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향신문에서 노정태의 칼럼을 읽었다. 신해철에 대한 걸 다루고 있었는데, 그걸 읽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신해철을 무척 좋아했지만 이렇게 쓸 수는 없다, 라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역시 경향신문에서 나를 칼럼필진으로 뽑지 않고 내친건 현명한 선택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한두번 신문에 실릴만한 글을 쓸 수는 있었겠지만 나는 이렇게 번번이 그렇게 쓸 수는 없는 사람이다. 솔직히 한두번도 의심스럽고. 못썼을 거야, 아마. 여튼 경향신문의 칼럼 필진이 되지 않은건, 결과적으로 경향신문으로서도 잘된일이고 내게도 잘된 일이다.
그러다 2015 신춘문예에 관한 글을 봤다. 오호라- 근데 한 달밖에 안남았네? 시 다섯편과 단편 소설, 문학 평론에 응모할 수 있는데 문학평론은 감히 내가 넘볼 수가 없고. 정식이에게 니가 평론 써라, 내가 소설이나 시를 쓸게, 라고 했다. 정식이는 평론 쓰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했고 그건 소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거라며, 내게 시를 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동안 신춘문예 당선된 시를 보면 사회비판 하는 시던데...나는 그런 시 못 쓰잖아. 사내새끼들이나 비판하지...'
그러자 정식이는 웃으며, 그럼 그렇게 나가보라고 했다. 페미니스트가 되어서. 그리고 시가 다섯편이니 세 편쯤은 감성적 시를 쓰고 두 편쯤은 이성적인 시를 쓰라고. 그래서 내가 또 말했다.
'나는 이성이 없는데?'
그러자 정식이는 끌어 모으라고 했고, 나는 참새똥만큼 있는 이성을 끌어모아 어디다 쓰냐며 이성을 빌려달라 했다. 그러자 정식이는 자신도 요즘 이성이 부족하다며 저리로 대출해주는 데서 빌리고 싶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나는 빌리면 갚을 수가 없어서 못빌려..'
시를..써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