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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6.12.20 2016 12 20 6
  9. 2016.12.19 내가 나를 사랑해
  10. 2016.12.16 저녁식사
2017. 1. 3. 17:44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작은 소포가 도착했다. 포장용지에는 CANDY 라고 써있었다. 아, 나는 사탕을 안먹는데...나는 사탕보다 초콜렛을 좋아하는데...라고 생각하며 포장을 푸는데 와우- 고디바 초콜렛이다!!!!!! 꺅 >.< 너무 좋아! 이건 내가 내 돈 주고 사먹기 넘나 비싼 초콜렛이잖아!!! 꺅!!!!!


그래서 꺅꺅대며 포장을 풀고 향기 한 번 맡고는 책상에 두면서 '이거 좋은 거니까 나 혼자만 먹어야지. 아무도 안주고 나 혼자만 먹을거야' 막 이런 식탐돼지같은 다짐을 했더랬다. 그런데 퇴근이 가까워오면서 e 가 어제, 그제 너무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걸 알게 돼서는 아아, 이 여자를 이렇게 두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목욜에 술이나 할까? 했더니 오늘 하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넘나 졸리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알겠다고 하고서는, 퍼뜩 고디바 생각이 나서 잠깐 올라올래? 했다. 그리고는 박스 풀어서는 자, 하나 입에 넣어, 했다. 어제 오늘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서 달콤한 거 먹으라고 주는 거야, 했더니 좋다고 먹으면서 넘나 맛있다고 좋아한다. 역시 초콜렛은 사랑이야. 이렇게 e 가 먹고 좋아하는 걸 보노라니, 요즘 이래저래 삶에 고민이 많은 k 도 눈에 아른아른. e 가 내려간 뒤에 k 에게 잠깐 올라와봐, 해서는 자, 이것이 고디바다, 하고는 골라서 먹어! 했다. k 도 먹더니 너무 좋다고, 막 좋아한다. 아아 좋구먼...


나는...애가...참 근본적으로 혼자서만 잘 먹는 식탐돼지가 될 순 없겠어..애가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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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8. 10:40

거문 오름 2시간30분 코스를 완주하고 입구에서 찍은 사진인데, 하늘이며 억새밭이 너무 예쁜 거다! 그래서 이 사진이 전체적으로 너무 좋아!! 배경이 진짜 예술인듯. 방금전에 사진첩 넘겨보다가 이거 보고 아 좋다, 했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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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8. 08:58

- 어제 회식에서는 22명이서 소고기등심을 48인분 먹었다. 오늘 그걸 가지고 보쓰는 난리난리. 어떻게 48인분을 먹을 수 있냐는 거다. 하아- 사주지를 말든가, 뭘 저렇게 불편하게 쌩난리를 친담. 임원1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데, 참 진상이다 싶다. 게다가 어제 간 고깃집은 아주 큰 규모였는데, 사장까지 불러서는 '우리한테 2층 주고 손님 안받기로 하지 않았냐'는 거다. 무슨 2층 전세낸 것도 아니고 연말에 그런 걸 바란담? 오늘도 임원1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지난번 음식점도 2층 다 준다더니 손님 받아서 싫었는데 여기도 그랬다, 왜 그런 식당만 예약하냐!' 이러면서 난리난리. 아니, 그러면 전세를 내든가. 우리 먹을 거만 먹을 거면서 어떻게 식당한테 다른 손님 받지 말라고 할 수가 있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지 못했다고 너무 빡쳐하시는데, 사실 보쓰까지 함께 있는 회식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가 말이 되는가. 그리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거 나도 싫긴 하지만, 그렇다고 식당 2층을 우리한테 다 달라니, 그냥 음식만 시켜먹고 그 값만 낼거면서... 하아- 이 나라에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자신이 특별하고, 그러므로 특별 대우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기 맛있게 잘 먹고 다음날 기분 더러워졌음. 많이 먹었다고, 2층 전체를 우리한테 주지 않았다고 저렇게 깨다니. 돈은... 돈이 많다는 건.... 뭘까?



