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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11.13 일요일 아침부터
  3. 2016.11.11 점점
  4. 2016.11.11 사랑은 머리로 하세요.
  5. 2016.11.10 호르몬
  6. 2016.11.10 공부 8
  7. 2016.11.10 두 번째가 낫긴 하지.
  8. 2016.11.08 피자와 연애 3
  9. 2016.11.07 무위가 행위일 때
  10. 2016.11.07 오늘
2016. 11. 14. 11:03

이십대 중반과 막 삼십대 초반이었을 때였나, 두번쯤. 이별을 앞에 두고 막말을 던졌더랬다. 상처 받았다는 핑계를 대본다. 사실 이십대 중반에는 어떤 말이었는지 기억이 안나고, 삼십대 초반에 던진 말은 기억이 난다. 내가 그 뒤로 이별을 할 때 막말을 던지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 까닭은, 막말을 던져놓고, 다음에 엄청 후회했기 때문이다. 아, 이 말 까지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하고. 그 후회가 너무 커서, 다음에 혹여라도 또 이별을 하고 상처를 받게 된다고 해도, 상대방의 가슴에 스크래치 낼 말은 가급적 하지 말자, 라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하였다. 혼자서 주먹을 쥐고 가슴을 칠지언정,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진 말자, 라고 생각해서, 그 때부터 지금껏 이별을 하는 중에 있어서 '이 말은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는 일은 없다. 사랑했던 사이고, 깊게 관계 맺었던 사이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어떤 말이 상처가 될지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고, 애쓰지 않으면 그 말은 곧 입밖으로 나오게 된다. 나를 보호하려고. 그러니 정말로 의지가 필요하다. 상처 주지 않으려는 의지.그러나, 듣지 않았어도 좋았을 말을 들은 적은 있다....


최근에, 이별을 하면서 하지 않았어도 될 말을 하는 사람을 보고, 그 아픔이 짐작되고도 남았지만, 그래놓고는 얼마 안가 스스로 후회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서도 바닥을 보이지만 이별을 하면서도 바닥을 보인다. 나는, 이 바닥까지 보이는 것을 경계하는 사람인데, 바닥을 보이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인데, 어쩌면, 바닥을 보이는 게 낫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게, 바닥을 보이는 것을 왜 두려워하냐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의 바닥을 보는 것도 너무 힘든데... 바닥을 보이는 게 나았을까. 후회할 말을 던지는 게 나은걸까. 

바닥을 확인하는 일은 너무 고통스럽다.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바닥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

우린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위로하고 위로받았던가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괜찮아, 처음엔 서툴고 떨려

처음이 아니어서 능숙해도 괜찮아

그대와 나는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핥았던가

아, 달콤한 바닥이여, 혓바닥

 

괜찮아, 냄새가 나면 좀 어때

그대 바닥을 내밀어봐,

냄새나는 바닥을 내가 닦아줄게

그대와 내가 마주앉아 씻어주던 바닥, 발바닥

 

그래, 우리 몸엔 세 개의 바닥이 있지

손바닥과 혓바닥과 발바닥,

이 세 바닥을 죄 보여주고 감쌀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겠지,

언젠가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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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1. 13. 08:19

- 첫째 조카의 세살 무렵을 자주 떠올린다. 그때 얼마나 에뻤는지, 사랑스러웠는지를. 지금도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하지만, 그때가 자꾸 최고였다며 떠오르는 거다. 당시에도 예뻐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고 그랬지만, 사실 내가 기억하고 떠올리는 모습들 만으로도 충분하다. 좋았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은, 이미 머릿속에 다 있는 것 같다. 

자꾸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 역시 계속 과거가 되고 있으니, 지금의 모습도 많이 담아주고 기억하자, 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계속계속 흐르고, 행복하다고 부르짖어도 그 시간을 붙잡을 수가 없다. 

정말 좋았던 시간은 계속계속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은 채 내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엔 자꾸 이렇게, 지금이 과거가 되고 있다, 라는 생각을 한다.


