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3. 09:27

측근님의 블로그에서 열 개의 질문을 봤다. '베르나르 피보라는 사람이 진행하던 TV 프로그램에서 이이가 인터뷰이에게 마지막에 꼭 물어보던 열 가지 질문' 


이라고 한다. 이런 것들이었다.


1. 가장 좋아하는 단어
2. 가장 싫어하는 단어
3. 직업이나 인생에서 촉진제, 영감이 되는 것
4. 직업이나 인생에서 장애가 되는 것
5. 가장 좋아하는 소리
6. 가장 싫어하는 소리
7. 잘 쓰는 욕
8. 현재의 직업 말고 가장 갖고 싶었던 직업
9. 정말 되고 싶지 않은 직업인
10. 천국이 있다고 가정, 거기 도착했을 때 하느님으로부터 처음 듣고 싶은 말



나는 이렇게 답했다.


1. 가장 좋아하는 단어 - 당신
2. 가장 싫어하는 단어 - 그네누나
3. 직업이나 인생에서 촉진제, 영감이 되는 것 - 내 일상
4. 직업이나 인생에서 장애가 되는 것 - 노끈기(끈기없음)
5. 가장 좋아하는 소리 - 그의 웃음소리
6. 가장 싫어하는 소리 - 아이들이 우는 소리
7. 잘 쓰는 욕 - 씨발, 병신 
8. 현재의 직업 말고 가장 갖고 싶었던 직업 - 까페사장
9. 정말 되고 싶지 않은 직업인 - 술집 사장, 고깃집 사장, 식당 사장
10. 천국이 있다고 가정, 거기 도착했을 때 하느님으로부터 처음 듣고 싶은 말 -잘왔다.



다른 사람들의 답이 궁금해졌다. 내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한걸까, 의외로 이 간단해보이는 질문들의 답이 어렵더라.

부연 설명을 좀 하자면, 2번은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래서 그냥 빡치게 하는 걸 적어보았고, 6번은 '싫어하는' 이라기 보다는 '가장 듣기 힘든' 소리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를 들으면 도망치고 싶어진다. 9번에 대해서는 저 직업에 종사하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할 것 같아서 그렇다. 휴일이 없을 것 같아 그렇다. 나는 저녁에는 무작정 놀고 싶으니까....


7번에 대해서라면 '병신'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어제도 어처구니 없는 글들을 읽고 몇 번이나 병신 이라고 입밖으로 말했다. -_-



암튼, 여기에 오는 몇 안되는 분들의 대답이 궁금하다. 특히 7번 궁금해..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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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21. 17:51





지난 토요일 내가 만든 잡채를 안주 삼아 와인을 마셨다.


측근님,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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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20. 11:21

하아-

ㅇㄹㄷ 돌아다니다가 이런 글을 봤다.





이 부분을 읽는데 진짜 엄청 불쾌한거다. 평등에 대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인드 자체가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빡친거다.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빡치는지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하고 싶은데 뭔가 그건 안되고...그래서 페미니즘에 대해 더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고 팔았다가 지난주에 다시 주문했는데, 오면 그것 먼저 읽어야겠다. 


더 슬픈 건, 이 댓글에 대해 정식이는 나만큼 화내지 않으며 저 의견-여자도 군대에 가야 평등해진다'도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우리는 보는 포인트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식이는 내가 불쾌해지는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나도 어느 지점에서 왜 불쾌한지에 대해 콕- 집어낼 수가 없었다. 글을 쓴 이는 여자사람인데, 저 글을 쓴 이의 성별이 여자사람이든 남자사람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시선이 빡치는 거다. 글쓴이의 저변에는 뭐랄까, '예전보다 여자들 살기 훨씬 나아졌는데 혜택 받으려면 늬들도 남자랑 똑같이 해야지' 라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거다. 남녀 평등은 남자가 드는 무게를 똑같이 들어야 하는데서 오는 게 아니다. 신체적 조건이 다른 걸 인정하되, 모두가 인간이라는 거다. 저 글쓴이의 시선은, 냉정함과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크게 모순을 보이며 관습의 편에 선 것 같다. 


아 너무 불쾌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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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