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너무 단조로운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가고, 퇴근 후에 요가 다녀오면 바로 하루가 끝난다. 평일에 이런 일정을 보내면, 요가 끝내고 집에 돌아와 바로 자버리기 때문에, 아아, 오늘은 뭐했나, 하면서 잠들게 되는 것. 깨어있으면서 뭐라도 좀 더 하고 싶은데(이를테면 독서라든가!) 요가 다녀오고 씻고 하면, 졸려서 뭘 더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덕분에 독서는 저 멀리에...
그런 한 편, 매일 이렇게 지내다보니 음주 횟수가 줄었다. 하하하하하. 이건 좋다고 해야할지 싫다고 해야할지... 사실, 음주 횟수를 의식적으로 줄이려고 하고 있기는 한데, 이게 내 의지로는 잘 되지 않았었던 것. 요가 덕을 보고 있다. 요가를 가는 날은 일단 음주를 안하게 되는데, 그러면 최소 일주일에 세 번은 강제적으로 안하게 됨 ㅋ
1년 재등록을 두고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할것인가 말것인가..내가 1년을 더 다닐 것인가 안다닐 것인가 다닐 수 있을것인가...
그런채로 어제 요가학원에 가서 요가를 하는데, 요가를 시작하면서 했던 동작, 그렇지만 나는 되지 않았던 동작이 어제는 되는거다. 부들부들 떨리면서, 그러니까 안정적이지는 않았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안되는 상태에서 넘어갔어! 갑자기 몹시 기뻐서는 아아, 재등록하자, 1년 더 다니면 그 사이에 나는 또 달라져있겠지! 하고 막 웃음이 나는 거다. 꺄울.
게다가 그제는 소도구를 이용한 시간이었는데, 폼롤러를 가지고 하면서, 거의 마지막에 쌤은 폼롤러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라는 거다. 거기에서 균형을 찾은 사람은 스쿼트 자세로 앉아보라고. 그 수업은 학생이 많아서 11명쯤 됐는데(아마도), 폼롤러 위에 서는 자세가 다들 안되는 거다. 나를 비롯해서. 한 발을 일단 올린 뒤에 나머지 발을 끌어 올리면 폼롤러가 앞뒤로 부들부들 하면서 두 발로 딛고 설 수 없게 하는 것. 쌤은 일단 그 위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코어 힘을 길러주는거니 무리해서 앉으려고 하지 말고 그 위에서 균형 잡기에 집중하라고 했다. 아 이걸 어떻게 하나, 계속 떨어지면서 시도를 했는데, 오오오오, 중간에 나는 되는거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피식피식 쓰러지는데, 나는, 부들부들 하지만 서있어! 꺅>.< 이 기분이 너무 좋고, 거의 막판에 쌤이 '균형 잡으신 분은 앉기를 시도해보세요' 하시는데, 어어, 앉기까지 어떻게 해, 하고 부들부들 서있다가, 설마...하고 천천히 앉기를 시도했는데, 오오, 됐어, 됐어!!! 넘어지는 사람들 가운데 나는 앉기까지 했어!!!!!!!!!!!!!야!!!!!!!!!!!!!!!!!!!!
그러자 다음날인 어제 이 생각이 하루종일 나는거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이걸 계속 해보고 싶은 거다. 쌤은 다음주에도 한 번 해볼거라 하셨는데, 오, 뭔가 이 기분이 잊혀지지 않아. 폼롤러 위에 서던 기분, 그게 되던 기분. 그리고 나 코어 힘 없는데 이거 서는동안 코어에 힘잡힌다 했으니, 코어 힘 잡는 훈련도 되는 것이렸다? 어제는 하루종일 폼롤러 살까 말까 살까 말까 하다가... 헤헷. 어제 1년 재등록 한 기념으로 오늘 주문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그러니까 기분 좋은 요가를 마치고 재등록을 하면서, 내 팔동작 안되는 것에 대해 강사쌤과 얘기했는데, 강사쌤은 뭔가 속시원히 말해주지를 않았다. 내가 왜 팔동작이 안되는지 잘 모르는 기분? 어제 쌤은, 원래 쌤 휴가간 관계로 하루 대타 해주신 분인데, 흐음, 나중에 우리 쌤한테 물어봐야겠군, 생각하고서는 1년 재등록을 하기 위해 상담실에서 기다리는데, 상담해주는 남자쌤(이분이 총괄인것 같다)이 들어오시더니, 팔동작 안되세요? 묻는 거다. 이 분이 키가 크시고 근육이 적당히 있으신데, 무슨 운동 했냐고 묻진 않았지만, 아마도 헬쓰랑 요가를 다해보신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지간에 이 분께, 네, 팔이 이렇게 안되고 이렇게하면 이게 안되고..하며 설명을 했더니, 오, 이 분이 속시원히 말해주셨다. 내가 허리가 약해서라고. 허리와 등근육이 약해서 끌어올리지 못해서 그렇다고, 그러면서 내 팔과 등을 짚어가며 설명해주시는데, 오호라!! 싶은 거다. 내가 허리가 약하긴 하거든. 그래서 이러이러한 훈련을 하면 점차 이러이러하게 될텐데, 그러면 당장 좋아질 순 없지만 점차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다, 라고 하시는거다. 아아, 속시원했어. 이 분은 뭔가 완전 베테랑의 느낌?