- 어제 집회에 다녀온 밤, 엄마는 너 혹시 집회에 다녀온거냐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엄마는 내게 '너도 참 할일 없고 한심하다..' 라고 했다 . 하아... 난 너무 좋았는데, 난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몹시 좋았는데, 그게 엄마한테는 한심하게 느껴지는 일이라니, 이 온도차를 어떻게 해야할까. 엄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반응하면....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왜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가치관이 이렇게나 다를까. 왜 같지 않을까. 집회에 나가보니 아이들 데리고 온 부모도 많던데, 왜 우리 부모는 그런 부모가 아닌걸까. 

그렇지만 집회에 나온 아이들이 먼훗날 '좋은 부모였다' 라고 떠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는 나가고 싶지 않았어'라고 기억하게 될지도 모를 일. 나는 그저 집회에 나가는 걸 한심하게 생각하는 부모 밑에서 이만큼이나 자라왔다고(아니 이제 늙었다는 말이 더 맞지만) 고개를 끄덕여야 하겠다.


- 매력적이던 사람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씁쓸하다. 


- 집회에 참석한 D 님이 어제 헤어지면서 그랬다. 자신이 ㅇㄹㄷ의 다른 사람들과 모임을 하게 되어서 그 사람들을 만나러 갔는데, 그들 모두가 '다락방님 만나봤어요?' 하고 물었다고. ㅋㅋㅋㅋ 그래서 '네 저 사진도 있는데 보여드려요?' 이랬단다 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짐. 사진은 일전에 내가 보내준 셀카였는데 ㅋㅋㅋㅋㅋ ㅋㅋㅋ 그래서 내가 D 님을 끌어안으면서, '이제 끌어안는 사이라고 얘기해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앞머리를 없애기 위해 길려야 하는데, 뒷머리를 묶고 앞머리를 길리자니 진짜 너무 이마에서 걸리적 거리고 보기도 안좋고 수습이 안돼. 최종적으로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원하고 있던 상황이라 이 순간을 참아내야 하지만, 그래, 한 번만 자르자, 한 번만 더 짧게 잘라서 앞머리랑 뒷머리 같이 가자, 앞머리를 뒷머리로 커버하자, 하고는 어제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짧게 잘랐다. 원장님은 잘라놓고는 '짧은 머리가 참 잘어울려요, 그쵸?' 하시고 나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라고 답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또 잘라놓으니까 예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어제 집회에 갔는데 그중에 한 명이 내게 그랬다. '너 머리 자르니까 진짜 니 조카랑 똑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이렇게 짧게 잘랐으니,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로 여성상위 하는 것은 최소한 5년 뒤로 미뤄야겠구먼. 사십대 중반..... 스쿼트를 열심히 하자. 그러니까 생각나는데, 어제 여동생이 조카 데리고 서점 갔는데, 조카가 운동하는 책 가져다주면서, 이거 엄마가 좋아할 만한 책이야, 했단다. 여동생은 집에서도 곧잘 스트레칭을 해서 조카가 엄마는 운동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렇게 책을 펼쳐보다가 스쿼트가 나온 걸 보고는 '이거 이모가 좋아하는 거다' 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나의 순간순간도 아이에게 다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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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1. 17:10
나이가 들어서인지 목뒤가 자꾸 뻣뻣해지는 탓에 목에 수건을 받치고 누운 당신은, 아내의 사랑이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그 사랑이 영영 사라지고 나면 그제야 못 견디게 그리워질 거라는 사실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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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1. 11. 09:16

- 뭔가... 트럼프가 대통령인 나라에 가고 싶지가 않다. 여름에 샌프란시스코 갈까(가고싶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밥맛 떨어져버렸어... 캐나다 총리..있는 캐나다로 갈까?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라는 가사에 제일 잘 어울리는 인물이 캐나다 총리가 아닌가 싶다. 이 노래만 들으면 캐나다 총리 생각이 나...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 여자1이 생리가 하루 늦어져서 엄청 스트레스 받았었단 얘기를 내게 했다. 섹스가 있었고, 게다가 두 남자와 비슷한 시기에 섹스를 해서, 만약 자신이 임신을 했다면 누구의 아이인지 자기도 몰랐을 거란 얘기를 하면서, 그래서 더 스트레스 였다는 얘기를 하더라. 너 만약에 그 때 임신 됐다면 낳았을거야? 물으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지울거라 답한다. 

