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5. 10:09



- 엊그제 밤, B 는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셨는데, 그 때 친구가 찍은 사진을 내게 보내줬다. 그가 잘생기게 나와서 내가 좋다고 팔짝 뛰었는데, 그는 내 말을 듣고 '원래 잘생겨서 그래!' 하고 버럭댔다. 후훗. 팔도 햄식이 처럼 나왔어. ♡ 

그런데 그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이 사진을 보는데 조금 슬퍼졌더랬다. 이 사람 이렇게 예쁜 하늘이 있는 곳에 사는구나, 하는 게 확 다가왔달까. 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가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다는 게 확 온거다. 머네, 먼 곳에 있네, 하는 그런 느낌. 그게 좀 아프더라.



- 월요일엔 요가를 쉬었고 어제는 갔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빈야사 시간이었다. 어제도 또 너무 힘들었고, 5개월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처음보단 조금 나아진 듯하지만 그게 너무 조금이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느껴야 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아서.... 여전히 안되고 힘들고..... 막 그런 생각이 들어서. 힘든 거 좋고, 이 계절에도 어제는 땀이 났어. 하면서도 또 하고 나서도 좋았지만, 그래서 끝내고 또 씐나는 기분이 되었지만, 


'아 나는 고작 이정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1년 정도가 더 남아있는데, 내가 그 1년을 더 한다고 해도 그냥 이정도 선일 것 같아. 내가 뭔가 확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을까. 머리 서기가 될까, 무지개 자세가 될까, 비둘기 자세에서 한 쪽 팔로 반대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내가 이게 될 것 같지 않은 거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고 그만두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난 이정도겠구나, 나는 이정도가 한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거다. 이게 한계일지 아닐지는 계속 해봐야 알겠지만, 어제는 그냥 '좋지만 잘 할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거다. 



- 요즘 날씨가 쌀쌀해서 요가 수업시간과 수업시간 사이, 그 쉬는 동안에 쌤들은 긴 팔을 입고 다음 수업을 기다리고 준비한다. 요가쌤들은 하나같이 몸매가 예쁜데, 어깨가 딱 벌어지고 팔이 쭉 뻗어있고 등이 곧게 서있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러니 요가 동작 하나하나마다 다 예쁘고 너무 감탄이 나오는데(나는 쌤이 팔만 뻗어도 너무 예쁘고 부럽고 좋고 막 감탄하게 된다), 심플한 긴 팔을 걸쳐도 또 너무 예쁜 거다. 아, 자세가 바르고 몸이 균형잡혀 있으니 어떤 옷을 입어도 너무 핏이 좋구나, 하고 새삼 느끼면서, 아아, 궁극적으로는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어... 그렇지만 나는 요가머저리...요가 바보.......세상에서 요가를 제일 못하는 사람...... 하아- 5개월해도 별로 달라질 게 없는 사람.....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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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