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3. 09:36

- 일전에 보쓰는 술에 잔뜩 취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말을, 수행비서님으로부터 들었다. 보쓰는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고 필름이 뭉텅 끊겨버린 것 같은데, 자신이 너무나 취했었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고 있었는지, 그 다음날 수행비서님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너는 나 술마실 때마다 옆에 있어야 해."


아놔 씨발 .. 저게 말이야 방구야. 수행비서님은 아예 포기한듯 하다. 그러면서 내게 말하길, '주말만이라도 술 안마셨으면 좋겠어요' 한다. 아, 보쓰여... 이 사람아...... 사람이 좋을 때, 잘해줄 때, 더 잘해줘야 하는 거야. 그렇게 막 부리면 안돼. 니가 술마시면 니 몸은 니가 가눠야지, 어디서 누구한테 옆에 있으라 마라야. 그렇게 몸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마시지마, 왜 다른 사람한테 민폐야. 아, 너무 딥빡침이 온다... 세상은 왜이렇게 구질구질할까.



- 보쓰는 모임이 잦다. 다음주에도 여러명이 저녁 예약이 되어있는데, 이들과는 종종 만나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함께 골프를 치러 가기도 한다. 보쓰는 나의 아버지보다 한 살 많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들었다. 내가 저 나이가 되도, 그러니까 앞으로 20년 30년 뒤에도, 마음맞는 누군가와 여전히 만남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 그 때 되면 전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을까? 혼자 보내는 많은 시간들 속에서 가끔 누군가와 만나 즐거운 수다를 떨 수 있다면, 그 삶은 그 자체로 완벽할 것 같은데. 내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럴 수 있을까?



- 어제는 잠을 잘 못잔 탓인지, 오늘 아침 컨디션이 진짜 엉망이다. 마침 생리전증후군도 겹쳤는데, 어쩌면 이것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인지도 모르겠고. 다리도 쑤시고 자꾸 눈물이 나고, 그냥 말을 하기가 너무 힘들고 허리도 뻐근하다. 집에 가고 싶어. 생리전증후군에 시달릴 때면 늘 힘들었지만, 이번엔 다른 때보다 더 힘드네. ㅠㅠ 힘들어 ㅠㅠㅠ 어제도 출근하고 퇴근한 게 전부였는데 집에 가서 진짜 몸이 천근만근 이었다. 움직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 ㅠㅠㅠㅠㅠㅠ 오늘은 아침부터 이러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자꾸만 나를 저격하는 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서, 아 이 사람 대기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뭔가 하나 크게 잘못하기를 바라는 사람 같다. 그러면 바로 그 때 '거봐, 너 이럴 줄 알았어' 하려는 느낌이랄까.  오늘은 그 글을 보고 진짜 몹시 피로했지만, 나는 꾸준히 나의 길을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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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