어제가 내 생리예정일이었고, 나는 대체적으로 예정일을 꼬박 지키는 편인데, 오전에 안하더라. 으응? 뭐, 그럴 수도 있지. 아무때고 하겠지, 하고 마음이 평안했는데, 오, 섹스 없는 삶은, 쾌락이 없지만 걱정도 없구나..싶었다. 그러니까 언제였나, 콘돔없는 섹스를 배란기 즈음에 하고, 하고난 뒤에야 다이어리를 보고나서 갑자기 뽝- 스트레스가 왔는데, 그 얘기를 애인한테 하자 그가 '야, 그런 거 니가 봤어야지, 나 겁 많단 말이야' 라는 개소리를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진짜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청 좋아했던 남자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발놈이구나 ㅋㅋㅋㅋㅋㅋ속으로 생각하면서, 아니 근데 자기도 겁 많겠지....뭐, 그렇겠지, 애써 미움을 몰아내며...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더랬는데, 심지어 생리가 늦기까지 하더라. 와- 그 때의 개빡침이란...임신테스트기를 사다 지하철역에서 테스트를 해봤는데, 결과는 임신이 아니었고, 그래도 불안해서 나는 생리를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테스트기로 임신이 아니라고 나온 사실을 애인한테 말하지 않았더랬다. 빡쳐서 ㅋㅋㅋㅋㅋ 그리고 사흘인가 늦게 생리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말했다, 나 생리 시작했다고. 뭔가 졸 의연하게, 음 그래, 너 걱정했는데 잘됐네, 라고 어른스러운 척을 했는데(나보다 나이가 많이 많았다), 아마 나보다 자기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임신했을 지도 모를 가능성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얘기를 듣다가, 오호, 쾌락 없는 삶에는 걱정이 없으니....라고 혼자 웃었다. ㅎㅎㅎㅎㅎ



-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랑을 머리로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으면 사랑이 시작되지 않고, 상대가 나를 아무리 좋아하고 존중해도 가난하다면 사랑이 시작되지 않고,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육체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나를 피곤하게 할 것 같은 상대를 나는 사랑하게 되지 않는 것이다. 오래전 일인데, 짝사랑했던 오빠가 당시에 벤처기업 사장이었다가, 사업 잘 안돼서 공무원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사랑이 확- 식어버리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알았지, 나는 사랑을 머리로 한다는 것을.....피곤할 것 같은 상대를 사랑하지 않아.....갑자기 공부를 시작하는 남자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할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부하는 남친들 뒷바라지 하는 여자들 얘기를 내가 많이 들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당시에는 내가 스스로를 되게 속물이라 여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내가 졸 현명하단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게 피곤하지 않아.....피곤한 건 딱 질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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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호르몬은 너무나 정직하고 건강하다.

-섹스가 없으면 임신 걱정이 없다.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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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막연히 영어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안해도 크게 불편한 게 없으므로 뒤로 밀려났다. 페미니즘 도서를 읽으며 점점 사고가 깊어지고 보는 시선이 넓어졌다고 스스로 평가하면서 기뻤지만,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공부를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거기에 영어는 없었다. 영어를 잘한다면 볼 수 있는 게 더 많아지고 시야가 더 넓어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영어를 공부하자, 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았다. 세상에 공부할 게 얼마나 많은데, 내가 지금 하나도 제대로 다 아는 게 아닌데, 무슨.... 하는 생각으로 뒤로 밀려났는데, 

오늘은 출근하면서, 이제 영어공부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딱히 무슨 강의를 듣는다거나 하진 않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볼까, 하게 됐던 거다. 만약 내가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보거나 듣는 게 많아지는 건 분명한 사실일테니까.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시야도 확실히 더 넓어지는 거 아닐까 싶었던거다. 트윗을 하면서 어쩌다 해석할 수 있는 짧은 영어들을 접하고 기뻐하거나 슬퍼하면서, 만약 내가 지금보다 더 영어를 잘한다면, 조금 더 어렵고 긴 문장에 대해서 조금 더 기뻐하고 조금 더 슬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던 거다. 

