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5. 17:55



남동생 생일이 8일이라, 이번 주말에는 여동생 식구들과 미리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생일 파티를 한건데, 이 말에 여동생의 지인들은 '니네 형제들은 진짜 파티를 많이한다'며 부러워했다 한다. 실상 우리는, 아니 특히 남동생은, 파티란 말을 즐겨 쓴다. 이를테면 타미가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을 때는 퇴원 파티를 하자고 하고, 감기가 나으면, 감기 다 나았으니 파티 해야지, 하고 뭔가 약간이라도 좋은 일이 있다치면 그럼 파티해야겠네, 하는거다. 그런 명목을 붙이지 않아도 허구헌날 같이 모여 술마시는데 말이다. 하하핫.

이번에는 우리가 안산에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온단 소식에 제부는 목요일에 헬쓰장에 갔다가 곧바로 장을 보고 들어왔단다. 새우와 술을 사가지고 들어온 것. 여동생은 왜 장을 (벌써) 봐왔냐 물었고, 토요일에 처형네 온다며, 했단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우며 술을 꺼내 정리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그렇지만 토요일에 제부랑 나랑 남동생이랑 가서 장을 또 봤다. 혹여 소주가 모자랄까봐 두 병 더 사고 회를 먹기 위해 깻잎을 더 사자는게 목적이었는데, 데낄라 마셔보니 맛있더라, 하며 남동생이 데낄라를 장바구니에 슝- 넣었고, 시음중인 무스까또 와인을 여동생이 좋아하겠다며 제부가 한 병 넣고, 또 새로 나온 무슨 옥수수 술인가 여튼 달달한 거를 시음해보고 엄마랑 여동생 주자, 며 넣고...완전 술을 미친듯이 산거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회와 함께 사가지고 나오다가, 무슨 미친, 꼬깔콘 허니머스터드인가 꼬깔콘 허니버터인가 뭐 그런게 새로 나왔다고 해서 먹어보고 또 한 봉지 사왔다. 나는 이거 먹은게 기억이 안나는데(필름 끊긴듯), 사진 보니 내가 타미랑 이걸 손가락에 끼고 놀았더라. 사진을 보니 타미가 끼워달라고 한 것도 생각나고 ㅎㅎㅎㅎㅎ 트윗에도 올린 거 보고 깜짝 놀랐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암튼 이 사진의 요점은, 저 손도 내 손이며 나 데낄라 먹고 내 손등에 있는 소금 핥았...암튼, 측근님, 건배!!!!!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늦게 끝났다. 그래봤자 칠 시이긴 했지만. 늦게 끝나니 배도 고프고 뭔가 맥주도 마시고 싶은데, 그렇다고 거한 술자리를 갖기는 싫은 거다. 그래서 늦게 막내랑 편의점에 가 사발면과 캔맥주를 사가지고 사무실에 와서 먹고 마셨다. 그러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막내랑 수다 떨면 엄청 재미있다. 막내도 그래서 나랑 술 마시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우린 정말 이야기가 끝도 없이 나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남자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 찌질한 남자 이야기 꺼내며 깔깔대고 웃고 욕한다. 이거 되게 재밌다. 그러다가 가끔은 현재 연애에 대해 빡치는 부분들을 얘기하기도 한다. 암튼 이런 것들에 대해 막내랑 얘기하다가, 막내가 구남친에 대해 끔찍한 얘길 해줬다(이건 술자리에서 한 얘긴 아니고 다른때 들은 거긴 하다). 사귄지 1년 되는 날 예쁘게 차려 입고 만났는데 남친이 허름한 순대국집으로 들어갔다는 것, 순대국집이 카드를 안받아 현금 없는 남친이 여자에게 계산하라고 했다는 것 등은, 사실 자신이 기대한 바와 달라 그렇지 딱히 빡치는 지점은 아니다. 다만 우리 막내가 그 때는 '일 년 되는 날' 이어서 평소보다 예쁘게 차려입고 기대를 했기에 실망하고 좀 화가 날랑말랑 했던 거였지. 문제는 이 다음이었는데, 계산을 마친 막내 앞에 남친은 입을 벌리며 물었다는 거다. 


나 이빨에 들깨가루 끼었는지 봐줘.