- 어제 술자리 내내 긴장해있었다. 혹여라도 맛이 갈까봐 자꾸만 수시로 나에게 괜찮은가?를 물었다. 아직 괜찮다, 라고 생각하고 마셔서, 2차로 와인까지 마셨지만 집에도 잘 갔고, 오늘 숙취도 없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숙취로 난리난리. K 는 오늘 아침, 어제 집에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그리고 출근도 택시 타고 했다고. 그런데 K 랑 함께 지하철 탔다는 C 가 말하길, 어제 K 너무 많이 취해서 지하철안에서 민망했다는 거다. 이야기인즉슨, 2차로 와인을 마시러 가서 안주로 먹태를 시켰는데, 먹태는 K 가 사랑하는 안주. 그러나 안주가 남아서 K 가 포장을 해간 거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먹태를 뜯었단다. 그래서 C 가 너무 민망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남동생과 사귀는 직원도 어제 남동생과 한시간 가까이 통화했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난단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 토할 것 같다고. 하아- 나는 숙취가 없어... 간이 스트롱.... 회식 전에 사무실에 쟁여둔 모닝케어 마셨는데, 그때문인걸까. 사실 그게 아니어도 내가 같이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숙취 없기로 좀 유명하긴 하다. 스트롱 간...



- 예전에 동료 직원들로부터도 '우리 회사에서 니가 제일 좋아' 이런 말 많이 들었는데, 하아, 나는 어쩌자고 임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직원이기도 하다. 어제도 타부서의 임원이 술마시다 우리 자리로 와서는, '이 차장이 진짜 사람이 진국이야'로 말을 꺼냈는데, 아아, 나는 진국이란 표현 진짜 싫어하고요.... 어쨌든 그러면서 다른 직원들 다 있는데서 '우리 회사에서 이차장이 제일 좋아, 나는 이차장 정말 좋아해' 하는 거다. 사실 대화도 별로 안했었는데...어쨌든 내가 비서로 오기 전에 경리과에 있었는데, 당시에 그 분은 임원이 아니라 그냥 그 부서의 팀장급이었고, 그 때 얘기를 하시며, '우리 부서 직원들도 다 이차장 너무 좋아했어, 다 좋아했어, 다. 다 이차장 칭찬만 하고..' 이러시더니, '그런데 대체 왜 비서실로 간거야..' 라고 원망하시는 거다. 그러자 저쪽 옆에서 듣던 부장님 한 분이 '데려갔어요' 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식할 때 보쓰가 사라지면 임원들이 저마다 나 불러서 일루 와라, 같이 앉아서 먹자, 이러는데, 내가 그 자리를 안가 ㅋㅋㅋㅋㅋ 그러면 결국 임원들이 내가 있는 데로 와서는 자리가 없으면 의자까지 가져온다.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 얘기하자고 막 덤빈다.  왜때문에 나는 임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가. 임원들한테 뭐라뭐라 요구하는 것도 다 내가 하는데, 어째서 나는 인기폭발인가... 나는 임원 여러분이 안좋아.....-0-



- 지난 주에 동료 e 랑 술을 마시는데, 그 동료가 나한테 그런 얘기를 했더랬다. 차장님은 진짜 나이차이가 얼마가 나든 다 포용하시는 것 같아요. 저보다 어린 사람하고도 이야기 하시고 전무님도 차장님 엄청 의지하시잖아요, 이러는 거다. 아..나는 왜이리 잘난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갑자기 e 랑 술마신 얘기 하니까 생각나는데, 작년에 B 가 왔을 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얘기했었다. 술마시고 이 얘기 저얘기 하다가 나온건데, 당시에  B 가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함께 갈 식당을 다 예약하고, 첫날 가게 될 식당은 호텔에서 거리가 얼마인지 직접 가보기도 했었다. 나 없을 때 돌아다니려면 거의 택시를 탈 것 같았는데, 혹시 지하철을 탈 수도 있을 것 같아 교통카드를 준비했고, 현금도 신권으로 바꿔서 줬더랬다. 호텔에 있는 샴푸며 바디클렌저는 별로일 것 같아서 더바디샵에서 샤워젤을 사갔었고 샴푸도 가져갔었다. 샤워타월도 하나 사서 샤워부쓰에 걸어두었고. 과도도 준비했었고, 첫 날 룸에서 와인을 마실 거라 시장 가서 체리를 사서 씻어서 가져갔었다. 다정한 친구가 보내준 와인과 치즈는, 그가 체크인하기 하루 전날 호텔로 들고가 맡겼더랬다. 체크인하기 전에 룸에 넣어주세요, 라고. 그래서  B는, 체크인하고 혼자 들어갔을 때, 환영메세지와 더불어 꽃바구니와 와인을 만났더랬다. 

