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7. 10:56

- 며칠전에 타미가 팔이 아프다해서 병원에 갔고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성장판이나 뼈에는 이상이 없으나 근육이 아픈 거라 했단다. 오른 팔을 많이 써서. 푹 쉬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래서 여동생은 피아노와 태권도를 일주일간 쉬자고 했다. 이에 타미는 쉬는 중에 태권도 심사 있는데 어떡하냐며 걱정을 했고, 여동생은 재심사가 있다 답했단다. 그래도 사범님께 전화해서 재심사 정말 있는지 확인해달라 했고, 직접 사범님하고 통화도 했다는데,


아아, 이 아이는 정말이지 제엄마를 꼭 닮아서 욕심이 무척 많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반드시 잘해야 하고, 또 엄청 노력을 한다. 지난번에 내가 갔을 때도 쉬지 않고 피아노를 치다가 나와서 놀다가 또 들어가서 피아노를 치다가, 바깥에 나갈라치면 줄넘기를 가져가서 줄넘기를 또 열심히 하는 거다. 뭐든지 다 너무 열심히해서, 고작 여덟살인 아이가 이렇게 열심히해서 어쩌나 싶은 거다. 그런데 쉬라고 해도 쉬지를 않고 자기가 막 다 하겠다고 해 ㅠㅠ 야, 너 여덟살이야, 쉬라고, 막 그렇게 다 최선을 다하지마 ㅠㅠ


여동생이 그랬다. 여동생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공부를 해서 전교1등을 했고, 장학금을 받았고, 생물과 수학을 전공한 거다.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팔 근육이 아프니, 하지마, 열심히 하지말란 말이야 ㅠㅠ 


이 얘기를 지난 주말 창원에서 친구들 만나 하니 "너랑 똑같다!"고 입을 모으는 거다. 으응? 그게 뭔소리여...나는 뭐든 대충 하고 노력을 싫어하는 사람이야...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야...라고 답하니, 너 요가한지 한 달 됐는데 너무 잘하고 싶어한다는 거다, 고작 한 달인데..아아, 내가 요가에 있어서 너무 초조했나, 너무 급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야....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어쨌든 이 여덟살 아이가 너무 뭐든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해서 나는 좀 걱정스럽다. 이 아이가 이렇다가 확 지쳐버리면 어떡하지...




- 얼마전에 트윗에서 본 후로 상대와 나의 파장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위 '잘 맞는다'는 거. 맞는다는 거랑은 좀 다른 개념인것 같긴한데, 이 파장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분명히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한가득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남 후에 공허하고 에너지 빨리는 경우가 있었던 거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분명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데 웃거나 기쁜게 아니라 '힘들다'는 생각을 했던 거였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울적한 글을 썼었지... 그래서 그를 만날 때는 항상 '만나기 전'이 제일 좋았더랬다. 만나러 가는 길, 내가 먼저 도착하면 그를 기다리는 시간, 혹은 그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내가 거기로 가는 길, 이 가장 좋았고, 만나고 집에 갈 때면 축 쳐지게 됐달까. 그는 나에게 아직도 '좋았던, 좋아했던 남자'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언제나 집에 돌아가는 길을 지치게 만들었던 남자로 기억되기도 한다. 나에게 나쁜 말을 했던 것도 아니고, 얘기하면서도 분명 좋았는데, 그러니까 또 만나고 좋아하고 그랬던 건데, 집에 돌아가면 지쳐...


이런 면에서 B 는 나랑 가장 파장이 잘 맞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를 만나면 집에 돌아가는 길이 매우 신났고, 대화를 나누고나면 자기 전에 웃으면서 잠들 수 있었던 거다. 채워지는 느낌 같은게 있었는데, 오죽하면 연인으로 지내다가 헤어지고나서 6개월만에 연락했을 때, 전남친과 전여친의 포지션으로 통화할 때, 6개월만의 통화인데도 얘기하다가 절로 신이났던 거다. 전화를 끊고나서도 한참을 웃음기를 잃지 않고 '이건 뭐지, 헤어진 사이가 뭐가 이렇게 신나' 했던 기분을 트윗에 썼던 걸 기억한다. 이게 어느 한쪽만 에너지가 채워지고 어느 한 쪽은 쪽 빠질 수도 있는데, B의 경우에는 나처럼 채워지고 있다는 게 내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문자메세지든 통화든, 대화를 하다보면 둘 다 기운이 막 상승되는 게 느껴지는 거다. 어? 이사람도 지금 즐겁네? 하는 거. 어쩌면 그래서 나는 그를 더 사랑하게 됐었는지도 모르겠다. 에너지를 빨아가는 게 아니라 채워줘서. 이게 무슨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한다고 채워지는 것도 아니고, 기운내 으쌰으쌰 이런다고 채워지는 게 아니고, 그냥 사소한 얘기라도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건데, 그래서 누구나랑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러고보니 우리의 지난번 마지막 통화, 그만두기로 결정했던 통화에서도 그랬다. 그만두기로 결정하는 통화였는데, 얘기하다가 또 '야 이러다가 우리 내일도 통화하고 모레도 통화하고 또 그렇게 돼' 했던 거다.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그 때문에 힘든 적도 있고 아팠던 적도 있고 화났던 적도 있지만, 사실 그런 일은 억지로 기억해야만 기억나고, 대체적으로는 생각하다보면 웃게 된다. 


