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0. 09:48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27


오늘 트윗에서 본 시사인 기사인데, 초등학교 1학년 교사가 숙제를 해오지 않은 아이를 '1일왕따'로 지정하는 벌을 주었다고 한다. 하아- 난 진짜 이거 읽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 ㅠㅠ


어릴 적의 나는 그리고 어른이 되고나서도, 나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었다. 교사가 하나의 직업이라는 사실을 무시한채, 어떤 '완벽한'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한 것. 교육자는 다른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 거다. 그러다가 교사를 언니로 두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교사인 동생과 제부를 보고, 교사인 친구와 대화를 하고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교사도 결국 직업의 하나일 뿐, 결코 내가 생각하는대로 '제법 어른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직업은 다른 직업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갖고 있었다. 위에 링크한 기사처럼, 교사라는 권력을 휘둘러서 아이들에게 미친 벌을 줄 수도 있었다. 아니, 어떻게 아이들을 왕따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기사를 읽는 내내 너무 아팠다. 학교 가는게 두려워서 우는 아이라니. 왕따 되면 어떡하냐고 울게 만들다니. 왕따를 '가르치는'게 교사가 할 일인가. 왕따를 벌로 주는 교사라면, 학부모들이 요청한대로 아이들과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어서도 안되는 벌이라니.


아르헨티나 영화였던, 그 제목이 뭐였지, 제기랄, 허구헌날 제목이 기억이 안나...여튼 그 영화보면 범죄 피해자가 범죄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집에 가둬두고는 꼬박꼬박 밥을 주되, 한마디 말도 걸지 않고 한마디 말도 들어주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피해자는 오랜동안 갇혀 있으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그가 잔인하게 피해자의 아내를 살해했다는 걸 알면서도, 그 벌이 굉장히 무섭다고 생각했더랬다. (제목이 무슨 눈...이었던 것 같은데...) 어른에게도 그 무서운 벌을, 아이에게 내려 공포에 질리게 하다니. 



나는 정말이지, 아이들한테 생각없이 저지르는 모든 행위들이 싫다. 내게 아이들의 울음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다. 몸이 아파서 우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해도 내가 다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은데, 그 작은 머릿속에서 공포와 두려움이 뒤죽박죽 섞여 있을걸 생각하니, 미쳐버릴 것 같은거다. 아이들을 때리고, 윽박지르고, 성폭행하고, 왕따를 시키는 어른들은, 그냥 다른 세계로 격리시켰으면 좋겠다. 아, 정말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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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