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4. 22:49

​생일선물로 무얼 사줄까 묻는 친구들에게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달라고 했다. 지금 딱히 갖고 싶은 다른 것들의 리스트는 없고, 나는 그저 반지를 새로 갖고 싶어서...친구들은 모바일로 상품권을 보내주었고(아직 생일도 아니지만 ㅋ), 나는 받자마자 어제, 백화점에 달려갔다. 끼고 있던 반지를 빼서는 빠진 알맹이 박아달라 말하며 A/S 접수를 하고, 반지를 하나 새로 살건데요, 하며 진열되어 있는 반지들을 몇 개 껴보았다.


지금 착용중이던 보라색 반지를 살 때도, 사실 실처럼 얇은 반지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갔었다. 친구 J 가 자신이 끼고 싶어 샀노라, 며 고가의 반지를 낀 손을 보여주었을 때 너무나 예뻤기 때문에. 나도 저렇게 얇은 반지를 사서 끼워야지, 참 예쁘구나, 했다. 다만, 나는 '다이아몬드는 아닐것'을 지키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가격은 저렴해질 수 있었는데, 막상 매장에 가서 눈에 띄는 얇고 가느다란 반지를 껴보니, 헐, 미운 게 아닌가! 반지는 예쁜데 반지를 낀 내 손이 미워!


같이 갔던 여동생이 그때, 이 보라색 반지를 껴봐라, 고 권했고, 얇은 걸 끼고 싶었던 나는, 이건 별론데, 하면서 껴보았다가, 오오, 여태 낀 것 중에 이게 제일 예쁘네, 하며 그 반지를 골랐던거다. 여동생도, 이게 예쁠 것 같아서 껴보라고 한거다, 라고 했었다.


그리고 어제. 

이번만큼은 얇은 걸 도전하리라, 나도 얇고 가느다란 실반지를 내 손가락에 끼울거야, 라고 생각했다. 크고 화려한 거 해보았으니, 이번엔 소박하고 심플한 걸로 도전해봐야지, 하고. 그렇지만 그렇게 진열되어 있는 얇고 심플한 반지들을 손가락에 넣어보니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또다시 찾아오는 절망 ㅠㅠㅠㅠㅠㅠㅠㅠ 어째서 반지도 잘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가 있는 걸까? 얇은 반지를 낀 내 손가락은, 사람 손이 아니라 진짜 돼지 발같이 보였다. 족발에 반지 끼운 것 같은 착용컷이 나와 ㅠㅠ 그런데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화려한 걸 껴봤더니 아, 이게 확 어울리는 게 아닌가. 매장 직원분도 이 반지가 손에 맞네요, 한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내가 봐도 그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이 반지를 살거다, 뭘 끼워봐도 이 반지가 제일 잘 어울린다, 라고 말해서 결정하고서도, 미련을 못버리고, 몇 개 만 더 끼워볼게요, 하고 다른 얇은 반지들도 껴봤다가 이내 다 뺐다. 다시 족발이 ... ㅠㅠ


그래서, 결국!! 또다시!! 화려한 반지를 사고야 말았다. 이건 내 손에 좀 사이즈가 큰데, 내 손에 맞는 사이즈는 지금 오스트리아에 딱 하나 재고 있다며, 이걸 오더 넣을까요? 한다. 그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시간이 걸릴텐데, 나는 지금 당장 끼고 싶어!! 하아- 손에 맞는 걸 끼는 건 중요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끼고 싶은데..하자, 매장 직원분이 좀 큰 반지를 약간 줄여주셨다. 그냥 손으로 밀어서 가능했고, 이게 맞닿아 있는 원이 아니라 또 가능했다. 그래서 사고 싶었던 어제 바로 샀고, 바로 착용! 

또다시 화려한 걸 하게 됐다는 것 말고는 마음에 든다. 예뻐 >.<

친구들이 보내준 상품권으로는 금액이 모자라서 내 돈 65,000원을 보태야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암튼 무척 마음에 든다. 내 손가락 마디 중에서 아랫마디가 되게 짧아서 이정도의 착용컷 밖에 안나오는데, 조금만 더 길었어도 예뻤을텐데 ㅠㅠ 조금만 더 길었다면, 하긴, 얇은 반지도 소화할 수 있었겠지....


암튼 그래서 아래 사진이 내가 어제 산 반지다. 내 반지는 내가 산다!!




손가락아, 조금만 더 길어주지 그랬어.. Orz



그런데 어제 쇼핑하고나서 너무 웃겼던 게, 나는 진짜 쇼핑하는 데 시간 들이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다른 매장 가서 다른 반지 뭐 있나 둘러보고 이런 거 절대 안하고, 그냥 간 매장에서 보고 바로 결제. 다른 매장 돌아보질 않음..아...... 진짜 쇼핑 편하게 하는 시스템의 여자사람인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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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