오늘 다른 데 적어둔 2012년 일기를 보게 됐는데, 거기엔 내가 바라는 바가 적혀 있었다. 읽다보니 그때 내가 바랐던 것보다 더 많은 걸 나는 그로부터 얻었고, 와, 좋은 시간이었네, 하면서 또 웃을 수 있었다.





- 그리고 나의 브라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노믄 시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추리소설 쪽만 파가지고, 집에 있는 추리소설을 나도 읽지 않은 채로 녀석이 먼저 읽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에 내가 읽으라고 준 게, 나도 몰랐는데, 단편집이었는가 보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한 열흘에 한 권 정도 책 읽나.... 진짜 책 몇 권 읽지도 않으면서 지가 엄청 독서베테랑인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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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9. 17:26

2017년 사주를 인터넷에서 보고 출력해놓고서는 가끔 꺼내 들여다보는데, 앗, 6월이 어떻다 그랬지? 하고 들여다보니 좋다고 되어 있다. 6월부터 내 운세 완전 쭉쭉 뻗어나가는데, 아니, 근데 언제? 벌써 6월 중순이 지나버렸구먼?



<새순이 솟아나고 땅에는 푸른 기운이 감도는 형국입니다. 만물이 활기를 띠듯이 나의 기운이 그러하니 모든 것이 새롭고 활기차게 진행 될 것입니다. 자신이 노력하여 얻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운수가 대통합니다. 지금이 시작이니 서둘러서 낭패 보는 일을 경계하시고 순리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재물은 저절로 쌓일 것이니 구태여 추구하면 오히려 달아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아니, 그러니까.... 언제? 재물은.....언제? 나 아직 재물이 없는딩? 재물 언제 들어와? 그러나 구태여 추구하지 말라 하였으니, 구태여 추구하지는 않기로 한다. 그런데 구태여 추구하지 않는데 대체 재물이 어디서 샘솟는담? 어떻게 저절로 쌓여????? 아무튼지간에 내일이 벌써 20일이고, 이제 6월 열흘 남았는데....푸른 기운은 어디 있으며 무엇이 활기차게 진행된다는 것이야....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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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8. 20:05

-금요일 요가는 21:20 시작이었다. 집에 와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남았고 피곤했던 나는 침대에 누워서 15분간 휴식을 취했는데, 알람이 울려 일어나려니, 아아 깜빡 졸았고 가지말까, 하는 생각에 몹시도 흔들렸다. 그렇지만 목요일에도 안갔으니까...하고는 나를 달래 요가하러 갔다. 금요일 요가는 핫요가인데, 이번주 까지가 세번째 시간이었다. 3주가 되도록 금요일에는 빠지지 않고 간거다. 처음 금요일에 갔을 때는 하다가 도중에 어지러워지기도 했고, 하고 나서는 곧 쓰러질 것만 같았으며, 집에 돌아와 아주 뻗어버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점심 때가 되도록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건 운동을 해서 근육통이 있어서가 아니라, 운동을 잘못한 반응이었다. 첫 금요일 수업이 끝났을 때 완전 힘들어하는데 쌤이 몸에 열이 너무 많았다며 호흡 제대로 했냐고 묻는 거다. 정신차려보면 제가 숨을 참고 있더라고요, 답했더니, 핫요가에서는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하다는 거다. 사람이 동작 따라하다보면 잘 안되고 또 안되다 보면 숨을 참게 되어 있는데, 동작을 못하더라도 호흡을 꼭 해줘야지, 안그러면 몸 안의 나쁜 열이 몸에 그대로 쌓여서 악영향을 준다는 거다. 그리고 저혈압인 사람은 어지럼증까지 느낀다고. 아아, 그래서 내가 어지럽기까지 했구나.  그 나쁜 영향으로 다음날 진짜 꼼짝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던 거다. 


