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6. 10:11

- 나는 진짜 내가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데, 영혼도 강한 사람이라고 확신하는데, 우아- 생리전증후군 앞에서는 맥을 못추겠다. 도무지 이길 수가 없어. 어제부터 잠이 쏟아져서 술 마시고 바로 열시반부터 잤는데 오늘 아침에도 정말 정신을 못차리겠다. 가급적 커피를 줄이자 라고 며칠전부터 생각해왔던터라 안마시려고 버티다가 지금 커피를 내리고 있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우먼스타이레놀도 한 알 먹었다. 어제 지하철역에서 이승환 신곡 뮤비 보다가 눈물 줄줄 터져서 휴지 꺼내 닦았던 것도 생리전증후군 탓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토요일에도 일자산에 가다가 혼자 갑자기 어릴적 일 생각나서 줄줄 울면서 갔는데, 이놈의 생리전증후군은 나보다 세다 ㅠㅠ 하아- 빨리 했으면 좋겠다. 우울해질까봐 쫄아있음. ㅠㅠ 이게 심할 때는 '이 우울함이 내가 죽어야 끝날텐데' 라고 생각이 되니까 사람이 미쳐버리는데, 그런 생각이 들면 계속 또다른 내가 속삭인다. 이거 생리하면 지나갈거야, 계속 이렇지 않아, 지나갈거야, 라고. 아 인생...




- 며칠전에 쓴 일기를 보면서 우와 되게 오만한 글이다 싶었다. 아무리 내 개인적 일기라도 나 혼자만 보는 게 아닌데, 너무 오만했네, 마치 나는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인 듯 써놨어, 싶어서 감출까 하다가, 저 오만함도 나이려니.. 싶어서 냅뒀다.





- 며칠전 술자리에서는 여자2로부터 '콘돔 재사용하는 전남친'에 대해 들었다. 아..진짜.... 씹스럽다 정말. ㅎㅎㅎㅎㅎ 정말 가지가지하는구나.... 재사용할 게 따로있지.. ㅠㅠ 드런 새끼...




- 남동생과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동생이 다리를 벌리고 앉은 거다. 속에서 여러번 싸우다가 결국 말했다. 야, 너 그렇게 다리 벌리고 앉지마, 라고. 내가 두 손으로 다리 좀 모아주고 개저씨 쩍벌남들 진짜 꼴보기 싫어 얼마나 불편한 줄 알아, 라고 말했다. 뭐라고 할 줄 알았더니 다리를 좀 모으고 '이정도는 괜찮지 않아? 옆에 안건드리는데..' 해서, 응, 괜찮아, 했다. 휴.. 운전하고 다니긴 하지만 대중교통도 많이 타니 언급하길 잘했다 싶다. 이 땅에 쩍벌남을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하여... 설사 습관적으로 쩍벌남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다 불현듯 내가 한 말이 생각나겠지. 역시 말하길 잘했다 싶다.




- 출근하기 위해 집에서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맞은편에는 갈비집이 있다. 주차장에 늘 차 여러대가 세워져있는데, 오늘 나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한 아주머니의 통화소리가 들린다. 통화소리로 유추해보건데 경찰에 누군가를 신고하고 있었다. 요약하자면 이런 거였다. '갈비집 주차장에 세워진 1톤트럭 뒤에 서서 이 시간에 꼭 성기를 흔들고 있어요, 너무 무서워요, 어휴 참..' 하면서. 그 말을 듣고 보니 헐. 트럭 뒤에서 한 아저씨가 나랑 눈이 마주친다. 자꾸만 나를 쳐다본다. 아주머니가 통화를 끝내고 좀 흥분하신듯해서, 이런 일로 신고를 해본 적이 있던 나는 어쩐지 동지의식 느껴지고 말을 걸어줘야겠다 싶어서 '경찰에 신고하신거에요?' 물었다. 아주머니는 '네, 어휴, 저사람 저기에서 사람만 봤다하면 저렇게 흔들어요' 하시는 거다. '지난번엔 무서워서 제가 나무 뒤에 숨었다니까요' 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신고) 잘하셨어요' 했다. 내일도 보이면 내일은 내가 신고해야겠다. 나는 오늘 처음보긴 했는데, 아주머니 얘기 들어보니, 거기 서 있다가 이쪽에 여자가 나타나기만 하면 성기를 흔들어대는 듯 하더라. 참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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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