하아- 순대국을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순대국을 먹고 나면 진짜 입 안에 더럽게 많이 낀다. 그래서 나는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순대국 집이라면 다 먹고 잠깐 화장실에 들러 입을 부수고 나올 때가 많다. 이 세상 그 어떤 음식보다도 입 안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게 들깨가루 넣은 순대국인데, 아무리 여자친구가 편해도 이빨에 뭐 꼈는지 봐달라며 입을 벌리는 건 하아- 너무 아닌 것 같은 거다. 이 얘기를 여자사람친구 M 에게 하니 M 은 뭐 그런 남자가 있냐며, 자신은 8년간 연애했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나도 이게 너무 싫은 거다. 그래서 끼었으면? 그 다음은? 크- 이게 관점의 차이인가 싶어 여동생 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 얘기를 했는데, 제부는 그러는 거다. 그 둘 사이가 깊다면 뭐 그쯤은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거다. 그래서 내가 꺅 싫다고 했는데, 여동생도 같이 싫다고 하는 거다. 제부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자기는 아직까지 그래본 적은 없지만. 이걸 입장을 바꿔서 여자가 남자한테 그랬다고 하면, 여자가 내 이빨에 들깨가루 꼈는지 봐달라고 하며 입을 벌리면 남자들은 백이면 백 다 싫다고 할텐데, 여자들이 보이는 반응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자가 그러는 게 보기 싫다면, 남자가 그러는 것도 보기 싫은 거다. 내가 요즘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고 있다. 하하하하. 근데 이거 제목이 왜 빨래하는 페미니즘이냐. 원제랑 너무 어긋났다. 이거에 대해서는 알라딘에 페이퍼를 쓸 예정이다. 음..이야기가 산으로 왔군.



아, 근데 내가 원래 진지버젼으로 뭔가를 쓸라고 일기장을 열었는데 그게 기억이 안난다. 일단 측근님을 향해 건배하고 시작하자, 가 됐던 건데 건배하고 나니 원래 쓰려고 했던 게 생각이 안나....하아- 



술을 마시다가 타미랑 셀카를 찍었다. 나도 타미도 딱히 예쁘게 나오질 않았지만, 사진 속 타미의 표정이 너무 좋은 거다. 무척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어 인화하고 싶어졌다. 내 품 안에 있는데 되게 편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저 표정 때문에 이 사진이 너무 사랑스럽다. 나는 타미를 진짜 사랑할 수밖에 없어. 하아-

이번에 갔더니 둘째 애교가 폭발해서 마음이 사르르 해지긴 했지만... 하아-






아. 등록해놓고 나니 생각났다.


이번 생리에 생리전증후군이 거의 없었다. 나는 생리전증후군이 생리통보다 훨씬 심한 편인데, 우울증이 엄청 팍- 오고, 허리부터 다리까지 뭔가 억센 손으로 주물러 줬으면 좋겠는 느낌이 들고, 다크가 대박 내려오고, 졸음이 쏟아지고 폭풍 식욕이 절제하지 못할 정도로 찾아오고 그렇다. 졸음이 쏟아지는 거야 임신하면 졸린것처럼 호르몬의 영향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우울증이 너무 크게 와서 두어번쯤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도 있었다. 이 우울함이 내가 죽어 사라져야만 끝날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러다가 내가 생리전에 이렇다는 걸 알고 그 후에는 '곧 괜찮아진다'고 스스로에게 자꾸 주입시키곤 했다. 다 괜찮아져, 며칠만 참으면 돼, 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잠이 쏟아지는 거 말고 별 게 없었던 거다. 특히 우울증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생리전증후군에 가장 안좋은게 커피랑 술이라는데, 나는 이 두 개를 끊을 생각이 없으므로, 이제 이것이 곧 사라질 우울함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 내가 나를 컨트럴 하며 커피랑 술을 포기하지 말고 생리전증후군을 안고 가자, 했던 것. 그런데 이번에 딱히 우울하고 그런 게 없었던 거다. 물론 중간에 지치고 지겨운 느낌이 살짝 들긴 했었지만, 그건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졌고. 여튼 그래서 생리전증후군에 타이레놀을 먹지도 않았다. 실상 생리전인지도 모를 정도였다니깐! 생리 어플을 보다가 사흘후 생리 시작예정이라고 쓰여져 있어서 어? 벌써? 나 이번에 별 거 없었는데????????? 꺅!!!!!!!!!했던 것.


왤까. 뭘까. 왜 없을까. 내가 평소보다 술을 덜 마셨나? 이건 좀 그럴 수도 있겠다. 내가 평소보다 커피를 덜 마셨나? 그건 아니다. 예전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때문일까? 이건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큰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조금씩 작용한 게 아닐까 싶은데, 내가 이 말을 신나서 친구들에게 했고, 그러자 R 이 이유를 찾았다며 내게 말했다.


사랑 호르몬이 낫게 한거야.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 호르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사랑을 하잖아. 그 사랑 호르몬이 진짜 대단한 거라니까.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가??????????????????????????? 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 호르몬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오글오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말을 내게 하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번달엔 생리전증후군도 없었고 생리통도 별로 없다. 잠이 자꾸 쏟아져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게 문제긴 하지만. 뭐 이쯤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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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