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4. 09:34


어제 여동생이 뭔가 하다가 우연히 자기 중학교 생활기록부를 보고는 찍어 보내준 사진이다. 여동생은 나랑 중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내가 3학년일 때 여동생은 1학년. 당시에 같은 날짜에 시험보고 같은 날짜에 성적표를 받아 집으로 돌아가 나란히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는데, 언제나 비교되는 성적표였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가 거기에서 상처를 받았다거나 비교 당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보다 비교는 중3때 우리 담임이 했지. 


니 동생 이번에 1학년 들어왔는데 1등했더라? 라고. 


나는 동생이 1등한다는 게 좋았다. 나는 왜 그렇게 못할까 하고 스스로를 못난이로 여기는 마음같은 것 대신, 나는 자랑스러움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년 평균 석차로 전교 3등까지는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되었는데, 내 여동생은 2학년때 학년 평균 석차가 전교2등이라 3학년때 등록금을 내지 않고 다녔다. 1등도 하고 3등도 하고 그랬었는데 평균을 내니 2등이었던 것. 졸업은 무려 전교 1등으로 했다. 학교 이사장상 받고 졸업 ㅋㅋㅋㅋㅋ 나랑은 아주 먼, 멀고도 먼, 머어어어언 얘기.


한 번은 내가 '나는 너가 공부 잘하고 전교에서 노는거 좋아. 자랑스러워' 라고 말했는데, 그러자 여동생은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나도 언니를 자랑스러워 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하다 동생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학창시절 나는 너에게 한 번도 자랑스러운 적이 없구나. 


그렇지만 지금은 여동생이 나를 아주 많이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히히히히히.


어제 이 성적표를 보고 남동생은 여동생에게 말했다.

피도 눈물도 없군. 매력없어. 라고.

그 뒤에 이렇게 덧붙였다.

내꺼랑 똑같군. ㅋㅋㅋㅋㅋ


병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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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