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지출 없는 날을 만들고 싶었지만 정말 힘들더라. 점심식사와 교통비는 제외하는데도 그렇다. 그래서 수첩에 꼬박 기록하고 있는데, 내가 술을 마시고 책을 사는 데 가장 큰 돈을 들일거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최근 며칠사이에도 핸드크림을 샀고 토요일에 있을 칠 살 조카의 재롱잔치를 위해 꽃다발을 주문한 거다. 그뿐인가, 택배 보낼 일이 있어(품절된 책을 내게 선물해준 분께 나도 답례로 뭔가 보내드렸다) 택배비도 예상치 않게 드니, 지출 없는 날은 얼마나 힘든가. 어제는 백화점 마감세일에 가서 샐러드를 사고 어묵국을 사고... 인생.... 이런 지출.... 오늘 아침은 캬라멜마끼아또가 넘흐 먹고 싶어서 또 커피값 지출... 하아- 통장에 잔고는 줄고...
- 어릴 적엔 겨울에 핸드크림이 필수품이 아니었는데, 있어도 안쓰는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겨울에 핸드크림이 필수가 되었다. 이것저것 선물받아서도 써보고 내가 직접 사서도 써보고 했는데 가장 유분기가 센 제품이 있어 내가 다시 재구매 하려했더니 3만원 돈이더라. 으윽, 너무 비싸. 그리고 가장 가볍게 발리면서 촉촉하게 감싸주는게 '버츠비' 핸드크림이었다. 이건 면세점에서 구매하려고보니 2만원돈이 다 되길래, 아아, 핸드크림에 2만원은 넘흐 비싸구나, 하고서 포기했었다. 그리고나서 다른 제품들을 사서 써보는데 3천원 가량은 처음에 발라지긴 하되 수분을 유지해주거나 감싸주는 느낌이 확실히 없었다. 그래서 만원짜리를 사게 됐었는데, 그건 좀 나았지만 뭔가 버츠비를 잊을 수가 없어.. 그래, 내 손을 위해 거금을 들이자, 2만원이어도 사버리는 거야! 라고 생각하고 인터넷 검색했더니, 11번가에서 14,080에 팔고 있었다. 배송료는 무조건 2,500원. 나는 배송료를 기꺼이 내고 샀다. 그리고 오늘 발랐는데, 아아, 역시, 버츠비가 짱이야 ㅠㅠ 버츠비 핸드크림 만세! 굉장히 가볍게 발리는데 촉촉하게 감싸준다. 핸드크림은 내 돈 주고는 못사겠는 약간 돈아까운 물건에 속했었는데, 이젠 기꺼이 2만원을 투자하는 필수품이 되어버리고 말았구나...
- 어제는 하루종일 맥북에어를 사고 싶어서 몸이 베베 꼬였다. 아침부터 정신이 나가있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전산팀 부장에게 물어보니 애플은 기본적으로 일반 놋북보다 잘 굴러가니 가장 기본적인 사양을 사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전산교사로 있는 제부에게 물으니 128 기가를 사되 램은 8기가로 사라더라. 음. 그래서 128기가, 8램을 사려고 했으나, 8로 사면 13만원인가 추가해야해.. 결국 내가 사기로 마음먹었던 것은 가장 기본적인 128기가에 램은 4기가짜리였다. 가격은 1,250,000 원.
아니, 그런데!! 지금 신학기 행사라며 256 기가를 살 경우에 10만원을 할인해준다는 게 아닌가. 반드시 256 기가여야만 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결국 용량은 두 배인데 14만원 차이이니 이걸 사자! 생각했다. 그리고 학생증...은 어떻게 구하지? 이 나이에 내 주변에 학생이 어딨어...라고 하다가 나는 나의 애인인 B 생각이 났다. 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혹시 나한테 학생증 사진 찍어 보내줄 수 있냐, 그거 있으면 10만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혹시라도 그게 좀 꺼려지면 안해줘도 괜찮다, 라고. 그러자 B 는 완전 괜찮다며 바로 툭- 학생증을 찍어 보내주었다. 그래서 나는 퇴근하기만 기다렸다가 슝- 백화점으로 날아갔다. 학생증을 들고 발걸음도 가벼웁게! 그러나 백화점에 도착했을 때 재고는 없었다. 아하하하하. 그건 또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 아하하하하. 그때부터 약간 정신 나간 모드가 됐다. 아니, 내가 사러 왔는데 재고가 없을 수도 있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재고가 없다는 데 어쩔. 그냥 갈 수밖에.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일 인터넷으로 주문하자, 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으음, 하루종일 이거 산다고 들떠있다가 갑자기 맥이 탁, 풀려버리더라. 그래, 좀 더 참아보자. 사지 말고 견뎌보자. 나 할부 긁은 게 많아.. 비행기표도 샀잖아...
- 그렇다. 여름 휴가에 B 가 있는 곳에 가기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처음으로 해외에 혼자 비행기 타고 가는 거라 좀 쫄려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타자,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행기표를 알아보는데 너무 비싼 거다. 혹시 싶어 대한항공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보니 아하하하하. 2백만원인 거다! 니미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 가 저가항공으로 알려준 가격이 87만원이었는데, 아니 내가, 30-40 차이만 나도 기꺼이 대한항공에 돈을 들일 생각이었는데!! 백만원은 좀 너무하잖아?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아.. 쫄리지만 외국항공을 타기로 했다. 꽥! 쫄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잘 찾아가서 만날 수 있겠지.... 아 영어....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