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여전히 아가였을 때의 타미가 그립다. 많이 생각난다. 지금의 타미도 계속 사랑하고 뜨겁게 사랑하지만, 문득문득 아가였을 때의 타미가 생각나 가슴이 뜨거워지곤 한다. 방금도 사무실에서 쿠키를 먹는데, 가루가 떨어질까봐 밑에 티슈를 대놓으면서 또 세살 적의 타미 생각이 났다. 타미는 과일이든 과자든 먹을 때 그릇에 담아 주곤 했는데, 아주 자연스레 뭔가를 먹을 때면 그릇을 대고 먹었더랬다. 그 작은 아이가 그렇게 먹는 걸 보면 진짜 온 세상의, 온 지구의 사랑을 다 끌어모아 아이에게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하나하나 다 신비로웠지. 여동생과 타미와 내가 셋이 있다가, 집에 커피가 똑 떨어져 내가 아메리카노 한 잔 사가지고 오겠다며 텀블러를 들고 신발을 신고 있는데, 고 작은 타미가 저는 저대로 놀고 있다가 빼꼼 나를 보면서는 '어디가?' 물었을 때도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런 사랑은 정말 이 사랑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누구를 또 이렇게 사랑할 자신이 없어. 이런 사랑은 살면서 한 번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문득 내가 이런 사랑, 가까이에서 늘 보는 사랑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하는 사랑을 더 잘하기 때문에 내게도 자식 대신 조카를 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해보지 않으니 확실히 다 알 순 없지만, 내가 매일매일 아이랑 함께 살아가는 삶을 잘 해낼 수 있었을까, 라고 물어보면, 내가 거기에 고민없이 그렇다는 답을 할 수가 없는 거다.
이건 연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이십대 중반을 빼놓고는 계속 멀리 있는 남자와 연애를 했고, 지금은 심지어 외국에 있는 남자를 좋아해... 나한테는 이것이 잘 맞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이런 사랑만 준 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그렇다면 나는 주어진 것을 그대로 사랑하며 잘 살아야 할 것이야..
- B 와 2010년, 그가 호주에 가기 전에 만났을 때, 그때 우리는 2년 만에 만나는 거였는데, 그 사이에 각자의 연애를 하고는 또 끝냈고, 그러면서 서로 이성에게 받은 가장 기억에 남는 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네 몸의 실루엣이 좋다'를 얘기했었다. 그걸 들었던 게 제일 좋았다고. 나는 '기억나는 찬사가 없다'고 답했다. 아니, 인생 어떻게 살았길래... 이성한테 받은 찬사중에 기억나는 게 없어...인생 헛살았구먼...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이성에게 한 찬사에 대해 말했다. 그는 '너 때문에 네 주변도 빛나'를 꼽았다. 그 말이 자기가 한 것 중에서 가장 좋은 찬사였던것 같다고. 나는 '추리닝 입은 모습도 멋져' 였다. 그 당시에 좋아했던 남자에게 '나 만날 때 트레이닝 복 입고와'라고 해서, 그가 자켓으로만 트레이닝 복을 걸치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예뻤던 것. 나를 만날 때 트레이닝복을 입을 순 없고, 그렇지만 입고 오라니까 지퍼 있는 자켓으로 겉에만 걸치고 온, 그 자체에 그냥 내가 예뻐서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 기억나는 이성에게 내가 한 찬사는 그것이었다. 후훗. 좋은 순간이었지. 아 보고싶네..
그리고 지금은 2017년. 햇수로 8년이 되었고, 우리는 한 3년전에도 서로 이성에게 받은 찬사에 대해 업데이트 한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했다. 나는 3년전 한국에서 B 로부터 들었던, '그동안 너 만난것 중에서 오늘이 제일 예뻐' 였고, 그는 19금 버젼의 칭찬을 말했다. 그 칭찬... 내가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마 친구들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나의 19금 칭찬, 당연히 글로 쓸 수가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서로 이성에게 한 가장 좋은 칭찬에 대해 말했다. 나는 그에게 했던, 그가 들어서 가장 좋은 칭찬이라고 했던 19금 칭찬을 얘기했다. '그게 내가 한 가장 좋은칭찬이다'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내게 한, '너는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영역에 있는 사람이 아니야' 라고 말했다. 자기가 해놓고도 너무 좋은 말이라 자기 스스로 뻑간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그 말 듣고 나니, 어, 나 다시 업데이트 시켜야겠다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가 한국에서 3년전에 만났을 때 했던 '지금의 네가 제일 예뻐'는 말레이시아에서 또 업그레이드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그 칭찬이 제일 좋았어, 했더니,
너 말레이시아가 더 예뻤어
라고 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너 회춘하는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닐늬리야 니나노~~~~~ 여러분, 저 회춘합니다. 하긴 요즘 거울 봐도 나 회춘하는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다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만날 때마다 지금이 가장 예쁜 사람이냐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짱인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가 받은 칭찬중 으뜸은 '너는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영역에 있는 사람이 아니야'로 업데이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는 파워요가 시간이었다.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졌고 보쓰랑 있는 것도 너무 힘들고... 그래서 어제 퇴근 길에는 유독 지쳐있었기 때문에, 아아, 요가 가기 싫다...하는 마음이 되었었다. 그렇지만 요가 가려고 운동복 넣은 가방도 가져온 터라, 그래 가자, 하고는 터덜터덜 요가 수업에 들어갔는데, 마구 지쳐있었기 때문인지 '파워요가' 시간이 너무 부담이 되는 거다. 아아, 오늘 다 못따라 하면 어떡하지....가볍게 했으면 좋겠는데..... 파워 오늘 힘들것 같아 ㅠㅠ 하는 마음이 되어버린 거다. 그렇지만 막상 동작을 따라하면서 허벅지에 힘 뽝 들어가고 배에 힘 뽝 들어가는 게 느껴지면서 너무 좋아!! 으어어어억 신음소리도 내면서 좋아좋아 했다. 그렇게 따라하다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나서 사바사나 시간... 아아, 힘들지만 좋았다.....하고 누워서 휴식하는데, 내 옆자리의 회원은 코를 골기 시작했다..... 아아, 이해돼, 너무 이해 돼, 이거 따라하고 당연히 코를 골 수밖에 없지! 이해돼!!!!
