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커플링

ssabine 2015. 11. 26. 09:04

일전에 여자 네 명이서 술을 마시면서 '누구나 찌질한 전남친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 식의 대화를 했던 적이 있다. 저마다 맞어,맞어, 했는데 그 중 한 명은 '나는 아니다' 라고 한 거다. 그녀의 경우에는 처음 사귄 남자친구와 지금 칠년째 계속 연애중이었던 것. 그래서 내가 말했다. 헤어진 남자가 없어서 찌질한 전남친이 없는거다, 헤어지는 순간 그 남자가 바로 찌질한 전남친으로 돌변한다, 라고. 그러자 다른 여자들 모두 맞다고 하면서 그중에 한 명이 말했다.


찌질한 전남친의 사연이라면 나는 무궁무진해요.


그러자 옆에 앉은 다른 한 명이 말했다.


아니야, 내가 베오베(베스트 오브 베스트)야.


하하하하. 그러면서 그녀는 덧붙이기를, 나는 사실 지금 만나는 남자도 좀 찌질한 구석이 있어 라고 했다.


세상의 등신들 중 98프로는 남자사람들인것 같다, 는 식의 얘기를 하면서 그날의 술자리는 무르익었다.



얼마전에 여자1과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거짓말 하는 남자'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거짓말 하는 남자 때문에 속상했던 경험을 우르르 쏟아내더라. 그러던 차에 오늘은 여자1과 커플링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다. 여자1도 나도 커플링에 대해 우르르 말들을 쏟아냈는데,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깔깔대고 웃다가 서운하고 슬프고 등등 사연에 얽힌 이야기들을 하고 이야기를 마칠 즈음, 갑자기 '지금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얘기 하나만 꺼내면 대화가 폭발하는 거. 그래서 여자 1에게도 말했다.


**씨랑 나는 무슨 소재 하나만 던져주면 사연이 막 쏟아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여자1도 그랬다. '저는 저만 기구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둘이 또 크게 웃었다. 벨 훅스의 책을 읽다보면 여자가 행복해지려면 여자랑 연애하고 여자랑 결혼하는 게 답이다, 라는 식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함께하는 이상 기구한 사연 몇 개쯤은 가지고 다니게 되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연애경험이 있는 여자들이라면, 무언가 소재 하나 툭, 던져 놓았을 때 이야기 쏟아지는 게 진짜 장난아니다. 하하하하하.



여자1은 어제 새로운 남자를 만났다고 했다. 자주 가는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남자라고 하는데, 그 남자가 번호를 물어보고 만나게 됐던 것. 여자1은 미모 때문인지 술집에서도, 클럽에서도, 친구 생일파티에서도, 심지어 미용실에서도 남자들이 접근한다.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래서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는데, 아무래도 남자들이 자꾸 말을 걸게 되는 미모를 가지고 있다보면 연애 경험도 그만큼 더 많아지게 되는 것 같다. 남자든 여자든 어떤 사람들은 사귀고 싶다고 생각해도, 그래서 소개팅을 해도 잘 안되기도 하고 그러는데 어떤 사람들은 어딘가에 그냥 앉아있기만 해도 반해서 이성이 몰려드니.. 세상... 뭐여.....



다 팔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