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정말 지치고 힘든 하루였다. 집에 돌아갈 무렵엔 완전 녹초가 되어서, 정말이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져 자고 싶었다. 그러나 집에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남동생이 장염에 걸려 죽 좀 사다달라 했고, 그래서 길동역에서 내려 죽집에 가 죽을 포장했다. 더워... 그리고 마트로 가 와인을 한 병 사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들어간 작은 마트엔 와인이 저려미가 없는 거다. 큰 마트에 갈까 싶었지만 너무 멀고...집에 와인은 다 떨어졌고.... 그래도 그냥 한 병만 살까 나 진짜 지쳤는데... 치즈랑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하고 한 병을 집어들고 계산대로 가려다가, 아아, 그래그래, 데낄라가 있다! 하고는 다시 자리에 놓았다. 아아, 왜 가장 필요할 때 와인은 똑 떨어졌는가. 돈도 없는데 여기서 이 와인을 살 수 없다, 오는 길에 치즈도 주문했는 걸, 안돼안돼, 하고는 집으로 가 후딱 샤워를 하고, 남동생이 못 다 먹은 죽을 먹고, 빨래를 돌리고, 밥을 하고, 사이사이 치즈와 올리브를 꺼내 안주를 준비하고, 데낄라를 땄다. 데낄라가 38도인데, 크- 따라서 마시려고 입 근처에 가져간 순간 독한 술내가 확- 아아..스트레이트로 두 모금쯤 마시다가 포기하고 얼음을 넣을랬는데, 얼음이 없네? 아 지친다 진짜.. 그래서 물을 좀 따라 부었는데... 그래도 뭔가 너무 힘든 맛이야. 그래서 하는 수없이 맥주를 한 캔 꺼내와 섞어 마셨다. 집에 진짜 맥주가 엄청 많은데 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이 친구들하고 놀러갔다가 남은 소주랑 맥주를 자기가 다 가져와서 냉장고가 맥주와 소주 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맥주랑 섞어 겨우겨우 데낄라를 다 마시고 쓰러져 잤다.
요즘에는 아침 잠이 너무나 달콤하다. 원래 그랬지만.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는 덥지 않아 진짜 잠이 솔솔 오는 거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나 힘들어. 오늘도 출근하면서 '출근하기 싫다', '더 자고 싶다'고 이백번 생각했다. ㅠㅠ 언제쯤이면 출근하지 않고 여유롭게 충분히 자고 일어나 하루 종일 딩굴딩굴 할 수 있을까 ㅠㅠ
- 어제 데낄라를 마시면서 채널을 돌리다가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게 됐다. 어제꺼는 유독 재미없었는데, 주인공 남자는 암에 걸렸다가 산에 들어와 음식 챙겨먹고 기적처럼 완치가 됐다고 했다. 가족 이야기가 나왔는데, 자기 여기 들어와 사는데 가족 힘들게 하기 싫어 이혼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약간 미심쩍어서 나는 '저건 자기 이야기지, 아내가 남편 싫어했을 수도 있잖아' 라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다음 이어지는 고백이 '술을 정말 많이 마셨는데 술 버릇이 안좋았다' 이러는 거다. 헐. 그래서 내가 술 마시면 와이프 때렸구먼, 했는데, 그 다음에 남자가 그러더라. '딸아이에게 손을 댔는데, 그 뒤로 딸아이가 나랑 연락을 끊었다, 나는 자기 잘되라고 한건데, 애는 많이 놀랐나보더라' 라는 게 아닌가...
야.....
하아- 내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술 마시고 들어와 아이 팬 게 사랑의 매냐, 잘되라고 때린 거냐... 옆에서 같이 보던 남동생도 저게 뭐냐, 했다. 자기 이야기니까 엄청 미화하려고 한 것 같은데 술 마시고 들어오면 애 팼던 것. 님하.....
- 어제 114에 전화해서 로밍 신청했다. 오늘은 엄마가 홈쇼핑 보고 주문한 목걸이가 온다. 목걸이 구성이 짧은 것 두 개, 팔찌 두 개였는데, 팔찌와 목걸이가 연결이 가능하고 그러면 길어지는 거다. 엄마는 목걸이만 욕심내며 보고 있다가, 내가 '나는 저렇게 가슴 사이에 걸리는 팬던트가 있는 목걸이 사고 싶긴 했는데' 라고 하자, 생일선물로 엄마가 사줄게, 하고는 주문한 거다. ㅋㅋㅋㅋㅋㅋㅋ 저 팬던트 있는 건 너 가져, 하시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집에 가고 싶고 빨리 휴가 가고 싶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