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랑

ssabine 2016. 10. 24. 09:41

-주말동안 대전에 다녀왔는데, 돌아오기 전에 '오늘 언니네 집 갈거야' 라고 여동생으로부터 톡이 와있어서, '응 튀김소보루 사갈게' 하고 통화했다. 그리고 집에 가서는 타미랑 화니 빵 먹이고 우유 먹이고 흐뭇흐뭇했는데, 엄마가 내게 '대빵이 여자친구 생겼냐?' 고 물었다. 토요일밤에 대전에 있는데 남동생으로부터 'B (우리 회사 직원)랑 사귀기로 했다' 라는 연락이 왔던 터였다. 나는 '몰라,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걔한테 직접 물어보고 들어' 라고 답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깜찍한 타미가,


할머니 삼촌 여자친구 생겼어. 이모가 해줬어. 회사사람이래. 


이러면서 폭풍 수다를 시작하는 거다. 나는 너무 웃겨가지고 빵터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엄마는 계속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어떤 사람이래? 묻고, 타미는 이에 다 대답했다.


고양이도 안키우고 강아지도 안키운대. 


이렇게 자기가 아는 정보를 다 얘기하더니 나를 보면서 '이모 나빠 왜 거짓말 해! 이모가 해줬잖아, 다 알잖아, 얼른 얘기해!' 이러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눈물나게 웃었네. 엄마는 내게 '너 왜 엄마한테도 안하는 얘기를 타미한테 하냐' 라고 하고, 나는 '엄마, 내가 타미한테 얘기한 게 아니라, 우리끼리 얘기하는데 옆에 타미가 있었던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했다. 다 듣고 다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빵터짐. 어쨌든 남동생은 우리 회사 직원과 사귀기로 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그 여직원이 네잇온으로 '차장님 뭐 드시고 싶은 거 없으세요? 사드릴게요'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기 짝이 없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 봄씨에게 내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엄마랑, 여동생이랑, 남동생이랑, 타미랑, 화니랑 이렇게 다섯 명을 사랑해요. 그리고 이 사람들도 날 사랑하고 내가 그걸 알아요. 이만큼한테 사랑을 주고 또 받는 걸로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만큼이면 나는 진짜 충족돼요. 이 사람들만 사랑하고 살아도 충분해요. 아, 아빠를 딱히 내가 사랑하는 것 같진 않지만, 아빠가 나를 사랑한다는 건 알아요."


봄씨는 고개를 끄덕였고, 말해놓고 나니 진짜 충분하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면 적은 수도 아니고,  충만하다.  부족함이 없다고 느낀다. 어제 집에 돌아와서 타미에게 빵을 주고 우유를 따라 주면서 정말 너무 좋았다. 빵 먹고 우유 먹는 타미를 품에 안으면서, 타미야,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 했는데, 아아, 나는 진짜 사랑이란 건 이 아이를 보면서 팡팡 터지는데, 먹는 걸 보면 너무 좋은 거다. 그걸 내가 사줘서 너무 좋아 ㅠㅠ 돈 벌어야지. ㅠㅠ 사랑은 진짜 먹임인 것 같다. 



- 지난주에 몇 가지 일로 너무나 우울했었다. 너무 우울해서 친구를 만나 내가 왜 우울한지에 대해 막 얘기하는데, 내 얘기를 듣고 친구도 화나고...그러더가 우리는 내년 추석과 여름휴가에 어디에 갈지를 얘기했다. 친구는 시드니를 가고 싶다고 했고, 나는 시드니 나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잠깐 B 때문에 망설였지만, 그가 있는 곳과는 거리가 아주 머니까, 상관없겠지, 하고는 시드니를 목적지로 정해두었다.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가고 싶다고 했고, 친구는 자기도 샌프란시스코에 꼭 가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둘 중 한 군데에 가자, 말해두었다. 이곳 말고도 여러 곳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한 쪽이 별로 안좋아하면 거기는 다 제외되었고, 그렇게 제외된 곳에는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가 있다.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까, 그 사이에 혹시 다른 데 또 가고 싶은 데 생기면 다시 얘기해서 정하자, 라고 했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서 갑자기 우리는 너무 신나지는 거다(스테이크 실컷 먹자며 초흥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레스토랑을 나와 지하철 역까지 걸으면서도 계속 여행얘기를 하며 들뜨는데, 아 너무 웃긴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우울한 채로 만나는데, 여행계획을 얘기하니까 둘이 막 흥분해서 좋아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 친구랑은 추석에 함께 움직이게 될텐데, 여름휴가는 혼자서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또 너무 신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 모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러면서 룰루랄라가 되는 거다. 아아, 나는 진짜 어디 가는 거 너무 좋아하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에 대전에 가면서도 1박2일이었지만, 뭐랄까, 짐 챙기는데 샤샤샤샥- 하면서 프로가 된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인오프너와 호일커터 가방의 한쪽 주머니에 넣고, 블루투스 스피커 챙기고, 옷 챙겨서 샤샤샤삭 넣으면서, 아아, 프로가 되었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에게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고 맹점이 있는데(방향치, 길치), 그렇지만 나에게는 뚜렷한 장점도 있다. 집중력이 그것인데, 그래서 이것이 단점을 불러오기도 하는게, 나는 나의 집중력을 믿고 게으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에서 나는 비서일을 하고 있지만, 작은 법인 하나의 회계,자금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면 매달, 매 분기, 매해 마다 꼭 반드시 해야하는 일들이 있고, 이건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거다. 나는 미리하는 편이긴 한데, 이를테면 25일이 기한이라고 하면 22-23일쯤에는 끝내는 편이다. 그렇다면 17일부터 조금씩 준비해서 23일에 끝내냐하면, 그게 아니고, 23일에 결재올리자, 생각해두고 띵까띵까 노는 거다. 그래봤자 걱정이 안되는게, 나는 내가 집중을 뽝- 해주면 금세 그 일을 마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집중력을 믿는데, 결국 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은, 이 집중력 덕이라고 본다. 나는 '집중만 하면 다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 생각해보자, 라고 집중을 뽝- 하면 해결 방법이 보이는 거다. 집중하면 다다다닥- 일처리가 빨라지고, 나는 이런 나를 믿고 의지한다. 


지난주에도 그런 일이 있었고, 목요일에 올리자, 라고 생각하고 수요일에 집중해서 다다다닥 일을 마무리하는 나를 보면서, 와, 진짜 멋져, 했다 ㅋㅋㅋㅋㅋㅋ 졸라 잘하고 졸라 멋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스스로 반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최근에 그런 생각을 했다. '아, 내가 이대를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고등학생이어서, 내가 내 의지로 이대를 입학하고 또 이대에 입학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이대를 졸업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요즘에는 내가 듣보잡 대학을 나온 것도 너무 짜증이나고, 그나마 그 대학에서라도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는 것이 후회스럽다. 그렇지만 지난날을 돌이킬 수는 없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생각한다. 아, 진짜 내가 이대를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왜 공부를 못하고 또 안했을까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