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내기 5일째.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꼭 먹어야 하는 나로서는 이걸 줄이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타당한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할까, 고민해 보았다. 닭가슴살은 이제 지겨웠다. 바나나를 먹는 것도 이제는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아! 그러다가 얼마전에 제부가 사과 두 박스를 사다주고 간 게 생각났다. 사과, 사과를 이용하자! 아침, 저녁으로 사과만 먹을까? 하다가 원푸드-그것도 과일-다이어트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에 생각이 미쳤다. 포만감, 포만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걸 새겨야 한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실패가 없다. 그래서 결국 생각한 게 다시 바나나였다. 바나나를 그냥 먹는 건 이제 못하겠고, 집에 사과는 많으니 굳이 내가 돈 들일 필요도 없다. 이걸 갈아서 마시자! 바나나랑 사과를 갈아 마시는 거다. 아, 너무 좋은 생각이다. 포만감은 포만감대로 줄 것이고, 맛있을 것이며, 건강에도 좋을 것이고, 탄수화물 대신이니 이 얼마나 효율적인가. 그래, 이대로 해보자! 하고 오늘 처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과를 껍질 째 하나 넣고 커다란 바나나를 두 개 넣어 믹서기에 넣고 갈아보았다. 처음엔 잘 갈리지 않더라. 물을 조금 넣었다. 그렇게 갈다가 다시 멈춰 내용물은 좀 흔든 뒤에 갈기에 완성했다. 좋았어! 성공이다!
분명히 한 컵으로는 충족되지 않을 터라 넉넉하게 컵에 따른 뒤에 알라딘에서 기프트로 받은 유리보틀에도 넣었다. 이건 지하철안과 사무실에서 배고플 때 먹기 위한 것이었다. 분주하게 사과를 자르고 있는 걸 본 남동생이 전날 미리 해놓으면 어때? 라고 묻길래, 사과는 갈변하잖아, 라고 유식하게 대꾸해주었다. 어쨌든 기대감을 가지고 따라 마시는데, 앗!
너무 달다...지나치게 달아... 달아서 맛이 없어...그리고 머그컵에 한 가득 마시고 나왔지만 계속 배고프다. 너무 배고파..지하철안에서 계속 생각했다.
난 안돼, 난 이렇게는 안돼, 이걸로는 안돼...이걸 저녁에도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는 안되겠어.
결국 식탁 위에 있길래 집어온 곡물튀김강냉이라고 해야하나, 이걸 사무실에서 잔뜩 흡입하고는, 가져온 유리병의 사과 쥬스를 다시 마시는데..아, 이젠 맛이 없게 느껴진다. 이 단맛은 맛이 없다.
실패다.
내일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맛도 없고 배도 고프고...
-내가 좋아하는 마크 와트니의 항해일지대로 써봤다. 마크 와트니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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