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60529

ssabine 2016. 5. 29. 19:56

또 혼자 근무하게 될 것 같다. 보쓰는 엉망이다. 엉망인 인간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야 할 도리를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몰라도 사는 데 지장없기 때문이고 어떻게든 자기의 삶은 윤택하게 굴러가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다시 또 힘든 시간을 겪게 될 것 같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주말 내내 고민을 했다. 내가 사직서를 낼까. 저 엉망인 걸 보지 않으려면, 저 꼴 안보려면 내가 내는 게 답인데. 내가 그만두는 게 답인데... 퇴직금 받으면 당장 몇 개월은 살 수 있을거고, 그 다음이 걱정인데, 그것도 .. 살아지지 않을까. 나야 편의점 알바를 해도 되고,  언제나 그렇듯이 알라딘 중고샵에 취직해도 되고. 월급은 지금보다 반토막 나겠지만, 씀씀이 줄이면 사실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17년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이제 그만 쉬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데 벌써부터 쉰다고 하면 결국 얼마 안가 돈이 떨어지지 않을까.. 어디나 어려움이 있으니 여기선 이런 어려움이다, 라고 생각하고 또 버텨야 할까..  하아-


오늘은 여행짐 좀 싸놓으려고 했는데, 빨래 돌리고 설거지하고 호박전 부치고 하다보니 시간이 다 갔네. 호박전을 부치면서도 계속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그만두어야 할까 계속 다녀야 할까.. 내가 계속 다니고 있는 게 답인걸까... 돈은 뭘까....


나는 아주 엉망인 상사를 만났고, 볼 때마다 '저렇게만 안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내가 보쓰를 하고 싶어진다. 저렇게만 안하면 될 것 같다. 당장 얼마나 힘들어질까 생각하니 한숨이 나고, 그러다가 뭐 다 알아서 되겠지, 힘들면 힘든대로 지내면 되지 싶고. 아니 왜 그렇게 지내야 되나 싶고. 


아이가 다섯이나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