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웨이브를 주고 싶은 마음과 머리 감을 때 귀찮아서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 겁나게 싸우던 중, 토요일에 충동적으로 '자르자'로 결정 내렸다. 미장원에 가 차례를 기다리고 단발로 잘라주세요, 라며 내가 내민 사진은 [우리도 사랑일까?]의 미쉘 윌리암스 였는데, 그 머리는 끝에 컬을 넣은것 같다고 해서, 컬 넣지 않고 그럼 잘라주세요, 라고 했다. 사실 파마를 한다던가 코팅이나 염색등의 것들을 더 하고 싶긴 했는데, 미장원에 앉아있기가 너무 싫은 거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 그래서 그냥 단순히 컷만 하고 나왔다. 머리 감을때도 한결 편해졌지만 일단 어깨도 덜 무거워진 것 같다. 일전에 누군가 한의원에서 어깨가 무겁다고 했더니, 머리카락 무게도 상당하다며 머리카락을 자르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자르니까 가볍긴 하다. 머리숱이 많은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깨 무거운 건 85프로가 가슴 때문이고 나머지가 머리카락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여튼 잘랐고, 주변 반응이 좋다. 이걸 어찌 관리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드라이로 머리가 빨리 말려지고 고데기로 슥슥 빗어주니 뚝딱- 간단하다. 딱히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긴머리 웨이브(빅토리아 시크릿!!)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언젠가는 기필코 도전해보리라 싶다. 사실 이번에도 도전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머리 긴 걸 참을 수 없게 된다. 하아-
암튼 아래 사진은 오늘 출근후의 촬영샷.
아 뭔가 피부 뽀얘보이고 좋아보이는 거, 어플 탓이다. 그냥 아이폰 카메라로 찍으면 진짜 병맛으로 나와서 어쩔수 없이 이 어플에 중독된채로 살고 있다. 굳이 눈을 가린 이유는, 이 어플이 눈동자에 자꾸 써클을 그려줘서 실제보다 예쁘게 나오게 하는거다. -_-
피부 뽀샵해주고 다크 없애주고 이러는 건 다 좋은데, 아니, 눈동자에 써클은 그리지마, 제발 ㅠㅠ
바로 밑에 사진은 토요일 컷하고난 직후이다. 원장님이 드라이를 해줘서 머리빨이 확실히 달라.. 원장님이 드라이로 만져주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말했다. 전 드라이 못하는데 이제 어떡해요? 라고. 그러자 원장님은 '그러게요 내일부터 어쩌나요' 라고 하셨다. ㅋㅋㅋㅋ 너무 힘들면 그냥 파마 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고데기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 B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이 머리를 예쁘다고 칭찬해줬는데, 나는 '남자 때문에 머리 자르는 여자' 캐릭터가 아닌데, 그런 캐릭터 짱 싫어하는데, 예쁘다고 칭찬 받으니까 나도 모르게 '더 짧게 자르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기더라. 아, 안돼안돼, 자아를 찾아. 굳건히 자아를 지켜. 내 자아, 나에게 있다. 남자 때문에 머리 자르는 여자가 되진 않을거야. 불끈!!
이 사진을 본 친구중 1인은 내게 '큰 타미 같다'고 했다. 나의 동생둘은 어처구니 없어 했는데, 오늘은 그럼에도불구하고 여동생이 아침에 채팅창으로 나를 이렇게 불렀다.
큰타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