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여러번 하다보니 요령이라는 것도 생기고 또 각 여행지에 대해 순위도 매길 수 있게 되었다. 순위 매기는 게 무슨 부질없는 짓이냐 싶지만, 다니다보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과 '장기체류하며 살아보고 싶은 곳' 그리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같은 게 생겨버리는 거다. 어제 저 트윗을 보고 홍콩 여행이 생각났다. 나는 홍콩을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그 여행에서도 또 돌아오고나서도 생각했었다. 여행은 각자의 시선, 각자의 경험, 각자의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것일텐데, 내게 홍콩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함 그 자체였다.
싱가포르에 갔을 때도 물론 빈부의 격차는 느껴졌다. 호텔방에 돌아와 티비를 틀었을 때, 명품을 어찌나 선전해대던지. 그러나 내가 나가 걸어본 싱가폴은 티비속에서 보여지는 곳과 너무 차이가 나는 거다. 친구와 호텔방에서 '빈부차가 느껴지네'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홍콩에서는 그게 아주 심하게 느껴졌었다. 이 동네와 저 동네의 차이가 너무 극심해서 걷는 게, 지하철을 타는 게, 택시를 타는 게 순간순간 불편했다. 딱히 그것들이 내게 어떠한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제공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쪽에서 보여지는 풍경과 저쪽에서 보여지는 풍경이 너무 확연히 달랐달까. 사람들의 옷차림도, 건물도, 너무 극심하게 차이가 나서, 이게 단순히 며칠 여행하는 나에게 너무 불편함을 주는 거다. 그 곳에서는 내가 여행객이라는 것도, 호텔에 들어간다는 것조차도 불편했다. 왜 이런 느낌이 들어야 하는지... 내가 불편하다, 라고 말을 했을 때 친구들이 '어디나 그렇잖아' 라고 말을 했는데, 맞다, 어디나 그런데, 이상하게 저기는 너무 그게 실감이 됐다. 게다가 우리가 여행중이던 때에 호텔 앞 광장에서는 시위도 있었다. 너무 불편했고 답답했다. 마음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그런 참에 저 사진을 보니 내가 홍콩에 도착한 첫 날이 생각나면서 또 가슴이 답답해졌다. 정말 짧게 머물렀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나는 홍콩을 '각자의 나라'라고 판단하게 된 것 같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그게 너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 마카오도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거긴 홍콩처럼 그렇게 답답하진 않았는데, 관광지 갔다가 기절할 뻔 해서... 그 뒤로 내가 '관광지 절대 안가!'라는 결심같은 걸 하게 되었는데, 그 작은 곳에서 그 관광지에 어찌나 관광객이 몰리던지. 너무나 당연하지만, 아아, 나는 여기 있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프란세진야 먹으러 간 건데, 확실히 느낀건, 뭐든 '닮은 거' , '비슷한 거' 로는 내 씅이 안찬다는 거다. 포르투갈이 너무 멀어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가까운 마카오에 가서 먹었던건데, 그래봤자 진짜를 먹고 싶어 결국 포르투갈을 갔잖아... 나는 내가 하는 모든 경험들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경험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다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카오에 갔던 건, '역시 그냥 진짜로 가자'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달까. 게다가 마카오가 습기가 겁나 많다는 걸 알게 되었지. 또한, 관광지는 앞으로 가지말자...하는 것과. 어휴...
이렇게 홍콩과 마카오는 내가 좋았다고 말할 수 없는 여행의 경험이었는데, 그렇다면 반드시 좋은 경험도 있게 마련.