이런 얘기들을 하니 e 가 놀라면서, 아니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냐고 묻더라. 나는, 그 사람이 나 보러 온거잖아, 용건이 있는데 왔다가 나를 만나는 게 아니라, 그 먼 데서 그냥 나를 보려고 왔어, 그러니까 나는 최선을 다해야지, 라고 했더랬다. 그러자 e 는 '네, 저도 아는데, 저는 식당 예약까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통카드는 생각도 못할 것 같아요,' 라더니, '차장님, 다른 사람들도 차장님처럼은 진짜 못할 것 같은데요?' 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사실 센스를 타고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센스를 타고났다,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 는 내게 '그 분은 차장님 만큼 하는 사람 못만날 것 같은데요' 라고 덧붙였다.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큼 하는 사람이 지구 상에 또 있을 수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니까 가능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너무 잘났는데...아직 술이 안깬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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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6. 11:47
친애하는 D님의 블로그에서 올해의 ~ 리스트를 봤는데, D님이 올리신 항목은 많았지만, 나는 그 중에 몇 개만 추려왔다. 

올해의 공간: 뉴욕 Z 호텔 옥상. 야경...
올해의 덕질: 다니엘 헤니...를 시작할까 말까 조금 생각중인데, 아마도 안할듯. 나는 덕질하기에 너무 게으름..
올해의 메뉴: 하노이에서 먹은 베트남 쌀국수. 진짜 하나같이 예술이었음! 베트남 해마다 가고싶음!!
올해의 사건: 이별
올해의 사랑: 타미
올해의 쇼핑: 멀버리백...
올해의 시위: 탄핵시위
올해의 악연: ㄱ
올해의 SNS: 인스타그램. 안하는걸로 결정하는 의미에서 올해의 SNS
올해의 여행; 뉴욕, 베트남 
올해의 영화: 노팅힐
올해의 음악: Don't worry about me
올해의 작가: 마사 누스바움
올해의 재회: B
올해의 절교: ㄱ (형식적으론 안했으나 마음에서 절교)
올해의 질림: ㄱ
올해의 책: 싸울 기회
올해의 호칭: 이작가님
올해의 만남: W
올해의 게으름: 회사일
올해의 쉼: 해비치호텔

올해 봄부터였나, 인스타그램을 안하기로 결심(뭔가 거창하군!)했었다. 매번 뭔가 먹을 때마다 메뉴 사진 찍어 올렸었는데, 안하기로 결심하게 되니 사진도 잘 안찍게 되고, 처음에는 습관상 사진도 찍고 올리려고 하고 그러다가, 나 안하기로 했지, 하고 안올리기 시작하니 이젠 그게 습관이 되어서 메뉴가 나와도 사진을 잘 안찍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인스타에 들어갈 일도 별로 없고. 다른 사람의 인스타를 보는 일도 거의 안하게 되었다. 사실 계정을 삭제할까 했었는데, 작년에 애인 왔을 때 먹방 사진 올린 게 있어서 차마 삭제를 못하겠더라. 이게 고스란히 기억인데 싶어서. 어쨌든 안봐버릇 하니 안보게 되고, 안올려버릇하니 또 안올리게 되더라. 


지난번 여동생친구의 아이 돌잔치에 갔었는데, 나도 아는 친구니까 반갑게 인사하고 그랬지만, 여동생친구의 동생까지는 알지 못했던 터. 여동생은 친구의동생에게 나를 소개시키면서 '우리 이작가님' 이러더라. 아 진짜 너무 좋았어. 내가 비록 아직까지 책 한 권밖에 못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작가라는 호칭은 어쩐지 민망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이 '우리 이작가님'이라고 나를 자신의 지인에게 소개하는데, 뭔가 그 어깨에 힘들어간 것 같달까. 그래서 정말 좋은거다. 내 동생이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뭐 이런 느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많이많이 주고 싶다. 



제주도 면세점에서 담배를 한보루 샀었다. 일전에 출판사 대표님과 실장님 만났을 때 담배 종류를 알아놨던 터라, 늘 내게 잘해주시는 분들인데 이번 기회에 담배를 한보루 사드리자, 해서는 면세점 간 김에 사와서 택배로 보냈더랬다. 친구가 보내준 사과가 맛있어서 한 달전엔가, 사과를 한 박스 보냈었는데, 그걸 둘이 사이좋게 나누어 집으로 가져갔다 하시더라. 이번에 담배도 한 보루 보내면서 두 분이서 나눠 피시라 쪽지 써넣었다. 하하하하하. 면세점에서 사는 담배 같은 건, 내가 살 수 있는 금액이라 다행이다. 



