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은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 대사를 읊은 주인공처럼 풋푹하게 젊은 남자가 아니더라도, 사랑의 백전노장이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게 사랑의 속성이라는 환상을, 미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감정처럼, 사랑이라는 감정도 계속 움직인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이지만, 그 흐름이 향하는 "사랑하는 이"가 바뀔 수 있다. 그럴 뿐 아니라 그 강물의 온도도 늘 같지 않다. 어느 날은 90도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60도나 70도고, 때로 30도로 내려가는 날도 있다. 물은 100도가 돼야 끓는다. 99도에도 끓지 않는다. 펄펄 끓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90도의 사랑에도 사랑이 변했다고 느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늘 움직이고 변하게 마련인 사랑의 속성에 마음이 불안하게 요동친다. (p.176-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