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 08:39

요가는 타임마다 테마가 다른데, 어제 목요일에는 내가 갈 수 있는 시간대에 '필라테스'와 '테라피'가 있었다. 필라테스가 여덟시 대에 시작해서 갔다가 끝내고 집에 돌아와 일찍 잠들기 딱 좋지만, 테라피가 너무 마음이 끌려서, 집에서 좀 쉬었다가 밤 9시40분에 시작하는 테라피에 갔다. 쉬고 있으니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테라피 궁금한 마음이 커서 가게 되었는데, 와... 세상 좋았어... 요가 동작을 당연히 따라하고 이러면서 땀도 났는데, 막판에 쉬게 해주는 타임에서 음악도 좋고, 뭔가 아로마? 이런 것도 선생님이 등에 발라주고... 좋은 시간이었다. 진짜 뭔가 테라피... 


게다가 처음 요가로 온 몸에 근육통이 있는 상태였는데, 어제 따라하면서 막 풀리는 느낌이 드는 거다. 이번 근육통은 와.. 세상 처음 겪어보는 근육통인데, 진짜 온 몸에 근육통이었다. 목, 팔, 겨드랑이, 가슴, 다리 할것없이 죄다 근육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야, 고통스러운걸? 이러면서 혼자 또 막 좋아했는데(아아 나의 변태끼!), 그래서 너무나 자고 싶었지만, 어제 꾸역꾸역 간 것이었다. 그랬더니 가벼운 동작들을 따라하면서 뭔가 풀려...아, 세상 소중한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내가 앞으로 요가를 좋아할 수 있을지, 여동생이 요가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내는 것처럼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작하길 잘했다는 느낌은 분명 있다. 일단, 앞에서 동작을 취하는 선생님을 따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1시간 동안은 운동에 집중을 해야 하고, 핸드폰도 탈의실에 두고 오기 때문에 다른 데 신경이 분산되지도 않는다. 집에서 혼자 운동하거나 헬쓰장 다닐 때에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이렇게 어쨌든 한시간동안 오롯이 요가에 집중하는 거,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러면서 땀도 나니까 너무 좋아. 샤워실도 좋아서, 요가 끝난 후에 샤워하고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가볍다. 절로 웃음이 난달까. 


어제는 브라를 챙겨가지 않아서, 땀난 브라를 다시 할까 하다가, 에라이, 노브라로 가자, 이러고 집까지 툴레툴레 노브라로 걷는데, 아아, 열한시를 약간 넘긴 시간, 길바닥에 남자들이 진짜 너무 많고, 대부분이 술마신 인간들이야. 나의 젖꼭지... 내가 보이는 게 잘못은 아닌데, 저새끼들이 술취해서 나를 보는 그 시선들이 넘나 신경쓰여서, 아아, 브라 하고 다녀야겠다... 생각했다. 밤에 이 길을 걸어 집에 갈 때는 브라를 하자.... 



나는 살면서 요가가 처음이고 게다가 이제 고작 두 번째 시간을 들었을 뿐인데, 수업을 들으면서 엄청 강하게 '칭찬받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는 거다. 미쳤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동작들은 잘 따라하지도 못하는데, 그런데 잘한다는 칭찬 넘나 받고 싶은 것.... 게다가 요가 선생님의 몸과 동작이 다 너무 예쁘게 보여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막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게 두번째 시간에 그랬으니..아아, 나는 너무 성격이 급한 것인가.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서, 내 안에 있는 이 칭찬을 갈구하는 욕망 때문에 스스로에게 놀랐다. 물론 칭찬 듣는다고 싫어할 사람은 없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아니 .. 어쩜 이러지, 나는? 나는 칭찬에 엄청 큰 힘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그러니까 학창 시절에 점수가 높았던 과목은, 선순환인데, 잘한다는 칭찬을 듣게 되고, 칭찬 들으니 더 잘하고 싶어지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나한테는 칭찬이 엄청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고,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내 능력을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이 담긴 칭찬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이미 그렇게 습관화 되어 있는데, 하하하하, 사실 요가 두 번째 하고 칭찬 받는 거는 좀 말이 안되긴 하지. 아, 잘하고 싶다. 칭찬 듣고 싶어! 


내가 칭찬을 못들은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일상에서도 수시로 칭찬을 듣는데, 최근에만 해도 글 잘쓴다는 칭찬부터 시작해서 회사에서 동료들로부터도 그렇고, 되게 좋은 말 많이 듣는데, 남들보다 더 들으면 더 들었지 덜 듣는 게 아닐텐데, 아아,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요가 하면서 칭찬 듣고 싶은가...아, 갈망한다, 갈구한다 칭찬...



요가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 기분이 좋아져서 막 자랑하고 싶어진다. 나 요가 오늘 다녀왔어, 오늘 좋았어, 하고. 그래서 여동생에게 톡으로 말을 걸면, 여동생이 잘했다고 부둥부둥 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잘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있는데, 그렇게 될 때까지 해보고 싶다. 제발 나여, 포기하지마!



저녁을 먹고 요가를 하지만 그래도 요가 하고 나오면 또 엄청 배가 고프고, 밤에도 또 다음날 아침에도 식욕이 너무 왕성해져 버려서, 오늘도 아침에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 스벅에 들러 샌드위치까지 먹었는데, 아아, 살아난 식욕 넘나 좋고, 내가 뭔가 먹고 싶어하는 것도 너무 좋다. 나는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잘 먹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잘 먹는 나를 내가 사랑해... 소중하다 ♡



스벅에서 열심히 샌드위치 먹고 있는데 타미한테 전화왔다. 이모 어제 요가는 어땠어? 이러면서 묻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구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가 계속계속 신나야 될텐데... 히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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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