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1. 09:21

B랑 며칠간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고 앞으로 며칠간도 그럴텐데, 이게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시간을 같이 보내기전부터 내심 기록해두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먹을때마다 사진 찍는 게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데, 다른 기록방법이 별로 생각나질 않아,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기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몰아서 올리면 사사로운 것들이 기억나지 않을 것 같아 좀 나눠서 올려야겠어...

아, 난 너무 치밀하구나. 참 계획적이야...




7/18 토요일 저녁. 이날은 미리 예약해둔 참치집으로 갔다. 참치 코스요리를 먹었는데, 우리는 코스중 가장 저렴한 3만원짜리를 시켰다. 가장 저렴한건데도 회가 나오기전에 무려 차돌박이가 나오고(!!!) 차돌박이랑 같이 구워먹으라고 버섯과 백김치가 나온다. 만쉐이! 무슨 죽도 나왔는데 그게 무슨 죽인지 지금 기억이 잘 안나네? 여튼 죽도 먹고 차돌박이도 먹고하는 중에 고동인가, 여튼 어마어마하게 큰 소라같이 생긴 거 회가 나왔다. 그래서 그것도 다 먹었더니 이렇게 참치회가 똭- 

참치집에가서 이렇게 참치회를 먹은건 처음인데, B가 색이 연한것부터 먹는거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김에 무순과 넣어서 싸먹는 것도. 그래서 그렇게 다 먹고나니, 아니 이 참치집이, 회를 리필해준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필요까진 없었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걸로도 충분했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해물누룽지탕과 새우튀김도 나왔단 말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엄청 실한 참치회 코스였다. 소주 두 병까지 마셔 고작 68,000원! 가격대비 겁나 만족스러워서 먹으면서 e 도 데리고오고  D님도 같이 와야겠다 생각했다. 장소가 양재동이다 보니 다른 친구들 데리고가기는 좀 거시기하고..




7/19 일요일 점심. 사실 아침도 아지매국밥으로 먹었는데 끼니때마다 사진 찍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여튼 평냉 먹으러가자 해서 가장 가까운 평가옥으로 갔는데, 이날따라 유독 맛이 별로였어...이상하게 다 못먹겠더라. 




7/19 일요일 점심. 역시 평가옥에서 냉면 먹기 전에 먹은 편육인데, 편육도 딱히 맛있진 않았다. 제육은 을지면옥,평가옥,장충동평양면옥에서 먹어봤는데, 내 입맛에는 장충동평양면옥이 제일 부드럽고 따뜻하고 맛있었다. 여튼 이날 평가옥은 전체적으로 좀 별로였어....




7/19 일요일 간식(응?) 냉면을 먹고 들어와서 간식으로 선물 받은 치즈와 내가 싸온 체리, B 가 준비해온 와인을 마셨다. 뭔가 메달이 잔뜩 붙은 와인인데, 그 메달이 뭔지는 굳이 보지 않았다. 혀를 톡톡 쏘는 와인이었다. 탄산이라 쏜 게 아니라, 음, 그런 쏘는 느낌이 있는데. 여튼 저 치즈가 겁나 맛있음. 그런데 와인을 마시자 금세 엄청 더워져가지고 ㅠㅠ 에어컨을 틀어두었는데도 더워더워 ㅠㅠ 후다닥, 두 잔 마시고 막 샤워함 ㅠㅠ 더워더워.. 저 치즈는 아직도 남아 있어서 오늘 아침에도 먹었다. 힛.




말랑이 복숭아를 좋아한다. 먹으면 추릅추릅 소리나고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그런 복숭아. 7/19 일요일에 저녁으로 김치닭볶음탕과 황태구이를 소주와 곁들여 먹고나서 실실 과일가게에 들렀다. 과즙 뚝뚝 말랑이 복숭아 좋아하는데 너무 비싸서 막 사먹지를 못하겠다고, 예전에 통화하다 말한 적이 있는데, 과일가게에 들러 B 가 복숭아를 무려 한 박스나 사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먹기에 좋은것 보다 며칠 두고 먹으면 더 맛있어지는 복숭아로 골라서는 숙소에 두고, 복숭아 먹으러 와, 라고 말했다. ㅋㅋㅋㅋ 저 복숭아는 그래서 산 일요일에도 먹었고, 어제 월요일에도 먹었고, 오늘 아침에도 먹었다. 츄릅츄릅 하면서,게걸스럽게.




