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8. 09:39



J 는 이사 준비중이라고 했다. 먼 데로 갈 거라고 했고, 먼 데로 가서는 나를 초대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J 가 말하는 먼 데가 다른 사람이 말하는 먼 데랑은 다른 의미일 거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오늘, 이사를 마친 J 로부터 연락이 왔다. 도착했다고. 


다른 나라였다. 내가 추측한, 그 멀고도 먼 다른 나라.



마음이 아주 많이 이상하다.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다. 웃고 싶다가 울고 싶다가 그런다. 이 모든 감정들이 막 섞여서 커다란 덩어리가 되어 심장 속에 쿵- 하고 내려앉아 박힌 것만 같다. 아, 이 마음은 대체 뭘까. 오늘 일이 많은데, 아무것도 못하겠다. 아 뭔가 울고 싶어.


언젠가 기필코 내가 그곳에 너를 찾아 가리라고 얘기했다. 와인을 한 병 선물로 가지고 갈거라고도 말했다. 만나게되면 울다가 웃다가 할 것 같다. 본인 입으로 말한 그 극단적인 선택을, 나는 응원한다.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곳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들을 지켜보며 나에게 폭풍 문자를 날리는 J 에게 정착하게 되면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잘 먹고 잘 지내고 잘 웃고 있으라고도 했다. 


우리에겐 먼 거리가 있을 것이고 시차가 있을 것이다.



아 마음이 너무 이상해서 미치겠다. 축하하고 싶고 슬프기도 하고. 혼자서라도 잔을 들고 J 에게 건배하고 싶다. 한 편 J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멀리, 아주 오래 걸렸지만, 닿을 곳에 가 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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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