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8. 10:10

갑자기 너무 피자가 먹고 싶고, 피자가 먹고 싶은데 어쩐 일인지 연애가 하고 싶어졌는데, 트윗에도 썼지만, 


-피자 먹고 싶어

-사줄게


이렇게 되어서 급만남에 피자 먹으러 가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돈 주고 사먹는 걸로...그게 제일 뱃속 편하지....


라고 생각하다 보니 몇 년전 일이 생각나는데,


당시에 나는 비연애중이었고, 딱히 짝사랑하는 남자도 없었다. 완전한 싱글 그 자체였는데, 그러다보니 섹스가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너무너무너무너무 섹스를 하고 싶은 거다. 미치게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당시에 나한테 호감을 보이던 남자1에게 만나자고 했다. 이 남자가 그동안 내게 보였던 호감으로 봤을 때, 자자, 그러면 바로 자러갈 것 같아서였는데, 이럴 생각으로 갑작스레 '오늘 볼래?' 했고 상대도 '좋아!' 이러면서 튀어나왔는데, 사실 내가 그 당시에 연락하고 지내면서, 나랑 잘 것 같은 남자가 이 남자였기 때문에 부르긴 했지만, 이 남자를 내가 좋아하는 마음은 1도 없었다. 그래도 섹스를 하고 싶으니, 아예 모르는 남자를 어떻게든 만나서 거기에 이르는 것보다는, 나한테 호감을 가진 아는 남자를 만나서 하는 게 낫겠다, 싶었던건데, 어쨌든 작정하고 그를 만났는데, 하아-


만나서 얼굴 마주보고 밥과 술을 먹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랑 섹스를 할 자신이 없는 거다. 그러니까 그 날 하루는 내가 너무 섹스 하고 싶어서 이 남자랑 하겠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이 남자를 불렀으니, 언젠가 이 남자가 섹스를 원할 때 내가 나가줘야할 거고, 이렇게 섹스를 터버리면, 이 남자는 '우리는 섹스하는 사이' 이렇게 되어서 나한테 계속 섹스하자고 할텐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가 원할 때 섹스를 하고 싶진 않은 거다. '안돼, 니가 원할 때는 할 수 없고 내가 원할 때만 할 수 있어' 라고 하려니, 아, 너무 이기적이잖아. 그래서 밥과 술을 먹으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오늘 자고 이 남자랑 계속 자냐

오늘 안자고 계속 안자냐...



결국 후자를 선택하고, 밥과 술을 마신 뒤에, 나는 바로 작별을 고했다. '이대로 집에 가게?' 라고 벙찐 표정으로 묻는 그에게 '그럼 집에 안가고 어딜가?' 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돌아서 집에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섹스를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게 잘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자, 연애, 생각하다보니 섹스...까지 생각났네. 아니, 근데, 지금은 그 남자 얼굴도 생각이 안난다. 이름은 생각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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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