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6. 08:53

어제는 왜때문인지 양념갈비가 너무 먹고 싶었다. 점심 때부터 먹고 싶었는데 퇴근 무렵까지 그 욕망이 사라지질 않아. 아니 이것은 그저 식탐이라 불러도 좋겠지... 어쨌든 너무 갈비가 먹고 싶은데, 나는 요가를 가기 위해 요가복을 넣은 가방을 가져왔고....그래서 얌전하게 요가를 가자, 하고는 저녁을 간단하게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햄버거를 먹자.... 결론 내리고 있었는데, 아아, 머릿속에 너무 갈비갈비 한것이야... 안되겠다, 갈비를 함께 먹을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갈비를 먹고 요가를 포기하겠어! 하는 마음이 되었는데, 꼭  그만큼의 크기와 강도로 요가를 가고 싶기도 했다. 8월달엔 스케쥴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p 쌤의 수업인지라, 너무 듣고 싶었던 거다. 게다가 수업도 테라피였어..p 쌤에 테라피... 듣고 싶다...그런데 갈비 먹고 싶다..... 좋다, 갈비 먹기에 도전했다가 성공하면 요가를 포기하고, 갈비가 실패하면 요가를 가자, 뭐가 됐든 내가 하고 싶은 건 하는 것이다!! 하고는, 급작스러운 갈비욕망이니만큼 메신저 창을 켰는데, 이미 여섯시가 넘은 시간이라, 남아 있는 사람이 e 뿐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e 만 남아있는 게 아니었어도 e 랑 먹으려고 생각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래서 e 에게 물었다. 나랑 오늘 갈비 먹을래? 라고. 그렇게 묻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안된다고해)

(안된다고해)

(안된다고해)


요가를 가고 싶은 마음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그러니까 만약에 또 안된다고 했으면 히잉 갈비... 하고는 시무룩해했을 것이다. 어쨌든 e 는 좋다고 했고, 그렇게 나는 갈비를 선택하고 요가를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사이좋게 갈비집에 가서 갈비를 먹고 소주를 마시는데, 중간에 너무 화장실이 가고 싶은거다. 그런데 이 식당에서 한 번 화장실을 이용해본 적이 있던 e 는, '차라리 회사 화장실 다녀와라, 여기 한 번 가봤더니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화장실이다' 하는 게 아닌가. 마침 회사에서 가까운 고깃집이었던 터라, 알겠다 그렇다면 기다려라, 하고는 다다다닥 뛰어서 회사 화장실을 갔는데, 이왕 이용할 거 내 사무실이 있는 층을 이용하자, 하고는 불꺼진 복도에서 내 사무실이 있는 층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으음, 그런데 술이 끝나는 분위기이고, 시간이 어쩌면... 요가를.... 마지막타임을..... 갈 수 있을지도 몰라? 하는 마음에, 사무실에 두었던 요가가방을 다시 챙겨가지고 고깆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조금 더 얘기하면서 속으로 '술 마셨으니 가지마, 술 먹고 동작 잘못해서 몸 망가질 수 있어, 가지마, 깨끗이 포기하고 오늘은 그냥 고기 먹고 쉬는 날로 정해' 라고 했는데, 끝나고 집에 가는데 시간이...뭔가...간당간당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래, 그렇다면, 지하철역에 딱 도착했는데 옷갈아입고 세수할 시간이 있다면..그렇다면 요가센터로 올라가고, 너무 빠듯하다면 얌전히 집에 가자, 갈등하지 말고 집에가자!! 하고 스스로 마음을 정했는데, 아니... 오금에서 5호선을 타려고 했더니......12분을 기다리라는거야? 


12분?


