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 일인데,
남자1과 여자1이 사귀었고 나는 여자1과 친구였으므로 남자1과 남자1의 친구들인 남자2,3 도 가끔 만나서 술을 마시는 사이가 되었었다. 그러다 남자1과 여자1이 헤어졌고, 헤어진뒤에 남자1이 전화해서 신음소리를 하는등 여자1을 괴롭게 하는 걸 봐왔다. 심지어 남자1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자꾸 여자1에게 연락해서 술을 마시자고 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에 대해 남자 2 에게 얘기하니 '그놈 인간도 아니네 나쁜놈' 이러면서 우리만큼 분노했더랬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남자2는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내게도 연락해 회사 앞까지 굳이 와서 밥을 먹자고 하길래 나갔더니 보험 영업을 하려했고, 나는 얘기를 다른 데로 돌리면서 영업을 듣기 싫어했었다. 그런 그가 남자1의 얘기를 했다. 절친하던 남자3은 자신이 보험한다고 하니 연락이 잘 안되는데 남자1은 회사동료 네 명을 보험가입 해줬다고. 그러면서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이제 알겠더라' 했던 거다.
진정한 친구.....
전여친에게 결혼후에도 전화해 행패를 부리던 나쁜 놈은 진정한 친구가 되어있었다. 역시 인간이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가...
아까 ㅍㄻㄷ 일기 써놓고나니 오래전 이 일이 생각났다. 먹고사는 일은 이렇듯 큰 축을 차지하는구먼...
- 트윗에서 보는 세상과 온라인 바깥의 세상의 온도차에 대해 오늘 실감했다. 더불어 내가 오만하다는 깨달음도. 나는 어떻게든 내가 보는 걸, 내가 느끼는 걸 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동생들에게는 내 말이 그저 잔소리일 수 있겠더라. 둘다 온라인활동을 일절 하지 않으니 내가 왜이러는지 좀 갸웃해했달까. 남동생은 나에게 '사람들은 누나 생각보다 영리해' 라고 하더라. 갑자기 부끄러웠다.
내가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내 가족이니까,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건데, 그 생각 자체가 오만한거였다. 왜 그래야 하는가. 설사 부족한면이 있더라도 그건 스스로 깨우치고 고쳐가야 하는 게 아닌가. 이미 자신의 자리에서 충분히 좋을 수도 있는 사람을 내 기준에서 바꾸려고 한 게 아닌가. 그건 내가 가진 생각이, 내가 가진 기준이 '더 좋다', '더 옳다'고 스스로 생각한 게 아닌가. 어휴.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생각했던 것 같은데 또 이런 실수를 저질렀네. 입맛이 쓰다. 오늘은 나의 오만함을 반성한다. 내가 더 나은 인간이 아닌데 자꾸 내가 더 나은 인간인것처럼 행세하려고 하는 것 같다. 제발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르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