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찾아온 증권회사의 센터장은 여자사람이다. 센터장이 오기 전에 부장이 왔었는데, 와서 보쓰의 속을 긁어놓고 간듯.. 사실 부장이 긁었다기 보다는 돈 문제이다보니 보쓰가 화가난 것일텐데, 그래서 부장이 돌아가고난 후에 센터장이 출동한거다. 분노한 보쓰를 좀 진정시켜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그리고 보쓰를 만나고 돌아가려는 센터장이 참 짠해.. 이 일이 진짜 힘들겠다 싶어서 몇 마디 말을 했는데, 센터장은 괜찮다고 자기는 이런 일에 이골이 났다고 하는거다. 크- 그러면서 오히려 나를 걱정해. 너무 고생이 많으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다정하게 인사하며 센터장님 배웅했다. 나보다 열 살 이상은 훌쩍 많아 보였는데, 아아, 어쩐지 이렇게 일을 하는 직장여성의 동지의식.. 같은 게 느껴졌어. 당신 마음 내가 알고 내 마음 당신이 알겠죠.....
- 어제는 소도구 필라테스 시간. 그간 요가 하면서 제일 싫었던 게 소도구 필라테스 중에서 '밴드'를 사용해 운동하는 거였는데, 어제가 바로 밴드였다. 밴드인걸 아는 순간 에이... 하면서 어쩐지 집에 가고 싶어졌는데, 아아, 어제 밴드 사용해서 너무 빡세게 운동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팔이 후달리고 다리가 뻐근하다. 어제 수업 중에도 막 내가 신음소리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놈의 신음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업 끝난 후에 선생님께 '저 팔이 너무 후달려요' 이러고 징징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 막 웃으시는데, 아, 이 쌤 너무 예뻐. 아니 요가쌤들은 어쩜 이렇게 다들 예쁘지? 좋아.... 다들 예뻐....... ♡
- 어제 분노의 포도에 대한 글을 쓰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책은 재미있고 좋지만 그래도 결말에 대해 찝찝했다, 고 말하는 여자들이 많았던 것. 그간 분노의 포도에 관련해서라면 좋은 말밖에 들은 적이 없었던 터라 이 반응 참 신선했고, 내가 그걸 말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맞아 그랬어' 할 수 있게 되었던 게 아닌가 싶은 거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이 읽고 더 열심히 쓰자고 생각했다. 내가 쓰는 글이 '맞는' 글이라거나 '옳은' 그은 아니더라도, 어쩌면 누군가 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말해주는 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를 만난 적도 없이 순전히 글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꾸준히 지금도 새로운 사람들이 네 글이 좋다, 응원한다, 하고 반응을 해주니 힘이 나는 거다. 흙흙 ㅠㅠ
직장 일에 대해서라면 나는 딱히 어떤 보람도 없고 성취욕도 없는데, 이건 단지 먹고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일 뿐인데, 글에 대해서라면 다르구나, 생각했다. 직장 일도 내게 어떤 보람이나 성취감을 준다면 좋겠지만, 모든 걸 다 줄 수는 없는 법. 여기에서 내가 얻는 건 나의 스트레스를 담보로 한 돈이다. 돈은 내게 매우 중요해서 없어서는 안될 것이므로, 나는 어떻든지간에 이 일을 뚜렷한 보람없이, 다른 대안이 없는 한 해야할 것이고, 그러나 내게는 수시로 보람과 기쁨을 가져다주고 삶의 의미가 되어주는 글쓰기가 있으므로 삶이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댓글들 읽고,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너의 말과 글을 응원한다'고 해줘서, 진짜 가슴이 막 뻑뻑해졌어 ㅠㅠ 두번째 책 잘 안팔려서 풀죽어 있었지만, 괜찮다. 내가 책으로 돈 벌려고 한 것도 아니고.... 인세 못받아서 빈곤모드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다 뭐.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굴하지않고 꿋꿋하게 읽고 쓰겠다!
게다가 요즘 알라딘에 뭔가 깨어있는 남자 알라디너 점점 많이 보여서 좋다. 아니, 최근에 군대관련 글에 댓글 쓴 분 중에 한 분을, 당연히 여자사람인줄 알고 있었는데, 오늘 그 분이 올린 글을 보니까 ㅠㅠ 남자 사람이었어 ㅠㅠㅠ 세상은 느리고 천천히 어떻게든 변하고 있는건가봐 ㅠㅠ
- 네이트온을 탈퇴했다. 나는 별 연락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싶으면 차단하곤 했는데 그런 인간들이 많아지고,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하자 싶었던 것. 어차피 요즘 네이트온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 회사 직원들과 샹그릴라가 네이트온으로 대화하는 전부인지라, 탈퇴후 새로 가입해서 회사 직원들과 샹그릴라만 리스트에 남겨두었다. 오늘 아침에도 B 와 인간 관계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러면서 계속 서운하고 찜찜했지만 말하지 않고 있던 누군가에 대해서도 말하게 됐고,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관계를 오래 유지한다는 게 딱히 쉬운 일은 아니구나, 생각했다. 뭐, 늘 알고 있던 바였지만. 그런데 충동적으로 탈퇴해서 지금 여러가지로 골치 아파졌어. 청구서 이메일로 받는 게 몇 개 있었는데 다시 죄다 전화해서 바꿔야되네. 제기랄... -_-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꿀단지 (0) | 2017.10.10 |
---|---|
계획형 인간 (2) | 2017.09.28 |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 (4) | 2017.09.21 |
인생 키워드 (0) | 2017.09.18 |
정서적 육체적 애정관계 (4) | 2017.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