올해의 쇼핑에 사실 항공권을 넣을까 했는데, 항공권은 올해에도 질렀고 내년에도 지를거고...해마다 지를 예정이니까 새삼스레 넣진 않는 걸로.. 지금 여름휴가랑, 그 외에 주말을 이용한 짧은 청도여행을 한 번 넣자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또 할부가 늘어나겠지. 후훗. 그렇지만 청도는..마일리지로 가겠어!! >.<

멀버리백은 내가 처음 사본 명품백인데 ㅋㅋㅋㅋㅋㅋㅋ  할부 갚느라 정말 힘들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즉 잘 쓰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디자인 말고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이건 크로스가 되고 숄더가 되는건데, 토드백으로 하나 사고 싶다. 스스로를 달래야지.....


친구들 만나는 거 너무 좋고, 좋으니까 계속 만나는 거지만, 얼마전에 W 를 만나 큰위로를 받았던 게 아주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그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는데, 이왕 온 거 좋은 와인 마시자고 말한 것부터 진짜 하나같이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예술이었다. 한 번은 내가 '내가 ~했기 때문에 벌받는 건가' 라는 멍청한 워딩도 했는데, 그때는 내 손을 다독거리면서 '벌 받는 거 아니에요' 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 만남이 너무 좋았어서 아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그 만남은 갑작스러운 것이었는데, 그 만남을 결정하기 전에 나눈 대화부터 만남과 헤어짐에 이르기까지 정말 좋았더랬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꾸벅 (--)(__)


노팅힐은, 우리가 추석에 어디를 가야할지 알려준 영화다. 영국행 티켓을 끊어놓고 D와 나는, 런던 가서 헤비한 아침 식사 먹자! 하는 계획만 세워놓고 신났었는데, 노팅힐 보고나서 '거기 머무르는 사흘 내내 노팅힐가자!' 라고 얘기했다. 노팅힐 보면서 D 가 '나는 그 홍대거리 같다는 데 거긴 안가도 되고 노팅힐 가고 싶다' 그러는데, 내가 '나도나도 나도 거기 안가고 싶고, 그런데 안가도 되니까, 노팅힐이나 계속 가자, 사흘 내내 가자!' 이런 거다. 아 너무 좋아 ㅠㅠ 노팅힐 좋아 ㅠㅠ 이 영화 진짜 짱이다. 인생영화가 되겠음. 대사 하나하나가 예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 랑은 이러저러한 일들로 헤어지고 다시 연락하고 연락을 그만하기로 결정했다가 또 다시 연락하고...뭔가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이 관계가 무척 만족스럽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또 자란 것 같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B도 나도 고맙다, 좋다,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좋은 관계다.



이제 출근을 하면 오전동안에는 일을 안하고 내 시간을 갖는 게 몸에 배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은 오후가 되야 비로소 시작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전은 내 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실에서 내 시간 갖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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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6. 09:39

일요일 오후에 백화점에 갔었다. 가기 전에 이니스프리 매장에 들러 떡진 앞머리용 파우더를 샀고, 백화점에 가서는 A/S 맡긴 목걸이를 찾았다. 찾아가지고 나오면서 잠깐 반지를 구경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의 매장에서 반지를 엄청 할인하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침 진주알맹이 반지를 갖고 싶었던 터라, 구경하다가 진주 장식 들어간 반지를 껴봤는데, 딱히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 이런 디자인으로는 곤란하구먼, 하고 나오려다가, 남색 큐빅이 들어간 다른 반지를 그냥 껴봤는데, 와, 너무 예쁘게 잘 어울리는 거다. 직원분이랑 나랑 어쩜 이렇게 잘어울리냐, 너무 예쁘다 하고 좋아했는데(응?) 직원분이 '이거 신데렐라 반지에요' 하더라. 신데렐라 반지가 뭐에요? 물으니,


이제 품절시킬 반지들이라 하나씩 밖에 안남아서 사이즈 맞는 사람에게 거의 절반 가격으로 주는 반지라는 거다. 오호라? 그래서 내가 본 진주반지도 또 방금 껴본 남색큐빅로즈골드 반지도 죄다 12만원인거다!!


12만원이면 살 만한 가격이다, 내가 지난 주에 제주를 갔다와서 돈을 엄청 써가지고(호텔비... ㅎㄷㄷ), 일시불로 긁는다면 타격이 크겠지만, 3개월 할부로 긁으면 한 달에 4만원만 갚으면되는데...하면서 엄청난 갈등이 시작됐다. 그렇지만 내가 갚아야 할 할부가 지금도 얼마나 많은가. 거기에 4만원을 늘린다면...아아, 너무 빡세진다. 게다가 지금의 할부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아직 여름휴가를 예약하지 않아서, 여름휴가까지 예약해버린다면 할부는 또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터, 4만원을 늘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멈칫하게 됐다. 그렇지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예쁘게 어울리는 반지를 득템하면 좋지 아니한가, 하다가, 그런다고 다 사면 거지꼴을 면치 못할거야...라는 생각이 반지를 껴보고 자꾸 왔다리갔다리 하는거다. 아아, 그래서 마침 배가 고픈 터라, 제가 잠시만 생각해보고 다시 올게요, 하고는 일단 백화점을 나왔다.


