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3. 15:27

- 사주를 보고와서 신기한건, 사주를 믿게 됐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더 믿게 됐다는 데 있다. 뭔가 내가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많은 부분들을 바꾸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사주에 쓰여진 글자들이 무엇을 가리키던 간에, 그럴테면 그래봐라, 내가 원하는대로 하겠다, 의 마음이 더 강해졌달까. 이건 점괘를 흘려 듣는다거나 내 마음대로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거나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보기 전에는 사주를 보러 가고 싶었고 또 믿고 싶었는데, 보고나니 내 의지가 더 강해졌달까. 스스로도 되게 신기하고 참 좋다. 역시..난 쎈 년이었어... 울트라파워.. 그래서 잘 갔다왔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3년전에 가보았던 곳에 또 간건데, 그때 내가 위로를 받았던 경험이 있던터라 또 굳이 그곳에 간건데, 아니나다를까, 나는 내 사주의 글자들이 궁금했다기보다는 상담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분이 글자들을 읽어준 건 분명한 사실이고, 그 글자들이 맞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독다독 해주시고 고개를 끄덕여주셨던 게 참 좋다. 이를테면, 어휴, 힘들었겠다, 응 그렇지, 같은 식의 반응을 보여주셨달까. 나는 유경씨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알아요, 이러이러한 말을 듣고 싶었겠지, 그렇지만 그 말을 해줄 순 없어, 같은 말도 다정하고 조용하게 해주셔서 그 분위기 자체가 좋았다. 돌아오면서 친구들과 통화도 하고 메세지로 대화도 나누고 하면서, 그들의 대화로부터도 많은 것들을 얻었다. 그래서 새삼 깨달았다. 나는 다른사람들과 섞이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하고 깨닫고 얻고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어쨌든 나는 좀 더 강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내 삶이니까, 내 운명이니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도록 할거야, 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게 너무나 좋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고.



- 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베트남 여행책자를 주문해 받았는데, 슬쩍 들춰보니 아아, 나를 어쩌면 좋으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 먹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국수도 먹고 레스토랑에도 가고 그러지 뭐. 여행 별거있나. 관광지는 안갈거고, 내내 시내를 걸으면서 국수를 먹고 또 걷고 국수 먹고 또 걷고 스테이크 먹고 그러고 와야겠다. ㅎㅎ

봐서 사진 잘 나온 거 있으면 또 엽서 팔아야지. ㅋㅋㅋㅋㅋ

혼자 간다고 하면 아빠가 완전 난리난리칠 것 같아서 친구랑 같이 간다고 말해야겠다.



- 제기랄, 그러다보니 할부를 겁나 많이 긁어놔가지고 이게 큰일이다. ㅎㅎ 돈 나오는 건 정해져있는데 이렇게나 비행기 긁고 호텔 긁고 해놓으니 원. 엄마 가방도 사주고 싶은데... 그래서 고민고민해봐도 돈 나올 구멍이 없어... 어제 책 몇 권 중고등록 또 해놨고, 앞으로 사둔 책 부지런히 읽어서 부지런히 팔아야겠다. 비행기값 마련은 어렵겠지만 ㅠㅠ 국숫값이라도 마련해야 하니까 ㅠㅠ 읽은 책은 읽는대로 족족팔고 안읽은 책인데 안읽을 것 같으면 또 팔고 팔고 계속 팔고... 

아아, 나중에 외국가서 한국책방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죄다 내다팔면 책방 어떻게 하지... 어쨌든 일단 지금은 팔자.

책 팔자.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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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