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0. 09:04

- A사 블로거중에 자주 자신의 연애 얘기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연애가 참 보기에 좋아서 새 글이 업뎃 될 때마다 들여다봤었다. 글에서 읽은 걸로는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서로 다정하며 3년정도 관계를 유지한 걸로 보였다. 이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같았고 서로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도 큰 것 같아서, 글만 읽는 나로서는 '좋네' 하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그래서 어떤 글은 B 에게 링크해 보여주기도 했었더랬다. 좋지? 하고. 그런데 최근에 그 블로거가 자신의 이별 소식을 적었더라. 아... 내가 다 슬프다... 내가 슬퍼...


어제는 상대의 모든 기록을 핸드폰에서 싹 다 지웠다는 글을 올렸더라. 아....나의 마음은 황무지...나는 퇴근하고 술을 마시러 갔다.



- 연휴동안 상을 당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이 어제 내게 '저 다락방님 좋아해요' 라고 말했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아파하면서, 그리워하면서 내게 '열심히 사랑하며 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화가 잘 통하고 또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좋아한다고 대화가 잘되는 것도 아니고, 대화가 잘 된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반드시 좋아하리란 보장도 없고, 나를 좋아하는 상대를 내가 좋아하리란 보장도 없다. 그런 상대를 일단 만나는 것까지가 기적에 가까운데, 그 상대와 함께 지낼 수 있다면 그건 어마어마한 행운인 것 같다는 생각을 어제 했다. 삶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거라, 친구에게 일어난 일처럼 갑작스레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일단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무려 내 옆에서 함께 숨쉬고 대화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행운인 것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대화가 통화는 상대를 찾지 못하거나, 찾았다해도 짝사랑으로 그치거나, 서로 좋아했다고 하더라도 헤어진 사이가 된다거나, 헤어지고 나서도 '어딘가에도 없는' 사람이 되어 그리움만 폭발하게 되는 경우에 맞닥뜨린다. 그래서 어제는 다정하고 소중한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나의 친구들에게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반드시 기억하고 꼭 쥐고 있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를 보고 쓴 페이퍼에 누군가 이 영화를 보면 이런 말이 떠오른다고 댓글을 달아주었더랬다.


"인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끝나기도 한다"




-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는 남자주인공 '건'이 시집의 한구석에 적은 메모가 있다. 자신이 짝사랑하던 여자를 생각하며 적은 글인데, 그걸 여자주인공 '진솔'이 발견한다. 그 문장은 이런 것이었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이 무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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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