그리고 내가 이 백화점에 갔던 이유, 쫄면순두부찌개를 먹으러 갔다. 백화점 뒷편 골목에 순두부 가게가 있는데, 여기 메뉴중에 쫄면순두부지개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거다. 주말에 조카네가 올 걸 알면서부터, '그 식구들 돌아가고나면 혼자 백화점 가서 쫄면순두부 먹고 올거야'를 계획했었다. 토요일에 술 사느라 장 보면서 남동생한테 '일요일에 혼자 백화점 갔다가 쫄면순두부 먹고 올거야' 해가지고 남동생이 엄청 웃었는데, 나는 정말 그렇게 한 것이다. 만세! 


이 쫄면순두부는 딱히 뛰어난 맛인 것도 아니고, 다른집 순두부찌개보다 맛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이상하게 이걸 먹으면 진짜 너무너무 좋다. 오늘도 퇴근 후에 먹고 싶지만 참아야지.... 여기에 혼자 가서 쫄면순두부 시켜놓고 먹는 시간이 내게는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뭔가 좋아..... 다음에는 혼자 가서 이렇게 쫄면순두부 시키고 소주도 시켜 먹어봐야지, 생각하고 있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어쨌든 그래서 이렇게 먹으면서 좋아하면서 반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손에 끼워봤을 때 너무 갖고 싶었는데, 이렇게 밥 먹으면서 배가 불러오고,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그걸 갖지 않아도 나는 괜찮은 거다. 그래, 사지말자, 내가 버는 돈은 한계가 있는데, 쓸 때 무슨 한계없는 사람처럼 쓰려고 해, 그만 둬, 반지 대신 쫄면순두부나 사먹어, 라고 생각하고 반지를 포기할 수 있었다. 포기하고 너무 생각나지 않을까...했는데, 생각은 나지만 또 '너무'까지는 아니어서 괜찮을 것 같다. 지금 긁어놓은 할부와 앞으로 긁을 할부들을 위해서, 돈을 좀 아껴야지.



이번에 제부랑 술을 마시다가 제부가 다이어트 중이란 걸 알게 됐다. 그간 다이어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결심하게 된 계기가 뭐냐, 라고 물었더니 '병원에서 살 빼래요' 하더라. 오, 그렇구만. 제부도 술을 좋아하고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너무 빡세게 하면 스스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적당히 하기로 했단다. 그렇게 결심한 게, 지금처럼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 뛰는 거는 계속 하고, 밀가루를 가급적 삼가고, 혼자서 마시는 술은 끊기로 했다는 것. 그렇지만 우리를 만날 때 마시는 것처럼, 사람들과 만나서 마시는 술까지 안마시진 않겠다는 거다. 밀가루만 끊었는데도 2주간 3키로가 빠졌다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하길래 응원해줬다. 그리고 나도 새롭게 의욕을 다지게 됐는데, 나 역시 빡세게 하기 보다는 밀가루 가급적 삼가는 걸로 다이어틀 했었던 바, 뭔가 자극이 되는 거다. 그래서 이제부터 나도 밀가루 가급적 안먹고, 누구를 만나서 마시는 술이 아닌 혼술도 역시 가급적 삼가자...라고 생각했다가,



아, 그런데 나는 혼술 진짜 너무 좋은데...혼술의 시간이 내게는 힐링힐링한 시간인데...하는데 생각이 미치자, 그러면 이건 좀 두고봐가면서 하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술자리에서는 제부랑 또 언성이 높아졌었는데, 진보와 보수에 대해 얘기하고 청문회에 대해 얘기하고 다음 대선 후보에 대해 얘기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어느 순간 대화가 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목소리 높였는데, 어느 순간 제부가 '그런가' 하고 '그 말은 맞는 것 같아' 이러고 있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즐거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페미니즘만 장착하게 하면 되는데...이건 포기해야 되나.....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페미니즘 포텐 터졌으니, 바로 우리 타미다!!!