오늘 출근길에 트윗에서 힐러리의 연설을 잠깐 들으면서, 백프로 다 알아들은 게 아니면서도 왈칵 눈물이 솟았더랬다. 그 연설의 키워드만 알아들은 셈인데, 그 연설의 키워드, 그것만으로도 내가 왈칵할 수 있다면, 전체를 완벽하게 알게 됐을 때 나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얻게 될것인가, 싶었던 거다.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이 얻고 싶으니, 그러려면 내가 공부를 해야 되는게 아닐까. 


일요일에 서점에 갔는데 와, 막 신나고 초조해지고 그러는거다. 읽고 싶은 책도 많았고, 공부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성매매에 대해서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책을 찾아보고, 쉽게 쓰여진 철학 책도 좀 구경해보고, 츠바이크가 프로이트에 대해 쓴 책도 막 보고싶고, 이 모든 걸 다 보고 싶은데, 대체 어느 세월에 이걸 다 보고 익힌단 말인가. 할 게 너무 많아서 신나는데, 그래서 초조한거다. 다 할 수 가 없을테니까. 서점에 있는 책 내용을 다 머리에 넣고 싶은 욕구가 폭발하는 것만 같았다. 나는 꽤 오랜시간동안 내게 지적 '허영심'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엔 그것이 욕망으로 바뀐 것 같다. 


이게 다 미국 대선 때문이야...


나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 후보로 나온다고 했을 때, 정말이지 깔깔거렸었다. 무슨, 미친, 트럼프가 무슨 대통령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이랬다. 돌았구나, 지가 나온다고 될 줄 아나, 사람들이 무슨 바본줄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랬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까 트럼프는, 나에게 뭐랄까, 한국 대선에서의 허경영 같은 존재였달까....... 허무맹랑.........되지도 않을 것에 그냥 이슈만 시키려는......... 그러다 어제 대선 결과를 보고 개충격을 먹었지...애초에 힐러리랑 싸운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어제 나는 진짜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똑똑하고 강한 여자를 멍청한 남자가 이기는 것을........ 대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길래 트럼프한테 표를 주지?????????????????????????? 너무 충격이었던 거다.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아무튼 공부해야겠다. 이것도 저것도 죄다 공부해야지. 힘 닿는데까지 싸우려면 가진 무기가 많아야 할테니까.


아니, 그런데 나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 있단 말이지. 누가 돈 좀 대줬으면 좋겠다. 너 먹고 사는 거 내가 다 대줄테니, 너는 읽고 싶은 책 실컷 읽어라, 하고... ㅠㅠ 돈 버는 거 빡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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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따뜻했다. 리처는 기적의 안감 코트를 벗었고 터너는 새로 산 재킷을 벗었다.

그녀가 말했다. "룸서비스로 뭘 좀 시켜먹을까요?"

"좋지."

"하기 전에? 아니면 하고 난 뒤에?"

"뭘?"

"알면서."

리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의 경험상, 두 번째 섹스는 항상 더 근사했다.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여전히 낯설면서도 약간은 친숙한 두 번째 섹스. 그래서 첫 번째 섹스보다 언제나 더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섹스 때 터너는 정말 대단했다.

"하고 난 뒤에." 그가 말했다. (p.2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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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너무 피자가 먹고 싶고, 피자가 먹고 싶은데 어쩐 일인지 연애가 하고 싶어졌는데, 트윗에도 썼지만, 


-피자 먹고 싶어

-사줄게


이렇게 되어서 급만남에 피자 먹으러 가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돈 주고 사먹는 걸로...그게 제일 뱃속 편하지....


