나온건데, 당시에  B 가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함께 갈 식당을 다 예약하고, 첫날 가게 될 식당은 호텔에서 거리가 얼마인지 직접 가보기도 했었다. 나 없을 때 돌아다니려면 거의 택시를 탈 것 같았는데, 혹시 지하철을 탈 수도 있을 것 같아 교통카드를 준비했고, 현금도 신권으로 바꿔서 줬더랬다. 호텔에 있는 샴푸며 바디클렌저는 별로일 것 같아서 더바디샵에서 샤워젤을 사갔었고 샴푸도 가져갔었다. 샤워타월도 하나 사서 샤워부쓰에 걸어두었고. 과도도 준비했었고, 첫 날 룸에서 와인을 마실 거라 시장 가서 체리를 사서 씻어서 가져갔었다. 다정한 친구가 보내준 와인과 치즈는, 그가 체크인하기 하루 전날 호텔로 들고가 맡겼더랬다. 체크인하기 전에 룸에 넣어주세요, 라고. 그래서  B는, 체크인하고 혼자 들어갔을 때, 환영메세지와 더불어 꽃바구니와 와인을 만났더랬다. 

이런 얘기들을 하니 e 가 놀라면서, 아니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냐고 묻더라. 나는, 그 사람이 나 보러 온거잖아, 용건이 있는데 왔다가 나를 만나는 게 아니라, 그 먼 데서 그냥 나를 보려고 왔어, 그러니까 나는 최선을 다해야지, 라고 했더랬다. 그러자 e 는 '네, 저도 아는데, 저는 식당 예약까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통카드는 생각도 못할 것 같아요,' 라더니, '차장님, 다른 사람들도 차장님처럼은 진짜 못할 것 같은데요?' 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사실 센스를 타고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센스를 타고났다,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 는 내게 '그 분은 차장님 만큼 하는 사람 못만날 것 같은데요' 라고 덧붙였다.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큼 하는 사람이 지구 상에 또 있을 수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니까 가능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너무 잘났는데...아직 술이 안깬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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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