그래서 두번째주의 핫요가 수업에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서 호흡 안하면 나 더 나빠진다, 하는 생각으로 죽어라 하고 호흡에만 신경썼다. 동작은 엉망이었지만, 끝나고 나니 지난번처럼 죽을것같은 기분은 아니었다. 선생님은 지난번보다 훨씬 열감이 덜하다며 호흡에 신경쓴 모양이라 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세번째 시간에 호흡에 신경쓰면서 동작을 하는데, 여전히 요가를 못하는 나이지만, 어? 지난번보다 '덜' 못하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스스로 드는 거다. 나, 조금 나아지고 있는건가? 지난주에 비하면 못하는 강도가 덜해진 것 같은데...이것은 나의 느낌적 느낌인가?? 기분탓이가?? 했는데, 수업이 끝나고 쌤이 나에게 '지난번 보다 좋아지신 것 같아요!' 하는 거다. 아아, 그 때의 폭풍감동이란.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너무 감격에 겨워서 네..라고만 했는데, '지난번처럼 막 쓰러지시지도 않고요' 하시는 거다. 흑흑. 네, 하면서 나는 정말이지 너무 고마워서, 그러니까 계속 내 자세 잡아주고 나 이렇게 초큼 나아진 거 알아봐준것 모두가 너무 고마워서, 고맙습니다, 했다. 고맙습니다 말고 다른 말이 나오지가 않았어. 흑흑 ㅠㅠ 그랬더니 쌤은 '거봐요, 금방 좋아지시잖아요' 하는 거다. 


선생님 사랑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 그렇게 말해주어 고마워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나 그런 말 필요했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선생님 럽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힘든 금요일 하고 난 다음날, 나는 가뿐하게 일어났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 헤헤헤헤.



- 토요일 아침에는 꿈을 꿨는데 꿈에 금발의 백인 남자가 나왔다. 꿈속에서도 나는 '이 남자를 어디서 봤더라?' 했는데, 아마도 그 뭣이냐, 뭐지, 아, [비정상회담] 거기에 나오는 백인중 한 명인 것 같았다. 어딘가에서 짤로 봤던 사람인 것 같아. 아무튼 이 남자가 나랑 몇 번 만났는데(물론 꿈에서) 나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나한테 결혼을 하자고 하는 거다. 꿈에서의 그는 너무나 젠틀하고 페미니즘도 장착되어 있고 뭐하나 흠잡을 데 없는 남자였던지라, 알겠다 너랑 결혼하겠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엄마 생각을 했다. 일전에 엄마가 나와 함께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서, '너는 그렇게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외국인 하나 애인으로 못사귀냐' 했던 것. 그때 '엄마 내가 외국인 남자 데려와도 허락할거야?' 했더니, '너 아무나 데려와도 허락할테니까 제발 결혼해' 했던 거다. -0-

그렇게 말했던 엄마지만, 내가 진짜 외국인을 데려갔을 때 허락할까?? 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결혼하기로 한 그 남자와 나는 섹스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섹스를 하는데 세상 환상적인 거다. 그래서 내가 '야, 내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섹스다!!'하고 흥분해 있는데, 아니 이놈이 중간에 멈추고 저리 가버리는 거다.


읭??



의아했던 나는 그에게로 가서 대체 왜 중간에 멈춘 거냐 물었다. 그러자 그는 '결혼전까지 너를 지켜주겠다' 라고 하는 거다.


읭?????????????????? 얘 이런거 대체 어디서 배워온거지??????


아무튼지간에 그래서 끝을 보지 못하고 꿈에서 깼는데, 깨고 나서 너무 웃겨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혼자 웃었다. 아니 최근에 한국중년남자들 너무 싫어서 욕하고 다녔더니 꿈에서는 외국인이 나왔나 보네 ㅋㅋㅋㅋㅋ 이러면서 혼자 웃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다가 오후에 친구를 만나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 얘기를 했다. 친구도 그 책을 읽었고 나도 읽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러다가 그 책 속에 등장하는 한 커플에 대한 얘길 했다.


커플중에 남자는 바람둥이었다. 자주 여자친구가 바뀌는 그런 바람둥이. 그런 남자가 절실하 크리스찬 여자를 사귀게 됐는데, 이 여자는 밤열시 전에 꼭 집에 들어가려 하고 주말에는 내내 교회에서 사는 거다. 그리고 남자에게 스킨십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은 결혼을 해야만 키스를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자 이 바람둥이 남자는 그녀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이 바람둥이 남자가!!


이 얘기 하다가 퍼뜩, 아, 그래서 그런 꿈을 꿨나보다!! 했다. 꿈에서 그 남자가 중간에 섹스를 멈춘 게, 이승우 책 때문이었구나, 이러면서 친구랑 깔깔대고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저것 복합적으로 섞여서 나온 꿈이구먼.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에 대한 얘기는 좀 할 게 많은데, 이건 봐서 알라딘에 페이퍼 쓰던가 해야겠다. 친구가 나의 열등감에 대해 정확히 짚어줘서 또 아팠어... 우리는 질투와 열등감에 대한 얘길 했다. 



-맥북에서 글 쓰거나 읽을 때 블럭 지정하는 걸 알 수가 없어서 지난번에 네이버에 검색해서 알아놨었는데 또 까먹었네. 아 맥북 진짜 내가 뭘 할 수가 없어. 어려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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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