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1. 08:50

http://news.jtbc.joins.com/html/760/NB11457760.html


어제 뉴스룸을 오랜만에 시청하는데, 하나에 50원을 받고 댓글을 달아주는 업체가 있다는 기사가 나오더라. 대체적으로 댓글이 많이 필요한 단체가 이용하는 것 같지만 개인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던데, 돈을 주고 댓글을 달아달라고 하는 심리는, 외로움일까? 그러니까 판매나 선동의 목적으로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댓글이 안달리는 게 너무 외로워서 그런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인간들, 너무 외롭나... 이런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러다가 몇 해전의 일들이 떠올랐다.


지금의 샹그릴라를 만나게 된 사이트가 있다. 로맨스 소설 사이트였는데, 당시에 홈피의 주인장은 자신이 직접 쓴 로맨스 소설을 그 사이트를 통해 연재했고, 자신의 일상도 간혹 거기에 적곤 했다. 주인장은 인기가 많았는데(라고 떠올려 보는데, 실상 지금 내가 알라딘에 가진 즐찾보다 아주 적은 수의 즐찾이 있었던 것 같다), 아는 것도 많아 글에 그것이 다 녹아있기도 하고 또 친절한 글쓰기를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무척 다정한 사람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물론, 글만 보고 판단하자면 말이다.


그러다 언제였나, 누군가 그 사이트를 통해 '너의 글이 도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했고, 그렇게 알려준 사이트를 가보니, 이 로맨스 소설지기의 글을 마치 자기 글인것처럼 써놓은 홈페이지가 있었던 거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 홈피의 사람들이 이게 뭐냐 좀 화내고 어이없어하고 그랬는데, 별 문제없이 지나간 것 같긴 하다. 


또,


몇 해전에 알라딘 서재 1버젼이었나, 그때였을 거다. 누군가 또 어딘가에서 글이 도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해왔고, 거기에 가보니 당시에 알라딘에서 인기 있던 사람의 글을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옮겨둔 블로그가 있더라. 한 명의 글만 가져온 게 아니라, 당시에 인기 있던 두 세명의 글을 가져다 썼던데, 그 중에 한명이 S 교수님이었다. 마치 자기 글인듯 써놓은 블로거는, 타인의 글을 가져옴으로써 타인의 일상을 마치 자신의 일상인듯 전시해둔거였다. 이걸 알게된 알라디너들이 거기에 가서 항의를 했고, 블로거는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자신의 글을 사람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읽어주지 않아 인기 많은 사람들의 글을 가져왔다고 했던 것 같다. 신기한건, 인기 많은 사람의 글을 가져왔다고 해서 그 사람도 인기가 많아지진 않았다는 건데, 거기엔 다른 어떤게 더해져야 하는걸까?



저렇게 타인의 글을 자신의 글인 듯 가져와, 그것이 마치 자신의 생각이며 일상인 듯 거짓을 보여주는 것도, 외로움이지 않았을까?


어제 뉴스룸을 보다가 이 두가지 일이 떠올랐다. 뭔가 복잡한 마음이 되었다.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다, 호응을 받고 있다는 걸 어떻게든 '보이고'싶은 마음, 그 마음이 다른 사람의 글을 가져오고 댓글에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게 아닐까. 페미니즘 강의를 듣다가, 정희진 선생님이었나, 외로움이 정말 무서운 거라고 말씀하셨었는데, 나는 그 말이 뭔지 듣는 순간 확 와닿더라. 정희진 쌤은 '외로움이 가장 무섭다' 고 했더니 여동생이 '외로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무서운거다' 라고 했다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나 시간 모두가 자신의 몫일텐데, 유독 그게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 그럴 경우에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읽는 책과도 연결지을 수 있을것 같은데, 그건 알라딘에..



그나저나, 어제 저 뉴스룸 보면서 뭔가, 아 사람들 너무 외로운가...하는 마음이 되어 복잡한 마음으로 트윗을 남겼는데, 법정에서 보자는 멘션을 받았다. 읭?





.....................................새로운 형태의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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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