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에 김동률이 무슨 프로에 나와서(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나..), 좋아하는 이성과 함께 가고 싶은 장소가 어디냐라는 질문에 '좋은 레스토랑'이라고 답한 걸 본 기억이 있다. 그걸 보면서 나는 '뭐지?' 했었다. 아니 왜 숱한 장소들중에 레스토랑일까? 왜 좋은 레스토랑에 가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세인가..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좋은 분위기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지 않은가, 하고. 그런 취지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진지한 얘기뿐만 아니라 그저 일상적인 얘기라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좋은 고기랑 좋은 술 앞에 두고 얘기하면 그거 좋잖아. 김동률은 나보다 먼저 이걸 알았구나 싶어졌다.
갑자기 김동률의 이 얘기가 생각난건, 어제 본 『내 이름은 김삼순』 때문이었다. 드라마에서 삼식이는 삼순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삼순이가 전남친과 호텔 바bar 에 함께 온걸 알고는 자꾸 신경이 쓰이는거다. 그래서 호텔을 나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참지 못해 차를 돌리고는 그 bar 로 향한다. 그리고는 삼순이의 손을 잡고 무작정 끌고 나간다. 놓으라고 하는데도 끌고가는데, 그래서 삼식이가 데리고 가는데는 남자화장실이다. 거기에서 삼순이에게 '나는 너가 좋다'고 속마음을 표현한다. 거기에서 티격태격하다가 삼순이가 울면서 '근데 왜 하필 여기냐'라고 한다. '뭐가 이렇게 어렵고 힘드냐'면서.
그 장면을 보는데 김동률 생각이 났다. 확실히 좋아하는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남자화장실은 별로잖아. 남자화장실에 비하면 레스토랑은 얼마나 좋은가. 그러고보면 레스토랑이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분위기, 좋은 조명, 좋은 고기, 좋은 술...
- 천안에 살고 계신 s 교수님은 서울에서 30평대 전세금 3억5천을 빼서 천안에 54평짜리 집을 샀다는 글을 얼마전에 쓰셨다. 그걸 보니 아, 나도 천안에 가 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3억5천에 54평짜리 집을 살 수 있다면, 1억 정도면 그냥 나 혼자 살만한 집을 구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그렇지만 그 분은 탄탄한 직장이 바로 그 지역에 있었고, 나는 만약 집을 사서 거기로 내려간다고 해도 먹고 살 돈을 마련할 직업이 없다... 이게 가장 큰 문제. 이럴 때 생각나는 건 언제나 그렇듯이 [알라딘 중고매장]인데, 아아, 하늘의 뜻이련가, 오늘 알라딘에 공지가 올라오더라. 알라딘 중고매장 천안점의 영업시간을 11:00~21::00 로 변경한다는 거다. 변경전보다 영업 시간이 줄었다. 나는 왜 정작 가지도 않으면서 여기 뭔가 공지뜰 때마다 확인하는가....미련을 왜 버리지 못하는가....천안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