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3. 10:44

- 토요일엔 노가리모임이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불쾌한 경험이 없었고 어떤 불편한 경험도 없었던 만남이 노가리모임이 아닌가 싶다. 뭐, 그러니까 계속 만나는 거겠지만 말이다. 여튼 만나기전부터 좋은게 노가리 모임이고 만나서도 좋은게 노가리 모임이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하지도 않고 서로 다른 것들에 대해 아 그러냐 며 고개를 끄덕이는 게 몹시 좋다. 무엇보다 좋은 건, 충분히 생각을 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고민을 한다는 것.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 고민을 한다는 건, 무조건적인 확신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하고, 대화를 하다보면 그들이 그렇게 고민하고 판단을 하는 것 같아서 그 점이 몹시 좋다. 그래서 만남이 유쾌한 것 같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나눌 수 있는 대화의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보다 확실히 더 많은 것들을 얘기한다. 남자 얘기 하는 것도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무도 메뉴에 대한 불만을 품지 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짱좋음. 다같이 평냉을 먹고 황태와 쥐포를 시키고 계란말이를 먹고 돈까스를 겁나 맛있다며 먹는 게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같이 술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싼 맛 나는 돈까스를 흡입하는 게 너무 즐거워. 어제 B와 대화하다가도 말했다. '이 모임은 한 번도 나빴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좋았어' 라고. 활기가 넘치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임이다. 사람들이 참..좋아. 그리고 누가 뭔가 고민하면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다같이 스맛폰 들고 검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때가 제일 좋았음.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늘 뜬금없이 중2병에 대한 대화를 B 와 하게 됐는데, 학창시절 컨셉을 '도도한 천재'로 잡아서 전교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부를 했다는 누군가의 얘기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는 나 역시 '도도한 천재' 컨셉을 잡았음을 얘기했다. 시험 성적은 나쁘지만 머리는 좋은 천재, 머리는 좋지만 공부를 안해 성적은 나쁘고 공부에 무관심한 아이. 이런 컨셉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이게 컨셉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간이 지나니까 나는 그냥 머리 나쁘고 공부 못하는 아이었다. 컨셉이 아니라 컨셉인줄 알았던거였음. 그냥 공부도 하기 싫고 머리도 안좋은 그냥 .. 애. 노멀 스튜던트. 암튼 이게 생각나서 웃겼다. 



- 토요일 노가리 모임에 나가기전에 미용실에 들렀다. 머리가 많이 자랐어요, 짧게 해주세요, 그렇지만 몽실이가 되어서는 안돼요, 라고 원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웃으며 알겠다고 해주셨다. 앞머리는 좀 더 많이 내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라고 하자 문제없다며 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해주셨는데, 와, 진짜 돈이 안아까워. 머리 잘라놓고 너무 마음에 든다고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내가 혹여라도 다른 데 이사가게 된대도 미용실은 여길 와야겠다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원장님의 성격이라든가 대화상대로는 딱히 좋진 않은데 머리는 진짜 내가 말하는 걸 그냥 찰떡같이 알아듣고 해줌 ㅋㅋㅋㅋㅋ




사진은 토요일, 미용실 원장님의 드라이빨. 오늘 나의 드라이빨과 비교사진 올리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습한 관계로다가 헤어스타일이 병맛...비교할 수 음슴.



- 어제는 남동생과 함께 집청소를 했는데(주말마다 우리 둘이 함께 한다), 와, 날이 습해서 그런지 땀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진다. 그렇다면 이 땀을 이대로 버리기보단 이 참에 운동까지 고고!! 하고 남동생과 함께 운동을 했다. 뭐 함께라고 해봤자 걔도 운동하고 나도 운동한거지 둘이 마주보고 으랏차차 한 건 아니고..여튼 하면서 틈틈이 야 나 자세 봐줘, 같은 거 하고. 데드 리프트 강습받다가 '야, 나 이건 나중에 할게 못하겠다 포기포기'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랬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근육통이 또 장난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근육통은 왜 쾌락을 동반하는가! 나쁘지 않아...




- 청소를 하고 운동을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샤워를 하고 백화점엘 갔다. 음, 화장을 하기 싫어서 그냥 민낯으로 갔다. 알게뭐야, 누가 본다고. 하는 마음이 되어 배째라 그냥 갔다. ㅎㅎㅎ 여튼 그래서 갔는데, 간김에 예전부터 마음 먹었던 신민아 목걸이 착용을 한 번 그냥 해봤다. 목걸이가 목에 걸리는 순간 예쁘긴 했는데, 직원들이 들고 있는 거울에서 그 목걸이가 걸린 목보다 민낯이 더 확 눈에 띄더라. 아... 제기랄. 화장을 하고 올걸. 턱에 난 작은 뾰루지가 너무 신경을 건드려...역시 신민아는 신민아고 나는 나인건가...... 제기랄.


그리고 C 매장에 들러 향수를 사는데, 고객님 앉아서 잠시 기다리세요, 라며 의자를 권해서 뭐 늘 그랬듯이 앉았는데, 아니 세상에 직원이 내가 사는 향수 라인의 바디 로션을 들고 오는 게 아닌가. 혹시 이건 사용해 보셨어요? 라면서. 아뇨, 라고 했더니 한 번 발라드릴까요? 란다. 아는 향이지만 네, 하고 한 쪽 팔을 내밀었더니 직원분이 내 팔에 발라준다. 다 바르고나서 내 팔을 들고 향을 맡는데. 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세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그런 나를 보고 직원분이 신세계죠? 라면서 웃는 거다. 그래서 내가 나도 모르게 그만, '네, 남자 만나러 가고싶어요' 라고 했고, 직원분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얼마죠? 물으니 200ML 에 78,000원 이란다. 나는 이미 나가버린 정신을 다시 불러 모아 수습하고, 그냥 향수만 주세요, 했다. 그러자 계산하면서 샘플로 아이크림을 주는데, 저는 주름보다 다크가 짜증나는데 다크에 좋은가요? 물었더니 다크에 좋단다. 얼마인가요? 했더니, 14만원?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냥 향수만 주세요, 했는데 이거보다 더 성능 좋은 아이크림도 있다며, 그건 22만원이란다. 아, 내 정신....그냥 향수만 주세요, 라고 또 말하고 그냥 향수만 사가지고 나오면서 머릿속에서 아이크림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들었................하아- 


책을 팔아 아이크림을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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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