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30. 19:46

- 동네 까페에 사람이 없어서 너무나 좋다. 커피 맛이 썩 훌륭한 건 아니지만 일단 아메리카노는 그 자체로 좋으니까. 그래서 오만년만에 원고 보러 와서 좀 신났다. 나를 포함해서 여자 셋만 있는데 여자 둘은 대학생으로 보이며 나란히 앉아서 서로 공부하다 수다 떤다 한다.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중간에 아저씨들 손님 왔었는데 금세 커피만 마시고 간다. 빨리 가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 수다수다 하다가 금세 가네 ㅋㅋㅋㅋㅋ 이까페 너무 좋아서 어쩐지 일하러 올 맛이 날 것 같다. 지나가면서 볼 때 손님이 너무나 없어서 금세 없어지겠다 싶었는데, 안없어지니 내가 이렇게 여기서 고맙게도 일을 한다. 내가 자주 와야겠다. 없어지지 않도록 내가 힘써야지. 이히힛.



- 어제는 엄마랑 둘이 외식을 했다. 맨날 '너네 회사앞에서 너랑 둘이 저녁 먹고싶어'라고 노래를 불렀던 엄마라 시간이 되었을 때 만나자 한 것.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번주 금요일엔 일찍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상황. 나는 육시에 퇴근인데 엄마는 네시에 벌써 '양재도착'이라고 해맑게 문자를 보내시더라. 아, 엄마... 두 시간 동안 어쩌려고, 했더니 산책하겠단다. 그래서 내가 양재천 가시라 알려드렸다. 그렇게 나는 일을 하고 육시 넘어 엄마를 만났는데 아하하하, 엄마는 다리통 아프다고 하셨다. 어쨌든 나는 엄마랑 둘이 가려고 예약해둔 레스토랑 으로 갔다. 개인이 하는 레스토랑이고, 내가 혼자서 스테이크도 먹던 레스토랑이다. 엄마가 평소에 외식할 때 가보지 않은 곳으로 모시고 싶었다. 엄마가 비싸잖아, 레스토랑은, 하시길래, 내가 낼게 걱정마, 따라오기만 해, 라고 하고 와인도 한 병 준비해서는 도착했다. 그러나 나는 점심때 고등어를 먹어 속이 딱히 좋지 않았고 엄마는 점심에 돈까스를 먹어서 이미 고기고기했던 상황, 내가 기대한 만큼 레스토랑의 음식을 맛있고 황홀하게 먹진 못했다. 와인만 한 병 다 마셨네. 그래서 썩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엄마가 어디가서 '우리 딸이 레스토랑 예약해서 스테이크 먹었어' 라고 말할 수 있으니 됐다 싶었다. 엄마 아빠는 그런 자랑으로 삶의 깨알재미를 느끼신다... 어쨌든 딱히 만족도 높은 식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기서 두시간 반을 있었더라. 엄마랑 매봉역까지 걸으면서 엄마, 여기가 우리 회사고, 여기가 보쓰네 집이야, 했다. 



- 최근의 나는 자존감도 행복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칭찬이 아니면 딱히 내 자신에 대한 사랑이 발현되지 못했었는데, 지금 까페에서 내가 쓴 글들을 읽으면서 자존감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글을 너무 잘써서 감탄이 나올지경 ㅎㅎㅎ 읽다가 너무 잘쓴 글에 기분이 좋아져가지고, 아, 나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뭐 이러저러한 일들을 할 필요가 없겠구나, 싶었다. 그냥 내가 쓴 글을 읽어보기만 하면 돼. 아하하하. 그러면 자존감이 다시 쑥쑥 자라나. 아하하하. 멋져!! 역시 세상에서 내 글이 제일 좋다. 우하하하.  며칠전 압구정 사주까페 갔더니 그 분이 내 사주를 보시면서 '지적재산권'과 '문서'로 돈을 벌거라고 했는데, 야, 이런 글이라면 떼돈 벌겠다. 아하하하하



- 남동생은 태국으로 놀러가있다. 얘는 진짜 너무 웃긴게, 최근에 들어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더니 다른 직장 구해버렸다. 아하하하. 그래서 그 직장으로 출근하기 전에 또 백수의 시간이 찾아온 것. 그러자 지난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태국으로 여행가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 삶이 ㅋㅋㅋㅋㅋㅋ굳이 태국을 택한 건, 친구중에 태국에 장기출장 가있는 친구가 있었던 거다. 그 친구가 여기 와라, 해서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는 태국의 켄치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사진 보내왔다. 야...태국 음식 찍어보내, 했더니 좀 있다가 태국의 지하철역이라며 사진을....야, 태국음식 찍어보내라고! ㅎㅎㅎㅎㅎ 



- 집에가서 혼자 술 마실라고 안주도 준비해두었는데, 팔시에 가서 술 마셔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까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집에 가기가 싫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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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