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4. 14:06

-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일본공항 면세점에서 플레이텍스를 사려고 했었다. 뭐, 판매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는 거다. 두바이 공항 면세점에서 그걸 사왔었으니 일본 공항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 그러나 일본여행은 취소됐고, 그렇다면 나는 .. 어쩔까 하다가 검색해서 직구했다. 아마존 이런데 가서 직구해야 되나 싶었는데 쿠팡에서도 직구가 되더라. 정말 싫었지만, 회원가입을 하고 쿠팡에서 주문했다. 나는 당장 쓸 게 있으니 상관없는데 여동생 사서 주고 싶었다. 그래서 샀다. 다음주에 온단다. 


- 일본 여행을 취소하게 된 것은 아쉽다. 그래서 나는 취소하지 말고 그냥 혼자 다녀올까, 도 생각했고 취소하면서는 다른 날 언제 갈까, 를 생각하기도 했다. 일본이란 나라에 관심이 1도 없는데 오차즈케랑 우동, 라멘을 먹어보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내가 일본 여행을 취소하니 B 가 좋아한다. B 는 내가 일본에 가는 걸 싫어했다. 그래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 사실 조금 기뻤다고 말했다. 나는 '다른 때에 가려고' 라고 말하려다가 삼켰다. 그리고 '가지말자'고 생각했다. 거기 안간다고 내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거기에 가는 걸 별로 안좋아라 하는데, 그걸 내가 굳이 가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든거다. 나한테 뭐 많은 걸 바란 것도 아니고 이정도는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거니까. 굳이 내가 가겠다고 하면 그걸 또 가지말라고 막지도 않겠지만, 안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 굳이 가겠다고 할 것도 아닌 것 같다. 


- 지난 밤 꿈에는 호주에 가서 B를 만났다. 같이 마트에 가서 먹을 걸 잔뜩 샀다.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놓고 이제 어디 구경하러 나가자, 하고 말하면서 신나했더랬다. 그렇지만 나는 숙소 안에 있자고 했다면 더 신났을 것 같다. 꿈에서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냥 안에 있어도 나 완전 신나는데...더 신날지도 모르는데... 하고.... (응?)



- 금요일에 퇴근하는데 B 는 전화기를 통해서 '신해철'의 <절망에 관하여>를 불렀다. 그걸 듣는 내내 너무 좋아서 한참을 웃었다. 숨이 넘어갈만큼 웃었는데, 나로부터 소리가 나지 않자 노래를 부르던 그가 가만히 듣더니 결국 숨넘어가는 웃음소리를 듣고 '웃고있구먼' 했다. ㅎㅎ 그는 내게 8년전에도(9년전이 되었구나) 노래방에서 자신이 이 노래를 불렀었노라 했는데, 나는 기억이 1도 안나는 거다. 나는 기억이 전혀 안나, 당신이 일어나서 노래부르던 내 옆에 와 앉은 다음부터만 기억나, 라고 했다. ㅎㅎ 분명 좋아하고 있으니까 연인 사이가 된건데, 그래도 불쑥불쑥 아 너무 좋다, 하고 애정이 막 샘솟는 순간들이 더러 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내게는 그가 <절망에 관하여>를 부를 때가 그랬다. 아 진짜 너무 좋아서 좋다고 계속 말했다. 신해철의 노래라는 것도 좋고, 그가 나와 통화중에 편하게 부르는 것도 좋고, 그걸 또 열심히 부른 것도 좋고. 나는 정말 그가 이 노래를 부르다가 피토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니까.



- 토요일에 안방에 침대가 들어왔고, 또 어쩌다보니 육체노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날 식구들 다 같이 집 앞으로 고기를 먹으러 갔다. 별로 질이 좋지 않은 소고기였는데, 어쨌든 고기를 먹으면서 남동생에게 작게 말했다. 


"나는 내 애인이 신해철을 좋아하는 게 너무 좋아."


신해철을 그 누구보다 좋아하고 나와 같이 신해철 장례식에 다녀온 남동생이니만큼, 이 얘기에 같이 흥분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남동생은 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고기 먹고 시장 들르면 2차 안주하게 핫바 세 개만 사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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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내 얘기 들었어? 응. 근데 왜 같이 감동하지 않아? 핫바나 사와.

하아..너란 녀석은...



- 여동생은 이번 학기에 고3 담임을 맡았다. 학기초이니만큼 밤늦게 귀가할 때가 많은데, 일이 많아 힘들면서도 아주 즐겁단다. 아이들이 너무너무 예쁘단다. 그래서 신난다고. 여동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엄마가 말했다. '걘 교사가 천직인가봐' 라고.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되게 좋아해, 라고 하신다. 여동생은 체력이 약한데, 그래서 고3담임이라는 게 좀 벅차게 느껴졌는데, 재미있게 잘 하고 있다니 또 참 좋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여동생이 그렇게 지내고 있다니 참 다행이다. 좋다. 역시 내가 잘 지내는 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일임과 동시에 큰 일인 것 같다.



- 아이폰 케이블이 망가져서 며칠전에 새로 주문했는데, 아이폰 케이블이 원래 약한가보다. 케이블 보호캡이 따로 있더라. 며칠전에 B 가 알려줘서 알게 됐는데, 그래서 구매하려고 다이소에 갔는데 다이소 직원들이 몰라.. 인터넷으로 주문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B 가 링크를 줘가지고 ㅋㅋㅋㅋㅋ 생애 처음! 이베이로 주문완료. 20 피쓰!!

애인 덕에 나도 글로벌해진다.. -0-


링크는 요기 ☞ http://www.ebay.com.au/itm/33176921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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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