12분이면 망한다. 12분을 기다렸다 열차를 타면 백퍼 요가를 못간다. 아아, 머릿속에서 시간 계산했더니 오, 절대 안돼! 그렇다면 포기하자, 그냥 열차 타고 얌전히 집에 가자, 라고 2분간 지하철 기다리고 서있다가, 


가고싶어

가고싶어


하는 마음이 되어서 계단을 다다다닥 올라가 지하철역 바깥으로 나가서는 잽싸게 택시를 잡아타고 요가센터에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내게서 고기랑 술냄새가 날텐데, 요가는 호흡이 중요한데, 아아 민폐를 엄청 끼치겠구나 싶어서, 일단 가자마자 양치를 다다다닥 하고, 클린징하고 세수를 하고 발을 닦고, 그리고 딱 스튜디오에 들어갔는데, 오오, 향초를 켜두고 있었던 거다. 아마 전타임에서부터 켜둔 것 같았는데, 그 향이 자체로 좋기도 하고, 덕분에 내게서 나는 냄새를 지울 수도 있어!! 좋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다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수업을 들으려는데 어? 왜 p 쌤과 s 쌤이 다 있지? 연속 다 p 쌤 수업이라 s 쌤이 보이지 않는게 맞는 것 같은데? 하고는 리셉션에 있는 시간표를 다시 확인해봤는데, p 쌤의 연속수업이라 생각했던 건 나의 착각, 내가 잘못본 것이었어. 내가 지금 들으려는 건 s 쌤이었던 거다. 윽... 괜히 열심히 왔네. 오지말걸... s 쌤 너무 좋지만, 이 쌤 수업 너무 수강생 많아서... 가급적 듣지 말자 생각했었는데, 으윽... 하고는 수업을 기다리는데, 이게 너무 늦은 마지막 타임이라 그런지 평소의 s 쌤 수업에 비해서 회원수가 확 줄은거다. 오예! 그리고 빈야사 수업인데, 지난 달에 빈야사 못들어서 좀이 쑤셨던 바, 으악, 너무 좋아! 하면서 몸 쫙쫙 펴지고 그러는 거 너무 씐나고. 힘들어서 신음소리 내는 바람에 선생님이 옆에 와서 "회원님, 괜찮으세요?" 묻기도 했지만, 나는 또 오랜만에 '아아 요가 너무 사랑해 요가 좋다' 하는 마음을 또 갖게 되었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빈야사 너무 좋고요, s 쌤 너무 좋고요. 이 수업을 들어봤기 땜시롱 나는, 이번 달엔 이걸 계속 들어야겠다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함. 너무 늦지만, 그래서 자는 시간도 늦어지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이니까.... 

그렇게 씐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아, 빈야사 수업 너무 좋아.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듣길 잘했어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어쨌든 그래서 내가 어제 하고 싶었던 갈비와 요가 모두 잡았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닷!!



그나저나 술 취하면 너무 요가하고 싶어서 돌아버릴 것 같다. 어제도 안할려고 가방 두고간 거였는데 술 마시고 가방 찾아왔어. 아 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몇 년전에도 술 마시고 스쿼트 하다가 며칠동안 허리를 못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주 운동 나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지간에 이번주 목표는 월,화,수,토 이렇게 가는 거였는데, 월화를 지켜냈다. 오늘은...엄마가 가지 말라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너무 압박감 느끼는 것 같다고 가지말고 쉬라고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쉴까 이 생각도 들지만, 목욜에 못가고 금욜엔 내가 싫어하는 밴드 수업이야..... 소도구 필라테스.. 싫어........ 오늘 안가도, 토요일 가면 일주일에 세 번은 가는거지만..... 지금 좀 흔들리긴 하는데... 아 모르겠다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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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9. 5. 10:41

방금전에 일기 하나 써놓고나서 뭘 잘못 눌렀더니(요즘 티스토리 디자인이 바뀌었다 --;;) 블로그 관리로 들어갔고,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블로그 유입경로를 보게됐는데, 얼라리여???