어쨌든 동작 안되는 것에 대해 얘기한 후에 1년 재등록을 했는데, 약속한대로 2개월을 더 주어 14개월을 등록하게 됐고, 일주일에 3회를 4회로 업그레이드 해주었다. 그러니까 4회까지는 나올 수 있는 거다. 그런 후에 결제를 하려는데, '몇개월로 해드릴까요?' 묻는다. 나는 '일시불이요, 체크카드예요' 라고 했다. 그러자 그 총괄쌤은 카드를 긁으려다 잠시 멈칫..하시더니, '체크카드면.. 혹시 현금 가능하세요?' 묻는 거다. '네 가능하죠' 라고 했더니, 현금으로 하면 좀 더 디씨를 해준다는 거다. 오호라. 얼마요? 물었더니, 9만원 디씨 해드릴게요. 하는 거다. 99만원인데 9만원을 디씨해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많이 해주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3-4만원만 해도 할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그럼 현금 찾아와서 드릴게요, 오늘은 갔다가 내일 찾아와서 드릴게요' 했더니 알겠다며 송금도 된다는 거다. 그래서 그럼 지금 당장 집에 가서 송금할테니까 계좌번호 달라 해서 받았고, 그렇게 90만원을 내게 된거다. 14개월에 90만원.... 나 지금 3개월에 40만원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랬는데 옆에서 보던 요가쌤이 자기 기분이 다 좋다며 내 요가등록 디씨요금에 기뻐하길래, 내가 그랬다.
"그래서 사람은 늘 돈이 있어야 해요. 현금이 언제나 있어야 하죠."
이래서 선생님들하고 빵터져서 웃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 돈... 엄마대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엄마 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와서 90만원 송금한 후 문자 보내고, 엄마한테 이 얘기를 하니,
너 니 돈도 아닌데 왜 돈있는 척 하고 다니냐, 사람들이 너 재수없다 그러겠다.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수없다 그랬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통장에 백만원쯤 언제나 있는 사람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잘난척이 몸에 배어서 큰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심지어 내 돈도 아닌데 내 돈인것처럼 있는척 했어. 히히히히히. 어제 그렇게 9만원 세이브 한걸로 오늘 폼롤러 주문했다. 만세!!!!!!!!!
나무군이 요즘 왜 통 페이퍼를 안쓰는거냐고 물었다. 아니..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건데, 요즘 내 일상이 회사랑 요가...그게 전부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쓸 게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을 안읽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 뭐 읽냐고 물어봤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근에 계속 같은 책을 대답하고 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을 안읽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다가 이번 해에도 백 권도 못읽는 거 아닌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주일에 네 번씩 갈 순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네 번을 가려고 노력하고 애쓰겠지만, 내심 세 번만 가자! 생각하고 있다. 더 가고 싶을 거 생각해서 3회-4회로 업그레이드 한건데, 어쨌든 그렇게 14개월간 계속 요가를 하고, 집에서 폼롤러 위에 서보기도 하고, 요가 가는 동안 술 안마시고, 요가 가는 날은 저녁 식사고 가볍게 하니까, 1년 후쯤이면, 내 몸이 많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열심히 요가 해야지. 히힛. 그런데 나는 또 수다를 안떨고 술도 안마시고 맛있는 것도 안먹으면 급격히 우울해지는 인간이라, 그런 틈틈이 계속 술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도 만나야겠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요가를 하는 게 점점 더 신난다!
엊그제 폼롤러로 새로운 동작 좀 했더니 지금 엉덩이 근육통이 장난 아님. 하체가 아주 난리가 났다. 씐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