타미가 지난주에 독감 걸려 유치원을 못갔고, 그래서 울엄마도 엄마의 시간 없이 내내 타미랑 같이 있었던 거다. 게다가 주말에 그 식구들이 우리집에 오니, 엄마는 그야말로 혼자서 오롯이 쉴 시간이 없었던 것. 그런 차에 우리집에 와서도 아빠 생신이라며 육개장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노라니, 그걸 보다 못한 아빠가 '이제 그만 하고 쉬어'라고 한거다. 그래서 엄마가 '이것 마저 하고' 라고 하자 아빠가 '좀 쉬었다 해' 라고 한거다. 나는 이에 말을 보태지 않고 가만 있었는데, 우리 타미가 내가 할 말을 다 하더라.



'할머니가 쉬려면 할아버지가 해야지!'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녀석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래서 할아버지와 손녀의 싸움이 시작됐는데, 할아버지가 '나도 많이 한다, 빨래도 개고 청소도 하고 ..' 하면서 얘기를 하자, '할아버지는 할머니 있을 때는 안하잖아!' 라고 하는 거다. 브라보!! 아아, 나의 조카여. 너에게는 이모를 닮은 지옥의 페미니스트 기질이 뿜어나온다!!! 고작 일곱살인데!!!!! 만세다 만세!!!!!!!



여동생에게 이 일화를 얘기하니, 갑자기 여동생이 '언니한테 받은 악영향'에 대해 얘기한다. 응? 뭔데? 했더니, 뭘 시키면 말을 되게 안듣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단다.


"이모가 늘 그랬어. 사람은 다 다르다고. 난 이거 하기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여동생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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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2. 16:56

겨울 진짜 너무 싫다. 특히나 새로운 사무실 와서 더 싫은데, 이전 사무실에서도 겨울에 히터 틀면 건조해지고 눈이 뻑뻑해지고 그랬지만, 지금 사무실은 그게 더하다. 아마도 더 빵빵한 난방이라 그렇지 싶은데, 눈이 피곤한 것도 피곤한거지만, 피부가 진짜 엉망진창이 된다. 푸석푸석해서 돌아버리겠음. 그래서 이렇게 게으른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일주일간 오이마스크 팩을 두 번이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는 여전히 푸석푸석하고 난리.. 하아- 이 겨울이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이제 고작 12월을 지나고 있을 뿐이다. 아직도 두 달이나 더 남았어...


게다가 매일 팬티스타킹을 신다보니 아무래도 질에 염증이 생긴 것 같은데, 어어, 생식기쪽 좀 안좋은 것 같다, 라고 생각하자마자, 아아, 오만년만에 턱에 뾰루지가 몇 개 솟았다. 아..진짜 너무 싫어 ㅠㅠ 보기도 싫고 턱에 뾰루지가 있는 느낌도 너무 싫어 진짜 너무 짜증이 난다 ㅠㅠ 


게다가 비염이 있는 사람인지라, 이토록 건조하면 코와 목구멍 사이가 답답해지는데, 이비인후과 갔더니 비염 있는 사람들이 그런 증상이 있다면서 마스크 꼭 쓰고 다니고 가습기 틀어두란다. 이 큰 사무실에 가습기 한 대 가지는 어림도없고 또 가습기 관리하기도 싫어서, 그냥 내 뒷자리에 한 대 두고, 마스크는 어떻게 쓰고 다니냐, 안쓰고 다니는데, 아아, 겨울은 진짜 피부에도 안좋고 생식기에도 안좋고 코에도 안좋고 ㅠㅠ 싫어...


앞머리를 계속 길려 넘기기 위해 뒷머리까지 다 잘라서 자연스레 길리고 있는데, 이제 다시 앞머리가 거지존으로 들어와서, 이마에 찰싹 달라붙되 귀 뒤로는 넘겨지지 않는...그런 개기름 분출최대치를 찍고 있다. 그래서 점심이 지나 오후가 되면 앞머리 느낌 너무 이마에 있고, 떡지고... 그래서 똑딱삔으로 앞머리 그냥 촌스럽게 딱 고정하고 싶은데, 아아, 나는 고딩도 아니고, 여긴 회사고, 게다가 나는 시크리터리..고...... 그렇지만 어제는 견디다못해 오후에 삔을 딱 꽂아버렸는데, 다른 직원들이 보고 겁나 웃었다. 아는척하지 말란다...왜? 어쨌든, 오늘도 그러고 싶었지만,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그렇게 갈 수 없으니 꾹 참고 있자...하고 있다가 좀전에 삔 꽂아 버렸다. 앞머리 느낌 너무 싫음...나갈 때 삔 빼지 뭐. 방금전에는 화장실에 비누도 있겠다, 앞머리 감고 올까...하는 생각도 했다. 


