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7년 07월 27일

ssabine 2017. 7. 27. 09:05

-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

얼마전에 읽은 국내작가의 책이 진짜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었는데, 마침 나무군도 그 작가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말하길 '의미도 재미도 없다'고 하더라. 아, 내가 느낀 걸 같이 느끼고 있었다니. 흙흙. 내가 '이거 무슨 얘기 하려고 쓴거지??' 하자, 나무군도 왜 썼는지 모르겠는 글을 쓰더라, 고 했다. 문득 일전에 w 가 본인의 일기에 어떤 작가 별로란 얘기를 썼던 게 기억나서, 어, 혹시 그 작가가 이 작가? 하고 엊그제 물어보니 역시나, 그 작가가 이 작가였다. 아, 우린 모두 함께 그 작가를 좋아하지 않아.. 그러고보면 그간의 나의 감이라는 것은 잘 발달되어 왔고 믿을만하다, 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단편으로 먼저 수상작품집이나 이런 걸 접했을 때, 뭔가 글이 좋아서, '어? 이 이름 기억해뒀다 다른 작품 나오면 읽어봐야지' 라고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번 경우, 내가 기존에 단편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기억하려 한 작가가 아니었고, 어쨌든 어딘가에서 좋은 감상을 본 후에 읽게된 것인데, 오호라, '역시 내가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군' 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나의 감을 믿어야 해...


그간 상대적으로 국내 작가의 작품을 적게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전에 나무군과 국내 작가 얘기를 하다보니, 나무군이 내게 '뭐 그렇게 다 읽었어요' 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국내 작품도 좀 읽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번역소설이 훨씬 많아서 상대적으로 적게 보인거지, 내가 국내문학을 안읽은 건 아니었어... 그러나 어쨌든 최근에 읽은 국내 소설 두 권다 별로...



- 철이 든다는 것

사람에 대한 감도 마찬가지. 아, 내가 잘 틀리지 않는구나, 했다. 그러니까 언젠가 나에게 댓글을 단 댓글러1에 대해서, ' 이사람은 왜 이나이 먹어도 철이 안들었나'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장점 혹은 강점은 솔직함과 자기 반성이랄까, 뭔가 철없는 발언을 하고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거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잦다. 잘못을 하고 반성하는 건 좋은 자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잘못된 걸 알았다면 그다음부터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또 잘못하고 또 반성하고 또 잘못하고 또 반성하고.... 나보다 훌쩍 나이도 많은 양반인데, 최근에 또 말실수하고 반성한 걸 보노라니, 아, 사람이 철이 든다는 건 역시 저절로 되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누군가는 빨리 철들고 누군가는 끝내 철들지 않는 것이야.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못된 사람도 아닌데, 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문득 아, 내 처음 느낌이 결국엔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러고보면 내가 좋은 느낌을 받고 내가 만나자고 했던 사람들이 실망을 준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내 감은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간혹 '별로일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다가 중간에 '어? 아닌가? 잘못봤나?' 라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역시 그렇구먼...' 이렇게 되곤 한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고를 떠나서 어쨌든간 내가 '별로다' 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랑 안맞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나랑 좋게 지낼 것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 느껴지는 감은 거의 정확한 것 같어. 왜냐면, '내'가 '나'랑 맞을 것 같은 사람을 보는 것이니께롱...



- 요가 스케쥴

일전에 요가 스케쥴 변경좀 해달라, 월요일에도 일반 요가 넣어달라 건의한 적이 있었는데, 8월 스케쥴 나온 거 보니, 오호라, 반영이 됐더라. 역시 사람은 원하는 게 있으면 요구를 해야 한다. 별 거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원하는 걸로 스케쥴을 받았어. 뭐, 늦은 시간대이긴 하지만, 월요일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좋구먼... 


그렇지만 내가 요즘 요가를 너무 열심히, 빡세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화요일에는 늦잠을 잤는데, 물론 그래봤자 06:24에 일어났지만, 그것도 내 의지로 일어나게 된 게 아니라 전화 받고 깼다. 그러니까 자고 있는데 벨소리가 들렸고, 나는 자다가 당연히 알람인 줄 알고 끄려고 하면서 '그런데 나 알람벨 이거 아닌데' 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손에 쥔 화면에서는 B 의 얼굴이 보였고, 잠결의 나는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이른 아침에.....' 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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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어서 시간을 보니, 으아아앗, 06:24가 아닌가! 그 시간이면 나는 이미 집에서 나가야 하는 시간. 나는 지금 일어났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뒤에 헐레벌떡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대중교통을 타면 너무 간당간당 하겠다 싶어 카카오택시를 잡아 타고 출근했다. 아니, 만약 그 시간에 전화가 안왔다면...나는 언제까지 자고 있었을 것이여.... 하아- 이게 대체 뭔 일이야...

그런데 오늘도 일어나기 너무 힘들었어.


어제는 20:00 요가였는데, 퇴근이 좀 늦어서 이걸 지각하겠는거다. 지각하면 안가는 게 낫고, 아아, 그래, 그냥 쉬자, 하면서 집으로 가고 있었다. 괜히 늦을 것 같은데 초조하게 막 시계 보면서 뛰어댕기지 말고, 그냥 포기하고 하루 집에서 쉬자, 지난주에도 연속 나흘을 가서 겁나 피곤했으니까, 하루만 쉬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가, 아아, 그렇지만 강동역에 도착하고 시간을 계산해보니, 어쩌면, 지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나는 가기로 마음을 먹고, 아아, 초조해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초조해하면서, 집에 가서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는 요가원까지 뛰었다...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아아, 어쩌지, 늦으면 안돼! 이런 생각으로 발 동동 구르다가, 또다시 뛰고...결국 8시 전에 간신히 도착! 매트를 깔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요가를 하는데, 평소에 하던 동작도 잘 안되고 몸이 너무 무거운 거다 ㅠㅠ 그냥 하루 쉴걸.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더 몸이 무겁고 또 못일어나서 ㅠㅠ 오늘은 엄마가 깨워줬고, 엄마가 어젯밤에도 그렇고 오늘 아침에도, 야, 너 건강해지라고 운동하는건데 이게 뭐냐, 오히려 병나겠다, 하면서 쉬기를 강권하셨다. 나도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목소리 너무 잠기고 ㅠㅠ 몸 너무 무겁고 ㅠㅠ 그래서 오늘은 요가를 강제로 쉬고 집에서 뻗겠다! 라고 결심했다. 제발 집에 가서 요가 가려고 하지마 ㅠㅠㅠ 8월달 부터는 연짱 나흘 나가고 이런 거 하지 말아야겠다. 쉬엄쉬엄 해야지... 지금 몸이 겁나 피곤함. 내가 요즘 하는 거라곤 회사 다니고 요가 다니는 게 전부인데, 이게 뭐라고 ㅠㅠ 몸뚱아리가 천근 만근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힘들다.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