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ㄷ님의 인스타에 갔는데 ㄷ 님이 무쌍을 예찬하셔서, 아, ㄷ님, 저도 무쌍이에요!! 하고 뭔가 인정(!) 받고 싶은 마음, 애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무쌍을 증거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무쌍!
그나저나 아침에 다이어트 한다고 밥 대신 계란후라이 네 개를 먹었는데 아 속이 너무 부대낀다. ㅠㅠ 이제 아침에 계란 먹는 건 자제해야할 듯 ㅠㅠ 그러니까 좀 남길 걸, 그냥 엄마가 해줬다고 꾸역꾸역 다 먹었더니 힘들어 ㅠㅠㅠ 평소보다 양이 많길래 엄마 몇 개 한거야? 물으니 네 개 란다. 아, 남길걸..배터지겠네. 먹다가 도중에 질리더라. -_-
어제 칠살 조카가 네 살 조카를 때렸다. 내가 본 건 아니고 안방에서 나는 소리였는데, 칠 살이 노는데 네 살이 뭔가 함께 놀고 싶다고 칠 살을 방해한 모양. 신경질이 난 칠 살이 네 살을 때린 모양인데, 이에 여동생이 그 장면을 보고는 왜 애를 때리냐며 화가 나서는 칠 살 조카의 등짝을 때린거다. 나는 택배 보낼 게 있어서 거실에서 택배 포장중에 이걸 소리로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엄청 혼을 냈는데, 여동생이 평소에 저렇게 애한테 하는 모습을 보였던 게 아니라서 아, 칠 살이 네 살을 좀 심하게 대한 모양이다, 짐작은 했다. 그리고 씩씩대고 여동생이 거실로 나왔는데, 내가 '타미 울어?' 물으니 안운단다. 내가 좀 여동생 기분 가라앉은 다음에 말을 해야 하는데,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근데 동생아, 때리지 말라는 말을 때리면서 하면 어떡해?
동생은 이 말에 더 화가난 것 같았다. 언니가 못봐서 그런다며, 얼마나 화나는 줄 아냐고. 옆에서 내 엄마도 거드신다. 야, 손이 올라가는 때가 생겨.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데, 라고. 그래서 내가 '알아, 아는데, 나도 화날 때 있는데, 그래도 때리지 말라는 말을 때리면서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라고 말하니 여동생이 '그럼 언니가 어떻게 좀 해보던지!' 하는 거다. 나로서는 매일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어제 같은 경우에도 퇴근하고 와서 잠깐 보는 거라 딱히 더 할 말은 없던 상황. 괜히 말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진정된 다음에 말할 걸. 지금의 감정으로는 안들릴텐데.. 하고.
택배 보내러 편의점 다녀올게, 하고 나가려는데 여동생이 말을 건다. '언니 점심 뭐 먹었어?' 그러길래 응, 지도 나한테 빽-하고는 좀 그런가보구나 싶어, 낼름 대답했다. '응 곤드레밥과 김치찌개. 나는 세상의 모든 밥이 곤드레밥이었으면 좋겠어' 했다. 여동생과 엄마는 빵터져서 웃고, 엄마는 옆에서 '엄마가 곧 시레기밥 해줄게' 하셨다.
편의점에 가 택배를 보내고 돌아와서 씻으려는데, 엊그제 내가 스쿼트와 복근운동 하는 걸 본 네 살이 쪼르르, 이모 운동해, 하면서 조르더라. 그래서 알겠다고는 복근과 스쿼트를 하는데, 네 살이 꺅꺅 좋다고 소리지르고 깔깔 웃으면서 따라한다. 이에 안방에 혼자 있던 칠 살이 나와서는 같이 스쿼트를 한다. 너무 웃겨서 끝까지 하지도 못하고는 한참을 웃다가 샤워를 하고, 사과를 함께 잘라 먹고, 칠 살에게 밥을 먹이고, 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갑자기 아빠 보고 싶다며 우는 칠 살을 달래고, 그렇게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 여동생은 나랑 같은 시간에 일어나 자기네 집에 다녀와야 한다고 일찍 나갔다. 학교에 가서 연말정산 자료를 내고 와야한다는 것. 터미널에 일찍 도착했고 버스 출발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은터라 여동생은 우동을 시켜서 먹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 남매 톡방에 이런 메세지를 보냈다.
어제 칠 살 등짝 때린 건 언니 말이 맞음
그래서 내가 답했다.
응. 난 니가 맞다는 거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니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 내가 말한 건 내 실수라고 생각해. 너 감정 가라앉은 다음에 말했으면 너도 잘 받아들였을 거야.
내가 너무 이상을 좇는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실질적으로 육아를 해본 게 아니니까 바르다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고. 육아를 하다보면 지치고 괴롭고 화나고 우울한 일이 수시로 생길텐데, 이 일은 대체 왜이렇게 힘든가, 하는 일이 생길텐데,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보살도 아닌데 상대가 아이라고 해서 한없이 넓은 아량으로 보살필 수만은 없을 텐데, 나는 그보다 앞서서 '아이한테 그렇게 교육하면 안된다' 라고, 해보지도 않으면서 지랄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어제 잠들기 전에 했다. 육아를 맡은 사람도 생각이 있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을텐데, 옆에서 내가 잔소리 한 게 아닌가. 내가 그렇다면 여자들한테 맨스플레인하는 남자들이랑 별다를 바 없는 게 아닌가, 하고. 육아를 하지도 않으면서 육아 하는 사람을 가르치려 든게 아닌가...
뭐든,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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