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는 장사
지난주는 여러모로 고난의 한 주 였다. 정말 힘들고 정말 지친 한 주. 사실 까페를 할 마음은 서서히 접고 있었지만, 출근해서 보쓰의 얼굴을 보기만하면 까페로 다시 마음이 돌려지는 것이었다. 이 지겨운 생활.. 이 지긋지긋한 생활 언제 끝낼 수 있나. 이제 그만 쉬고 싶다, 정말 지쳤다, 했지만, 그렇다고 까페를 운영한다면 그건 답이 아닐 것이었다. 내가 지금 이 일을 그만둔다면 더 여유롭고 더 편하고 싶은데, 까페는 그 답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남동생과도 얘기하고 접고 있었는데, 출근만 하면 다시 불끈불끈... 뭘 해도 여기와서 저 사람 보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렇지만 무엇을 '하고싶다'는 욕망이 강해서가 아닌, '이건 진짜 싫어' 라고 시작해서 하는 거라면 사실 그게 잘 될지도 의문이고. 무엇보다 내게 주말과 평일 밤시간이 없다는 것은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인지라.. 프리랜서가 답이구나 싶은데, 내가 뭘 할 줄 아는 게 있어서 프리랜서를....
반지가 왔다. 예전에 얇은 반지 꼈을 때 되게 안어울려서 서둘러 뺀 적이 있는데, 뭐, 이번에 껴보니 괜찮은 것 같다. 그렇지만 .. 역시 화려한 게 더 잘어울리는 것 같기도.
이 반지는 손을 씻을 때 빼지 않아도 되고 핸드크림을 바를 때도 빼지 않아도 된다. 옷을 입을 때도 걸리지 않으니 여러모로 아주 편하다. 역시 편한 게 답인가... 불편한 게 왜 이쁜 것인가... 어쨌든 이 반지를 끼고나서는 생활이 편해서 좋다. 생각보다 약간 큰데, 큰 게 좋다. 손 마디가 길고 가늘다면 더 예뻤을텐데...어쩌겠나. 생긴대로 살아야지 -_-
지난주 목요일에 여자1, 여자2를 만났다. 평일이다보니 늦게까지 술마시지 못하고 열시쯤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는데, 가야할 시간이라고 말하자 나보다 더 늦게 자리에 있으려던 여자 1,2는 서둘러 내게 먹을 걸 챙겨주기에 바빴다. 가기전에 빨리 이것도 꺼내서 줘봐, 이것도 먹어보라 그래, 이러면서 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맛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초콜렛도 맛있고 치즈도 맛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순간 그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을 거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세상에서 와인이랑 초콜렛 챙겨주는 사람들이 제일 좋다. 그런데 치즈 챙겨주는 것도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기전에 맛있는 거 다 맛보게 하려는 게 참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사람의 나의 마음은 먹을 것으로 쉽게 얻을 수 있어...
여름에 b가 왔을 때, 내 손을 잡고 과일가게로 데리고가서 복숭아를 한 박스씩이나 사주던 것도 종종 생각난다. 복숭아를 박스째 사주는 남자라니... 멋져... 어쩐지 로망의 실현인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복숭아 한 박스 사주는 남자... 역시 따라다닐 가치가 있는 남자였다. ㅎㅎㅎㅎㅎ
말이 나와서 말인데, b 는 얼마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내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여친은 나 8년 쫓아다녔다'고 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남자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빵터져서 웃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맞는 말이라 내가 할 말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따라다녔는데 복숭아 한 박스면..음.. 좀 밑지는 장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