이 모든게 섞여가지고 요즘에는 거울 볼때마다 못생겼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날은 못생겨보이고 어떤 날은 예뻐보이고, 이게 알아서 왔다갔다 하는데, 최근에는 계속 못생겼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짜증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피부 푸석한 거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겨울 진짜 너무 싫다.



아까 페미니즘 강연 들을까, 생각하다, 그래 듣자, 하고는 신청하기에 앞서 친구에게 '이런 강의가 있는데 혹시 너도 들을래?' 하니 좋다고 듣겠다고 한다. 그래서 1월 강의를 신청해두었다. 이게 보니까 카드 결제는 안되고 현금으로 송금만 되는것 같은데, 그래서 2월강의까지 내처 신청하려다가, 현금이 ... 없어서...... 걍 말았다. 다음달에 월급 받으면 그 때 2월 강의까지 신청해야겠다. 2월 강의가 페미니즘과 철학이던데, 마침 오늘 철학에 대해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잘됐다 싶다. 설마 그 사이에 마감 되진 않겠지. 일주일에 한 번씩이니 갈 수 있겠지 싶지만, 또 모르겠다. 


어쨌든 이 겨울이 지나서 진짜 피부 좀 원상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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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22. 09:41

<2017 여성문화이론연구소 41번째 겨울강좌>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게됐는데, 어느 요일이든 시작시간이 7시이며 혜화역이라 내가 도저히 시간에 맞춰 갈 수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한 강좌 당 한 강연만 따로 신청하는 것도 불가하다 하고. 그래도 좀 곰곰 생각해봐야지. 



이십대 중반이었나, 그때 한창 어느 남자 미술교사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의 누드를 올려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러면 안된다와 표현의 자유라는 편으로 갈려서 대립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그때 당시에 다니던 회사(지금 이 회사가 아님) 언니가 그 사이트 들어가서 보여줬었는데, 그 누드엔 그 사람의 성기도 그대로 나와있었다. 당시의 나는 이미 남자친구의 성기를 본 적이 있던 터라 남자의 성기를 보는 것이 살면서 '처음'은 아니었다. 성기가 그렇게 생겼다는 것쯤은 물론 알고 있었다. 게다가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거쳐 성기를 꺼내놓고 다니는 소위 바바리맨을 본 적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상으로 갑자기 맞닥뜨린 성인남자의 성기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보자마자 악, 하고는 고개를 돌려버렸었다. 기분이 너무 나빴다. 그리고 찜찜했다. 나는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작스레 폭행을 당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성인 남자의 성기를 맞닥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그나마 성인인데도 이런데, 혹여라도 미성년자가, 한 번도 남자의 성기를 본 적이 없었던 그 누군가가, 이런식으로 인터넷을 떠돌다가 맞닥뜨리게 된다면, 그땐 대체 어떤 기분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나로서는 그게 꽤 충격적일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없다. 나는 이게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이 일은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데, 과연 이것은 표현의 자유일까? 하는 궁금증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공간에, 나의 누드를 올린다는 것. 이건.. 표현의 자유일까? 내가 내 공간에 내 벗은 몸 올린다는데, 그걸 가지고 누가 뭐라그래! 라고 반박가능한 것인가? 여기서 나는 판가름이 잘 되질 않는거다. 이건... 괜찮은건가? 오로지 다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표현의 자유'라기 보다는 '폭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인터넷이란 건 그 특수한 성질 때문에, 누구든 어디든 접속해서 무엇이든 만나게 될 수가 있다. 여기가 '나의' 블로그 이므로 내가 올리고 싶은 걸 마음껏 올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여기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내가 올리고 싶은 사진을 올린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써서 올린 곳에 나 역시 가서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생각하고 느끼고 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누드라면? 일단 '자신의' 누드이며, '스스로' 올린 것이니 범죄는 아닐것이고, 마찬가지로 '자신의 공간'에 올린 것이니 역시 죄가 아닌 것일까? 


그렇지만, 어릴 적에 그리고 최근까지도 길에서 자신의 성기를 꺼내고 만지는 남자를 봤을 때 나는 너무 놀라고 충격을 받아서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 사람이, 거리를 다닐 자유가 있고 자신의 성기를 자신이 만졌다는 데에서, 지 몸이니까 상관없지, 하고는 그냥 무심히 넘길 수 있는 일인가? 나는 여기에 고민없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그렇다면 인터넷의 공간에서는 어떤가? 누구나 올 수 있다는 점은, 거리를 누구나 다닐 수 있다는 것과 같지 않나? 무엇보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만난 남자의 성기는 되게 더러운 기분과 충격을 줬는데, 그렇다면, 그건 폭력이지 않은가? 난 그걸 그냥 '괴짜' 라고 보거나 '자유롭다' 라고 보거나, '똘아이' 라고 보는 것과는 좀 더 다른 무엇인 것 같다. 나는 그게 폭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그걸 미성년자가 봤을 때를 생각하면 더 끔찍하다.



