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29. 10:50

​어제는 내가 주문한 것도 없는데 커다란 박스로 택배가 도착했다. 이름을 확인하고는 어, 이분이? 하고 상자를 열었더니 그 안에는 초콜렛과 노트, 달력, 색연필 등등의 것들과 함께 이렇게 손으로 직접 만든 생리대가 들어있었다. 이 생리대 안에 넣을 수 있는 광목손수건도 잔뜩 넣어 보내셨던데, 와- 내게는 아주 요긴한 게 아닌가. 안그래도 여름철에는 일회용생리대 쓰는게 참으로 고통스러워 천생리대 쓰자 싶었는데, 이토록 적절한 때에 보내주시다니.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손수만든거라시며, 우주유일 생리대라고 하셨다. ㅎㅎㅎㅎㅎ 디자인도 예쁘다 >.< 너무 좋아!!




빨아야 할 때면, 아 그냥 일회용 쓸까 하다가, 또 여름에 일회용 착용하고 나면, 역시 천생리대로 가야해, 하게 된다. 이긍.



어제는 ㅅㄹㄴ 몰카부터 시작해서 트윗에서의 무방비 노출 사진들에 대한 것까지(내가 진짜 트윗 멘션 타고 갔다가 누드 사진과 성관계 사진 나와서 완전 당황했다ㅠㅠ) B랑 대화를 나누다가, 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왜이렇게 성에 대한 것들은 퍼지고야 마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됐다. 공중화장실에서 나는 옆칸에 들어와 나를 훔쳐보던 남자와 눈이 마주친 적도 있었다. 나가요, 라고 말한 뒤에 무서워서 펑펑 울던 것까지. 성매매에 대한 것까지 한시간 넘는 대화를 하면서, 내가 얘기했다.


우리는 건강하게 연애하자, 내가 건강하고 네가 건강하니 우리는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야, 라고. B는 그러자고 했다. 건강한 연애를 하자고. 


스케일링 받은지 6개월 지났으니 다시 스케일링 예약을 해서 받으라고 하며 B는 '애인이 늙어서 이런걸 챙겨줘야 해' 라더라. 아아- 나는 왜 늙은 애인인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어쨌든 치과적으로도 건강한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제는 건강한 연애가 중요하다, 라고 생각하고 건강한 연애를 하자, 라며 대화를 마치고 잠이 들긴 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내내 머릿속에서 건강한 연애라는 단어가 떠나질 않는다. 대화도중 생각나 불쑥 말하게 된 것이지만, 사실은 가장 지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남는 말이다. 건강한 연애, 하고 계속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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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