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7. 08:37

​오늘 남동생과 출근하려는 데 남동생이 나한테 그랬다. '누나 몸매가 콜라병 같다' 고. 내가 우헤헤 웃으며 그치? 했더니 뭐가 좋아서 웃냐고한다. 그래서 '글래머란 거잖아' 하고 또 우히히 웃으니, '근데 1.5리터 펫트병이야' 란다. 그래서 내가 '어쨌든 콜라병이잖아' 그리고 우히히 또 웃었다. 

오늘 입고 온 원피스를 처음 입고 회사에 왔을 때, e 양이 그랬다. '뒤에서 보면 제니퍼 로페즈 같아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 허리가 쏙 들어갔다고. 이게 허리가 쏙 들어가긴 했는데, 사실 허리가 쏙 들어가보이는 건, 엉덩이가.... 됐고! 여튼 내가 그러니까 몸매는 바탕이 글래머렸다. 그렇다면 다이어트만 해서 여기서 살만 좀 빼주면, 바로 아래와 같은 몸도 가능하시겠다??



지금 내 핸드폰 바탕화면인데, 와, 어제 인터넷에서 이 사진 보는 순간 너무 예쁜 거다. 뒷모습이 진짜 짱이구나. 누군지는 모른다. 기사를 대충 훑으니 이탈리아 모델이라는데, 와, 그래서 나는 이 여자를 내 바디모델로 삼고자 핸펀 바탕화면에 깔아두었다. 핸펀 바탕화면에 깔아두고는 늘 들여다보며 자기 최면 걸어야지. 이런 뒷모습을 가진 여자가 되자!!


늙어서 힘든가????? 쿨럭.


여튼, 이렇게 예쁜 뒷모습을 핸펀 바탕화면으로 설정해두고 또 바디 모델로 삼자, 라고 해놓고선 어제 필동면옥에 가서 여자 셋이 냉면 각 1그릇에 제육, 만두, 소주를 시켜 먹었다. 다이어트는 아무래도 휴가 끝나고 다시 시작해야 겠다. 당장 다음주 수요일부터 휴가인데, 휴가 중에 다이어트 하고 싶진 않아....( ")


싫어! 쳐묵쳐묵할거야!!




어제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연애를 참 잘하고 있구나, 하고. 우리 사이엔 아주 먼 거리가 있는만큼 힘들고 지칠 수도 있는데, 힘들고 지치지 않은 채로 잘 해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 내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내가 정말 힘들거라고 내가 정말 슬플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나는 친구들이 생각하는 만큼 힘들거나 슬프거나 하진 않다. 물론 순간순간 이럴 때 가까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그렇다고 전반적으로 내가 '그가 거기 있음'에 대해서 우울하거나 외롭거나 하진 않다. 어쩌면 내가 이런 식의 연애 방식에 잘 맞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만나는 게 아닌 만남이라든가 오랜만에 만나 최선을 다하는 방식 같은 거. 이게 어쩌면 이럴 수밖에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의 이런 연애에 대해 나로서는 뭐, 괜찮은 거다. 그런데 왜 내 친구들은 이게 힘들거라고 생각할까, 나는 괜찮은데? 하고 곰곰 생각해보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롱디와는 좀 다르기 때문일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롱디 커플은 가까이 두고 서로 사귀다가 멀리 떨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있다가 없어지니 허전하고 보고싶고 거리가 멀어 안타깝고 초조하고 뭐 여러가지 감정이 생기는건데, 우리는 사귀다 떨어지게 된 게 아니다. 우리는 떨어져있다가 사귄 케이스라 애초에 우리가 서로 멀리 있음을 알고, 멀리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된 관계라 딱히 지치지 않은 채로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아직까지도 나는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게, 멀리 있는 그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거다. 이건 그러니까, '이 남자랑 어떻게 해보겠다' 라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었다. 그가 거기 있는데, 이렇게나 먼 데 있는데,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데, 아낌없이 표현하자,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그러다보니 그가 나를 보러 오는 때가 오고. 우히히. 역시 사람은 간절히 원하면, 그걸 이루기 위해 뭐든 하게 되는 것 같다. 내 몸이 그쪽을 향해 움직인달까. 


앞으로도 계속 지치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지금은 이걸 잘하고 있고, 또 지금 생각하기에는 앞으로도 잘 할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내가 혹은 그가 어느 순간 지쳐버릴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가 거기 있어도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고 또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잘 지내고 있다. 그 역시 마찬가지. 그는 지금 그의 일상을 충실히 살고 있다. 나는 이런 나라서 그에게 다행이다 싶고, 그가 그런 그라서 또 나에게 다행이다 싶다. 나만큼 그에게도 이런 타입이 잘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었으니 또 거기에 맞게 적응해가는 게 더 클테지만, 나는 우리가 멀리 떨어져서도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흡족하다. 간혹, 아쉬운 점들 때문에 시무룩해지긴 하지만(그런 게 없을 순 없다), 전체적으로는 꽤 잘 해내고 있다. 스스로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뭔가, 내가 되게 멋진 여자가 된 것 같았다. 참 사람이...뭐랄까......근사하다.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칭찬이다.



그래서말인데, 내가 근사한 여자이니만큼, 나에게 명품지갑 하나 쯤을 선물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어제 만난 여자사람친구1 이 남친으로부터 선물 받은 지갑을 보여줬는데, 와, 완전 마음에 드는 거다. 처음 딱 봤을 때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데, 손에 쥐는 순간 그 가죽의 부드러움!! 마치 한 4~5년간 손에 길들여진 것 같은 그 익숙한 부드러움이 완전 짱 좋은거다! 아, 이래서 명품은 다르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게다가 지퍼를 열고 안을 보니 수납도 잘 되어있고, 핸드폰을 넣어보니 쏙- 들어가서, 외출할 때 이거 하나만 들고가도 좋겠구나 싶은 거다. 사실 이 브랜드의 가방을 예전부터 하나 사고 싶긴 했지만, 무슨 몇십만원 대도 아니고 몇백만원 대라서 감히 엄두도 못내고, 그저 아, 이런 가방이 존재하는구나 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지갑 정도면...노려볼만 하지 않나? 할부로 긁는거야.... 

내가 본 어제 친구의 지갑은 이것. (색상은 다름)


http://www.mulberry.com/shop/accessories/purses/tree-zip-around-wallet-oak-natural-leather



내가 그래도 명색이 차장인데, 응? 이정도 지갑쯤은 가져도 되는 거 아니야? 응? 굳이 사겠다면 할부로 사야하는 게 함정..이정도의 가격을 일시불로 지불할 순 음슴.


아, 저 지갑 너무 갖고 싶다. 그런데 똑같은 걸 친구랑 함께 들고 다닐 순 없으니, 다른 색상으로..(응?), 아니면 살짝 다른 디자인으로...흐음. 아니면 비슷한 재질과 디자인의 다른 브랜드로.... 아, 진짜 저 지갑이 어제부터 계속 눈앞에 아른아른한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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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