7/20 월요일 저녁. 양재동 삼호물산근처 <마산아구찜>. 아구찜은 마산이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 여튼 매콤한데 짜지는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난 아구찜의 콩나물이 넘흐 좋앙 ♡




아, 진짜 B 랑 데이트 하면서 다이어트하며 뺀 살 다시 찌겠다 ㅠㅠ 저녁엔 가급적 탄수화물 안먹으려고 노력했었고, 잘 되고 있었는데, 일요일 저녁에 닭볶음탕과 황태구이에 공기밥 한그릇 다 비우고, 어제 아구찜에 볶은 밥도 먹음 ㅠㅠ 




일요일 저녁에도, 월요일 저녁에도 소주는 참이슬 클래식. 21도의 위엄. 취함.




7/20 월요일 점심. <장충동평양면옥>의 평양냉면. 아, 이날은 진짜 평냉이 맛있었어. 여기가 평가옥보다 훨씬 맛있었어. B도 훨씬 맛있다며 다 먹었고, 나도 다 먹었다. 만두도 시켜 같이 먹었는데, 만두 사진은 무슨 애벌레처럼 나와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평가옥에서 먹고 짜증났다가 장충동평양면옥에서 먹고 다시 평냉에 대한 애정 솟음.




7/21 화요일 아침. 출근준비를 마치고 실렁실렁 손잡고 나와서 스벅엘 갔다. 루꼴라치즈샌드위치랑 블루베리 베이글, 아메리카노를 시켜서는 함께 먹었다. 되게 좋았다. 샌드위치도 커피도 좋았고, 애인이랑 있는 것도 좋았고.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주먹으로 콩, 하고 애교스럽게(응?) B 를 때렸다. 그러자 B 가 '남자친구랑 아침에 샌드위치랑 커피 먹으니까 좋아?' 라고 물었다. ㅋㅋㅋㅋ 귀신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뭘 좋아하는지 다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내가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정성스레 삭삭 바르고 네 몫, 내 몫 하며 접시에 나누어 담아서는 하나는 내 앞으로 하나는 B 앞으로. 아웅 너무 좋았어. 히죽히죽 웃음이 날 정도로 좋았다. 사진에 나온 예쁜 손톱은 B 의 것.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우리가 비워낸 와인 두 병. 화이트 와인 한 병과 레드 와인 한 병. 아직 따지 않은 와인과 수정방이 있고 냉장고엔 호가든이 있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거 너무 좋아. 게다가 복숭아도 반박스나 남았어! >.<



매순간 너무 좋아서 아 정말 좋다 너무 좋다 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같이 스벅에서 일찍부터 샌드위치며 베이글을 먹으니 또 가슴속에 사랑이 폭발할 것 같았다. 다 먹고 사무실로 향하려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B 의 팔짱을 끼고 서있다가, 이 길로 남동생이 출근해, 하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B 가 '저 차 아니야?' 라고 한 차를 가리키는데, 헐,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욕텨나오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 차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완전 멘붕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운전하던 남동생과 내가 눈이 마주친건 아니지만, 아아아아 이게 뭐야, 어쩌지어쩌지.... 하다가, 아아, 봤을까? 하다가 '그러면 직원 우연히 만나 같이 간거라고 해야지' 라고 할랬는데, 내가 그 직원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그 직원이 모자에 반바지를...아아아아 안돼. 


사무실에 돌아와 마음을 가라앉히고 남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출근했어' 라고. 어제 집에 안들어갔으니 어떤 안부쯤이 된다고 하면 될텐데, 남동생으로부터는 이런 답장이 왔다. '뭔짓하고댕기는거니..' 라고....


아아, 이건 무슨 뜻일까. 어제 내가 집에 안들어온걸 말하는걸까 오늘 아침에 나를 본걸까. 아아 모르겠다. 아아아아 모르겠어.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근데, 내가 남자랑 아침에 팔짱 좀 끼고 있었기로서니, 지가 삼십대중반이고 내가 마흔인데, 뭐, 이런걸 가지고 아버지한테 이르길 하겠어 뭘하겠어? 그리고 아버지한테 이르면 또, 아버지는 나이 마흔인 딸한테 뭘 어쩌겠어? 내가 뭐 나쁜짓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불륜도 아니고, 내 애인 만나는건데, 응?


이랬다가 그래도 몰랐으면 좋겠다 싶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생각이 오전내내 반복되다가 에잇 씨발 막 이러고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오늘은 그래서 집에 가가지고 얼굴 좀 비주고 와야겠다. 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무실 E 도 나를 어제 점심에 봤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가운마음에 달려와 인사하려 했지만, 내가 남자만 계속 쳐다보고 있어서 뭔가 방해하는 느낌 들어 그냥 지나갔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년은 언제부터 남자바라기가된거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몰라 남동생이 봤나. 어쩌면 솔직히 말하고 돈을 좀 쥐어주는 게 나을지도....



잠시후면 점심시간. 오늘은 B 와 곤드레밥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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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