라고 생각하다 보니 몇 년전 일이 생각나는데,


당시에 나는 비연애중이었고, 딱히 짝사랑하는 남자도 없었다. 완전한 싱글 그 자체였는데, 그러다보니 섹스가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너무너무너무너무 섹스를 하고 싶은 거다. 미치게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당시에 나한테 호감을 보이던 남자1에게 만나자고 했다. 이 남자가 그동안 내게 보였던 호감으로 봤을 때, 자자, 그러면 바로 자러갈 것 같아서였는데, 이럴 생각으로 갑작스레 '오늘 볼래?' 했고 상대도 '좋아!' 이러면서 튀어나왔는데, 사실 내가 그 당시에 연락하고 지내면서, 나랑 잘 것 같은 남자가 이 남자였기 때문에 부르긴 했지만, 이 남자를 내가 좋아하는 마음은 1도 없었다. 그래도 섹스를 하고 싶으니, 아예 모르는 남자를 어떻게든 만나서 거기에 이르는 것보다는, 나한테 호감을 가진 아는 남자를 만나서 하는 게 낫겠다, 싶었던건데, 어쨌든 작정하고 그를 만났는데, 하아-


만나서 얼굴 마주보고 밥과 술을 먹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랑 섹스를 할 자신이 없는 거다. 그러니까 그 날 하루는 내가 너무 섹스 하고 싶어서 이 남자랑 하겠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이 남자를 불렀으니, 언젠가 이 남자가 섹스를 원할 때 내가 나가줘야할 거고, 이렇게 섹스를 터버리면, 이 남자는 '우리는 섹스하는 사이' 이렇게 되어서 나한테 계속 섹스하자고 할텐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가 원할 때 섹스를 하고 싶진 않은 거다. '안돼, 니가 원할 때는 할 수 없고 내가 원할 때만 할 수 있어' 라고 하려니, 아, 너무 이기적이잖아. 그래서 밥과 술을 먹으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오늘 자고 이 남자랑 계속 자냐

오늘 안자고 계속 안자냐...



결국 후자를 선택하고, 밥과 술을 마신 뒤에, 나는 바로 작별을 고했다. '이대로 집에 가게?' 라고 벙찐 표정으로 묻는 그에게 '그럼 집에 안가고 어딜가?' 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돌아서 집에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섹스를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게 잘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자, 연애, 생각하다보니 섹스...까지 생각났네. 아니, 근데, 지금은 그 남자 얼굴도 생각이 안난다. 이름은 생각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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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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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츠는 그 총탄과 점차 돌아오는 기억을 극복하고 살아남았다. 어떤 사람들은 승리하도록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은 극심한 압박에도 침착함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한편, 어떤 사람들은 공황을 일으키고 무너진다. 우리는 위기를 맞았을 때 제 성격을 내보인다. 상황이 심각하게 잘못 돌아갈 때 말이다. 진정한 생존자들은 언제 움직이고 언제 뒤로 물러설지 안다.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내린다. 심리학자들은 그것을 `능독적 수동성`이라고 부른다. 때로는 무언가를 한다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걸 뜻할 수 있다. 무위가 행위일 때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 역설이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p.433)



때로는 무언가를 한다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걸 뜻할 수 있다. 무위가 행위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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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사람1이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 프로포즈를 했고, 승낙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는 기뻐했다.


다른 여자사람1은 자신의 이별 소식을 알렸다. 많이 울었다고 했다. 왜 안그렇겠는가. 고백을 거절해도 마음이 쓰이는데, 하물며 사랑했던 사이가 이별하면 오죽할까.


하루는 24시간이고, 1년은 365일이고, 시간은 어김없이 어제처럼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누군가는 헤어지고, 누군가는 시작을 한다. 


최근 며칠간 누군가 이혼을 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고,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면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었고, 식장을 예약했다는 소식도 또다른 누군가로부터 들었다.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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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