페미니즘 강연 소식을 접하고 신청할까 어쩔까 고민하면서, 저 일이 생각났다. 강연을 듣고 나면 이 일에 대한 찜찜함이 어떤 명확함으로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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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0. 08:09

- 새로산 반지는 몹시 불편하다. 코트를 입고 벗을 때마다 걸리고, 목도리를 망가뜨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뺄 때마다 반지 알맹이에 옷의 털이며 흔적이 묻어나온다. 어제는 털재질의 목폴라를 입었었는데, 가슴 앞으로 팔짱을 꼈다 풀면서 또 옷에 걸리더라. 하아- 데일리 반지로 끼려던 나는 망했구나.. 생각했다. 다시 실반지로 돌아가자. 겨울엔 실반지가 답이다. 이 알맹이 큰 화려한 반지는, 여름용으로 껴야겠다. 안녕... 잠시만 안녕.. 여름엔 주머니에 손 넣을 일도 없고 긴 팔을 입었다 벗었다 할 일도 없으니, 그래, 여름에 끼는 거야. 잠시 헤어져있자. 



-  오늘  누군가 쓴 책 리뷰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여자분 치곤' 다양한 책을 읽는다고 하고서는, 여성비하가 아니란다...............차라리 '정말 다양한 책을 읽는 (여자)분이시네요' 라고 달지, '여자분 치곤' 이래놓고, 여성비하는 아니라니..........술을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라는 건가... 하아- 잠깐 발끈해서 댓글 달까 하다가 터벅터벅 뒤돌아 나왔다.


비하가 비하인 줄 모르고.....



-  주말 제주도는 좋았다. 비싼 호텔이었고 오션뷰였다. 비싼만큼 객실도 좋았고 서비스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그냥 다 너무 좋았어서 친구는 연신 '좋다' 고 말했다. 나야 이 호텔에 몇 번 와봤지만 친구는 처음이었는데, 우리가 그동안 진짜 아시아나 미국, 유럽의 호텔까지 다 다녀보았고 국내 다른 호텔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좋은 호텔은 처음이라, 역시 돈이 좋구나, 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돈이 짱이지!! 돈만 있으면 정말 편해!!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서 친구는 '라라랜드' 듣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왔고 아이폰 안에 라라랜드 OST 도 있어서 또 틀어줬다. 같이 머무는 동안 친구는 좋다는 말을 정말이지 여러차례 했고, 함께한 사람이 좋다는 말을 하는 걸 듣는 건 진짜 너무 좋아서, '네가 좋다니 너무 좋아' 라고 나도 말했다. 


운이 좋게도 함께 노팅힐을 보게 됐는데, 그래서 노팅힐에 가자고 여러차례 말했다. 저기 너무 예쁘다고. 아 노팅힐 너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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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19. 09:30

​찜해두었던 반지를 이번에 제주도 다녀오면서 구입했는데, 이건 내가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아아, 그렇지만 나는 나에게 너무 잘해주는 건 아닌가, 나는 내게 너무 헤픈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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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12. 16. 16:31



25일이 아버지 생신이어서 식구들 다같이 24일에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날이 날이니만큼 예약해야 하지 않겠냐, 라는 말이 아까 나왔고, 동생네 부부가 그 날 공연을 본다 그랬던 것 같은데 싶어서 공연 몇 시냐 물었더니 오전 11시 라는 거다. 아이들 데리고 보는 공연이라 그런 듯. 박정현 콘서트 간다더니, 그건 그 전날이구먼. 어쨌든 그래서 잽싸게 우리가 가기로 한 식당에 전화를 걸어 저녁 6시에 8인 룸으로 예약할랬더니 그 시간에 룸은 없고 홀만 있단다. 흐음. 아이들이 있어서 홀 보다는 룸이 편한데 싶어, 다섯시엔 룸 가능할까요? 물었더니 가능하다면서 두 시간 사용 가능하단다. 두 시간이면 우리는 충분하다. 오케이, 그걸로 해주세요, 라고 하고 엄마,제부,여동생,남동생에게 예약 완료를 통보. 


남매 단톡방에서 남동생은, 내가 예약했다는 메세지에 나 일 없냐며 부럽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일이 없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해서 편하게 먹고 오려는 거다 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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