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5. 11:08

- 일할 거 많은데 또 여기 들어와있네. ㅋㅋㅋㅋㅋ 


- 지난주말에 타미네 식구들이랑 해수욕장에 갔을 때, 오후에 타미와 울엄마, 여동생, 나, 남동생. 이렇게 다섯이서 노래방을 갔더랬다. 칠 살 타미에게 노래방은 처음이었는데, 가서 아이가 동요를 신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예쁘더라. 쟤 저러다가 몸살 나는 거 아니야?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녀오고 나서 열이 39도까지 올라 발레를 한 달 쉬기로 했단다. 어쩔 ㅠㅠ 물 속에서 신나게 놀다가 네 살 화니는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 아침까지 열시간 이상을 내리 잤는데, 타미는 물 속에서 돌아와 우리랑 치킨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밤까지 안자고 버텼던 거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집에 돌아간건데, 집에 가고나서 몸살이 난 것. 이궁..

노래방가서 내가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을 부르면서 일어나서 막춤을 췄더랬다. 엄마도 일어나서 아무렇게나 몸을 흔들었는데, 타미도 신이 나서는 일어나서 앞으로 나가 나처럼 양쪽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린채로 막춤을 추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이게 잘하는 짓인걸까...하는 잠깐의 고민이 생겼더랬다. 노래방에 데려와 함께 노래부르고 춤을 추는 거, 이거, 괜찮은건가... 나는 노래 부르다 말고 여동생에게 '우리가 잘하고 있는걸까?' 물었고, 여동생은 '타미가 노래방 와보고 싶어했어, 유치원에 노래방 다녀온 애들이 있더라고' 했다. 음... 이모가 고래고래 빽빽 노래부르는 거 보여준 거, 손가락 들고 흔들흔들 막춤 춘 거, 그거, 타미야, 괜찮니? ㅜㅜ 이모가 잘한걸까?


오늘까지도 계속 생각난다. 이거, 괜찮은건가....



- 오늘 알라딘에 페이퍼를 쓰고 댓글로 레와님하고 얘기하다가 보니, 내가 상대에게 느끼는 매력 이란 게 어떤건지 생각해보게 됐다. 이미 알고 있었던 거긴 하지만, 나는 혼자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 너무나 좋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소변을 보고 나오는 신구 에게 '손 씻고 나와' 라고 말하는 주현이 참 좋았다. 신구는 변기도 안돌리고 나오는데 -_- 주현은 샤워기로 그 변기를 청소한다. 게다가 김혜자 집에 가서는 깨끗하게 과일도 씻어준다.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라서, 몇 번 만나보면 계속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 좋다. 말한 바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 바로바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 그래서 결국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 이거 할거야 저거 해줄게 이천 개 말해놓고 하나도 못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그런 사람들은 더이상 알고 지내고 싶지가 않다. 자신이 하는 말에 무게를 싣는 사람이 좋고, 그런 사람의 말이 진실되게 다가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니까. 상대에게 굳건한 신뢰가 생기면, 그건 좀처럼 깨지기 힘든 것 같다. 



- 하노이에 혼자 여행을 갔을 때, 낮시간 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뭐 먹고 땀흘리며 걷고 마시고 하면서 너무 흥분돼고 좋았었다. 진짜 막 짜릿해서 가슴속에 행복이 폭발할라고 했었다. 낯선 풍경을 보고 낯선 음식을 먹는 것도 참 좋았고, 그 사이에서 나는 이방인이 되어 들뜨고 긴장되며 설레었더랬다. 아우, 진짜 나 너무 잘해(뭘?)!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워낙에 사소한 데에서도 기쁨과 행복을 잘 찾는 사람이긴 하지만, 혼자 머릿속으로 막 생각하고 계획하고 또 행동에 옮기면서 그 과정을 되게 즐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하게는 오늘 집에 가서 치즈를 안주 삼아 와인 마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짜릿해! 내가 혼자서 너무나 잘지내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전에 연애중에 B 가 내게 그런 말을 했었다. '혼자서도 너처럼 완벽한 사람은 거의 없어' 라고. 그는 칭찬이라고 한 말이었는데, 내가 혼자서도 너무 행복해해서, 그래서 상대에게 서운함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엔 들었다. 



- 나 계획파 여자사람인 거 맞다. 이번 여름 휴가에 대해서 벌써 책을 두 권이나 보면서 메모해가면서, 이거 해야지 저거 먹어야지 다 계획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런거 계획 짜면서 막 신나하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계획파였어!!!!!!!!!!!!!!!! 호텔비도 백만원이 넘었는데, 안그래도 할부가 너무나 많은데 이것까지 할부하면 나 죽겠구나 싶어 일시불로 결제했다. 그리고 여행가면 써야지 하고 모아뒀던 돈 탈탈 털어서 호텔비 갚았다. 만세!!!!! 난 짱이야!!!!! 내일은 면세점에 가서 가방도 좀 보고(응?) 그래야겠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젠 그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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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