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밤, 내가 만든 두부김치 안주와 감자전. 두부김치의 두부는 남동생이 데우고 잘랐다. ㅎㅎ 두부김치 해먹자고 일요일 아침부터 얘기했었는데, 이날 오후에 측근님의 블로그에서 감자전 사진 보고는, 감자전도 만들어먹자!! 충동적으로 결정해서 감자전까지 만들었다.
두부김치야 어렵지 않은게, 김치만 맛있으면 맛은 따놓은 거니까, 마늘 다진 거 넣고 김치 달달달 볶다가 참치랑 파랑 고춧가루, 설탕 약간 넣어서 맛있게 만들었다. 남동생도 다 볶은 거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마지막에 참기름도 좀 둘렀다.
문제는 감자전이었는데, 토요일밤에 여동생이 감자전을 해줘서 맛있게 먹었었고, 또 하는 것도 직접 보기도 했다. 강판에 감자 가는 걸 나와 남동생이 교대로 해주기도 했고. 다 갈고 체에 받쳐서 위에 남은 감자와 밑에 남은 녹말을 합쳐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부치면 끝! 그렇게 나는 감자를 까서는 그릇에 넣고 남동생에게 갈아라! 하고는 두부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남동생이 갈려다가 '이건 채칼이잖아!' 한다. 읭? 하고 보니, 내가 감자 갈라고 준게, 강판이 아니라 채칼이었던 것. 얼라리여? 우리는 부랴부랴 부엌을 다 뒤져서 강판을 찾는데, 강판이 없다...
여동생에게 강판이 없을 땐 어쩌냐 물으니, 믹서기에 갈면 타는 냄새도 나고 물 넣어야 하는데, 물 넣으면 밀가루를 넣어야 하고....하는 거다. 엄마에게 전화해서 강판 어디있냐 물으니 갑자기 물어보니 생각이 안난다고 뒤져보라 하시고..결국 우리는 못찾아서,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하고는 믹서기에 감자를 썰어 넣고 물을 조금 넣은 채 갈았다. 물을 넣어서 녹말과 분리가 안될 것 같아, 일단 체에 받쳐 위에 건더기만 따로 덜어내서는 거기에 밀가루를 두 스푼 넣었다. 밀가루는 가급적 안넣고 싶었는데, 이것들 서로 붙게 하려면 녹말 대신 써주긴 해야할 것 같아, 두 스푼 가득 넣고 섞어서는 부쳤는데, 색이 여동생이 해준 것과 약간 달라서 흐음...했지만, 오오, 맛있었어!! 남동생이 오늘 안주는 다 성공이라고 했다.
나중에 콘도나 펜션 같은데 놀러가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하하하하.
감자전, 별 거 아닌데? 후훗.
토요일에 안산 가서 조카들 데리고 놀이터에 나갔는데, 진짜 있는 힘껏 그네를 밀어주고 왔다. 둘째 조카 앞에서는 내가 엄청 웃겨줬더니 저렇게 소리지르면서 자지러질듯 웃어가지고 내 마음이 다 흡족했네. 저 아일 저렇게 웃게한 게 나다! 내가 그랬다!!!!!
일요일 아침에는 자고 있는데 타미가 먼저 깨서 다다다닥 내가 자는 데로 뛰어와서는 내 품에 막 안긴다. 내가 꼭 끌어안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머리에 뽀뽀도 해주고 이모가 타미 제일 사랑해, 라고 말해주었는데, 타미는 '나도' 라고 했다.
나도? 나도라고? 타미도 이모를 제일 사랑한다는 뜻인가? 갸웃하다가, 얘가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
-타미도 타미를 제일 사랑한다고?
-응!
그러니까, 자기도 자기를 제일 사랑한다는 거였다. -0-
누가 내 조카 아니랄까봐...
-타미야 이모가 사랑하는 거 느껴져?
-응!
이 자쉭... 내 사랑을 이렇게나 느끼면서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