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4. 10:15

오늘 아침. 일어나서 출근준비 하느라 분주한데, 같이 출근준비 중이던 남동생이 드라이를 하다 말고 갑자기 말했다. 집엔 우리 둘 뿐이었다.

"아 이제 알겠다."

난 얘가 뭔말하나 그래서 쳐다봤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B씨 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순간 멘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릿속에선 외쳤다.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말해. 그렇지만 아닌 게 아니라서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나의 천성적인 솔직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웃었더니 이렇게 더하더라.


"그래, 말이 안됐지, 무슨 지방친구들이 이렇게나 오래 평냉투어를 해, 개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지방에서 친구들이 휴가내고 올라와서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평냉투어 한다고 뻥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 같이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 뽀롱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이쉐키가 어떻게 나오려나 싶어 별 말을 안하고 있으려니, 이놈이 먼저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해, 적극적으로. 남자들은 적극적인 여자 좋아한다. 아, 해줄 말이 많은데. 해줄 말이 한 두 개가 아닌데, 피임은 잘해야된다, 마음씨 착한 커플들이니 착하게 놀아, 뭐하고 노냐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씨발 짜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게 짜증나 ㅋㅋㅋㅋㅋㅋㅋ 지가 무슨 오빠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그래가지고 내가 그랬다.

야, 내 나이가 몇인데 나한테 충고냐, 뭘 알려줘.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누나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경험이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야! 너는 왜 ............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오늘 집에서 먼저 나오면서 인사했다. 나 이제 지금 나가면 계속 안들어오니까 나중에 보자,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일모레 나이 마흔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암튼 그냥 삶이 아주 다이나믹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들이 뭔가 이십대 초반에 겪는 걸 나는 이십 년 늦게 겪는 이 기분은 뭐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남동생이 알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요놈은 여동생과 달라 남자 만난다는 말을 안해야지 싶었는데, 해도 될 뻔했어. ㅋㅋㅋㅋ 여동생은 원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 온 거, 내가 같이 있을 거란 거. 암튼 엄마한테는 다음주 월요일에 회사 워크샵이 있어서 못들어간다고 말해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 회사 십오년 다니면서 한 번도 워크샵 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하는 워크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내 말에 지인이 그랬다. 자기는 그냥 말없이 외박하고 다음 날 혼나는 걸 택했다고. 나는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누가 연락없이 안들어오면 막 신경쓰이고 걱정되고 그래서 얘기를 해주는 게 좋다. 그래야 걱정이 안되고. 그래서 나도 가족들에게 연락없이 외박하는 걸 선택하게 되지는 않는다. 항상 외박하기 전에는 외박하겠다, 하고 통보를 했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말도 안되는 워크샵이 튀어나와버렸네. 아아, 인생.



암튼 측근님, 저 병따개 받았습니다. 병따개 사진 인증할게요. 그리고 저 사고 싶은 책 해당도서중에 생겨서(스티븐 킹 신간 살거에욧!!!) 컵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훗. 그렇지만 너무 맥주컵 많나? 싶어서 받을까 말까 생각중요. ㅋㅋㅋㅋㅋ 컵이 너무 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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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