- 뉴욕에 처음 가봤을 때가 2005년 이었다. 나는 열다섯 살 때부터 뉴욕에 가보고 싶었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내가 뉴욕에 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갔다왔을 때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가고 싶다고 하더니 정말 갔네' 라고 말을 했었다. 내가 그곳에 다녀온 걸 내 친구들이 기뻐했다. '너 중학생때부터 가고 싶어했잖아!' 하면서. 그건 나의 첫 여행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서툴렀으며 또 쫄아있었다. 그렇지만 그 뉴욕의 풍경은 정말 오래 남아, 함께한 친구와 '우리 십 년 뒤에 꼭 다시 가보자' 이런 얘기를 종종 했었고, 그래서 십 년 후에 정말로 다시 갔다. 멋져... 다시 간 뉴욕은 더 좋았는데, 몸은 비록 부서질 것 같은 고생을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의도한 바가 아닌데 진짜 겁나게 걸어가지고 코피 날 뻔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았고, 나는 언젠가 외국에 장기체류할 예정인데 그곳은 늘 뉴욕이 되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 포르투갈이 그 자리를 빼앗고 있다. 새로 외국어 공부하기도 싫은데, 지금 영어공부도 안하고 있는데, 아니, 포르투갈이라니. 포르투갈에서는 내가 특별히 한 것도 없고 특별한 경험도, 특별한 사람도 없다. 뭔가 특별했던 게 진짜 없었는데, 거기서 걷는 내내 '나 여기서 살까' 이런 말을 했었고, 돌아오고 나서도 '다시 가고 싶다, 가서 장기체류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거기에서 내가 진짜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한 게 1도 없는데, 왜이렇게 아련하고 다시 가고 싶은지 모르겠다. 구체적이라면 구체적이고 또 막연하다면 막연한데, 나는 언젠가는 당연히 회사를 관두고 싶고, 그 때도 그냥 놀고 먹기 보다는 어떻게든 돈을 벌고 싶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저축은 못하더라도, 먹고 싶은 거 먹고 마시고 싶은 거 마실 수 있을만큼 돈을 벌고 싶다. 그게 글을 써서 가능하다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면서, 그렇게 된다면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 그게 늘 뉴욕이었다가, 포르투갈로 바뀌었다. 물론 잠깐 연애를 하는 중에 호주가 된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나는 포르투갈에 가고 싶다. 거기 왜그렇게 좋지? 대체 뭐가 그렇게 좋았던거지? 뭐가 좋았다고 딱 꼬집어 말을 할 수가 없는데, 뭔가 좋아... 하아- 살아보고 싶어... 언어도 배우고. 나는 너무 거기 가서 살아보고 싶다. 미국도 그렇고... 미국에 가면 내 친구 j 가 나를 반가워해줄텐데! 지금은 그런 꿈을 갖고 있다. 글 쓰는 일로 돈을 조금이나마 벌 수 있게 된다면 회사를 관두고 포르투갈로 가자!
- 아아 그리고 베트남. 나는 홍콩과 마카오의 경험이 영 아니었으므로 동남아에 대해서 기대 자체를 안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동남아 흥미 없고 관심도 1도 없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트남에 졸 꽂혔다 ㅋㅋㅋㅋㅋㅋㅋㅋ여긴 살아보고 싶은 건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마다 가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마다 가서 맛있는 국수 한 사흘간 미친듯이 먹고 오고 싶다. 내가 한국에서도 국수,우동,라면 이런 거 잘 안먹는데 ㅋㅋㅋㅋ베트남 가서는 진짜 끼니때마다 먹었지.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지만, 베트남 진짜 해마다 가고 싶음. 작년에 혼자 하노이에서 실컷 국수 먹다가 돌아오는 리무진 안에서 급똥의 욕구를 느꼈던 기억이 공포스럽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젠 지하철 타면 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작년에 하노이 갔었으니 올해는 호치민을 예약해두었다. 힛. 관광하러 가는 게 아니라 국수 먹으러 가는 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엔 호치민 국수닷! 하고 5월에 호치민을 예약해두었는데, 친구가 '너 갔던 데 또 가는 데 괜찮겠어?' 라고 물어보는데, '나 해마다 갈거야' 하고 좋다고 하고 예약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에게는 '내년 연휴에 하노이 가자' 해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는 베트남에 해마다 가면서 언젠가는 포르투갈에 정착하고 싶다.....
포르투갈은 진짜 뭐지??? 내년 여름에 포르투갈 다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