섹스중 욕... 으로 검색해서 여기에 들어왔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들 사는 거 다 비슷비슷한가..(응?) 그리고 섹스밝히는 여자....로 들어왔다니, 왜죠? 왜때문이죠? 제가 뭘 그렇게 밝혔나요? 소화안될 때 섹스는...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들 뭘 검색하고 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블로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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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9. 1. 09:14

-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8월달에 죄송하지만 인세를 줄 수 없다는 거였다. 좀 기다려 달라고... 아, 우리 출판사, 사정 너무 안좋은가 보다. 9월 초에 s 교수님 책 나올 예정이라 했는데, 그거 나오면 나아지려나. 지명도 있는 분의 글이니까... 흥해라, 출판사여, 나한테 인세를 줄 수 있도록. 흙 ㅠㅠ

사주봤을 때 8월달에 받는다고 했는데, 아아, 틀린 것이여? ㅜㅜ

그렇지만 보면, 시간적인 건 꼭 맞진 않았었어. 이를테면 B 랑 헤어지고 힘들어서 갔을 때, 2월달에 헤어지는 걸로 나왔고 바짓가랑이 붙들어도 헤어진다 그랬는데, 내가 그랑 헤어진 건 3월이었지... 

그래, 8월은 아니지만 받을 수 있을 거야. ㅠㅠ 

그거 생각하고 질러놓은 것들 때문에 내가 지금 재정적으로 너무 메롱된 상태인 것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 한 번 버텨보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온라인 상으로만 알고 지내긴 했지만, 어쨌든 알고 지내다가 개빻은 댓글을 비로그인으로 달길래 내가 비로그인 댓글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연락처를 서로 알고 있었고 가끔 문자를 주고 받았었던 사람이라, 그후로 연락처도 차단해버렸고. 그런데 보란듯이 또 비밀댓글이 달렸어... 

나는 한남들의 가장 큰 문제중에 하나가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라고 본다. 거절당했어. 거절당한 자신을 좀 인정하란 말이야. 헤어지자는 애인을 찾아가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다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이잖아? 좀 받아들여, 거절당한 자신을.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나도 당신도 다른 사람들에겐 모두 인간1, 인간2가 되는 거라고. 나를 비롯해서 어떤 사람이라도, 누구에게나 거절 당할 수가 있어. 그러면 그냥 좀 받아들여. 차단 당했으면 연락하지마. 차단은 연락받기 싫다는 거잖아, 연락 하지도 않겠다는 거잖아? 



- 어제 만난 분은 나를 무척 애정해주시는데, 어제 내가 예약 잡아놓은 레스토랑에 와서는 한참을 기뻐하셨다. 아니, 이런 데를 오다니, 너무 좋다 이러면서 너무 좋아하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대화중에 느낀건, 어떤 커플이든간에 오래 지속되려면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별 거 아닌 사소한 일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것. 이게 의외로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아는 여자1의 경우에도 결혼 후에 남편이 대화를 완전 끊어버렸다며(처음 연애하자고 할 때는 엄청 말 많이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혼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던 적이 있다. 그 사람, 지금은 잘 살고 있나...  어쨌든 이야기를 잘 나눌 상대가 있다는 거 너무 소중한 것 같다. 사실 그거면 삶을 지속하는 데 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모두에게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나한테는 이게 좀 중요한 것 같고, 그게 되는 사람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 나랑 계속 알고 지내고 친하고 다정하게 지내는 이들은, 이게 되는 사람들이라서 너무 좋다. 사람은 결국 자기에게 맞는 사람들만을 남겨두게 되는 것 같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내가 좋아서 한 행위가, 나에게 소중한 인연들을 참 많이 가져다 주었다. 그러고보면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게된 사람들이네. 심지어 B 조차도 알라딘에서 만났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제 만난 분도 알라딘에서 만났고, 화요일에 만난 친구도 블로그로 알게 되었지. 샹그릴라도 온라인에서 만났고, 노가리 모임도 알라딘에서 만났어...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는게 이렇게나 중요하구나.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니까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만나게 돼. 좋군..


그렇지만 요즘 회사에서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읽고 쓰기를 중단한 상태다. 얼른 다시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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