그리고는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아아, 요가 좋다, 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이 패턴이 좋다, 고. 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구나, 거기에 잘 맞추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어나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에 요가를 오고, 요가 끝낸 후에 샤워를 하고 집에 가는 일련의 행위들. 이제는 마지막 타임 요가를 들을 때는 샤워를 하지 말고 집에 가자, 선생님들 퇴근 늦게 하게끔 하지 말자, 라는 걸 생각하고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나만의 패턴을 만든 게 너무 스스로 좋은 거다. 규칙적인 습관과 그에 따른 나만의 조율을 잘 버무려서 하루하루 그리고 한 달의 패턴으로 만드는 게 자못 만족스러웠던 것.
그러면서 아, 요가가 나한테 점점 더 중요해진다...라는 생각을 했다. 삶의 우선순위로 자꾸 올라오는 느낌. 특히나 토요일에 요가가 있다면 무엇보다 빼먹고 싶지가 않다. 토요일을 빼먹으면, 토일 주말을 연속으로 안하게 되는데, 그렇게 이틀 연속 안하고 싶질 않아... 내가 그게 싫어서 요가센터 게시판에 글도 썼잖아. 월요일 요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자꾸 삶의 우선순위로 올라오는 느낌인데, 그게 싫지 않다. 게다가 어제 퇴근 길에 그렇게나 지쳐있었지만, 요가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은 막 신나고 좋아!
어제 파워요가였던 만큼 오늘 허벅지가 좀 땡기는 것이, 오후가 되면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을까 싶다. 화,수 를 요가했으니 이번 주 남은 요가는 금,토 인데, 토요일 아침 요가는 진짜 내가 너무 사랑해... 토요일은 아침에 갈 수 있어서 그 자체로 너무나 좋다. 아아, 요가 중요해지고 있어. 그렇지만... 잘 못해 ㅠㅠ 내가 요가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야 ㅠㅠ
일 얘기는 쓰기 싫어서 안쓰겠지만, 내가 요즘 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진짜 온 에너지를 다 쪽쪽 일에서 빨아먹고 있는데, 그나마 요가를 갔다오면 기분이 좋아져. 이상하게 요가 다녀오면 기분이가 좋아 ㅠㅠ 그래서 포기를 못하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금 뭔가 일에서 오는 지침과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건 내게 요가야. 요가가 절실하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나도 막 어려운 동작 해내서 인스타에 올리고...그럴 수 있게 될까? 졸 어려운 동작 하는 거 인스타에 올리는 것이 지금 나의 바람... ㅎㅎㅎㅎㅎ
- 어제는 친구가 출근길에 불쾌한 일을 당했다고 트윗을 했는데, 거기에 나를 비롯한 몇이 같이 욕해주었다. 친구는 아침에 맛있는 커피와 베이글을 먹으면서 또 주변 사람들이 같이 욕해줘서 좋았다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는데, 나는 이게 참 좋았다. 누구에게나 기분 나쁜 일은 일어날 수 있고, 또 같이 욕해주는 사람은 있을 수 있다. 같이 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 사람 역시도 다른 사람의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뜻일테고, 그리고 그런 사람이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에 좋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이지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내게 주어진 것, 내게 있는 것, 사실 그렇게 큰 게 아니지만 그걸 인지하고 좋다고 느낄 수 있는 건 진짜 너무 좋은 것 같아. 나는 이것이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 어제 그 포스팅을 보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아, 나는 이런 거 너무 좋아하고, 이런 걸 느끼는 사람을 좋아해... 내가 친구하고 싶어서 손을 내민 게 괜히 그런 게 아니었어... 새삼 느꼈다. 이런 좋은 것들은 나한테 오래 잔상을 남기는데, 어제 그 글을 읽은 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그거 너무 좋아...하고 있다. 아침에 B 랑 통화하면서도 이 얘길 하면서, 그런 거 너무 좋아! 했다.
- 그러고보면 B 는 여러가지면에서 쿵짝이 잘맞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통화중에 내가 회사동료를 만났고 그래서 끊어야 한다고 말하자, 시무룩해 하는거다. 그래서 내가 시무룩하게 전화 끊으면 안된다고 그랬더니 갑자기 깨발랄한 목소리로 끊어 이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끊어 이러고 끊을 때 내가 말 예쁘게 해야지, 이러면 끊어~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내가 말할 때마다 말투 바로바로 바꿔서 말 들어주는 거 너무 예쁘고 고맙다. 되게 아무것도 아닌데 히죽히죽 쿵짝 잘맞네 ㅋㅋㅋㅋ 막 이런 생각 들고 ㅋㅋㅋㅋㅋㅋㅋㅋ약간 우리 덤앤더머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아주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는 알라딘에 페이퍼 쓰러 가야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