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6. 22:55

​- 헤헷. 휴가를 보내고 출근하자마자 딥빡이 왔는데, 일도 쌓여있는데 막내가 너무 .. 관두자. 아무튼지간에 오자마자 사무실 청소하고 거미줄 제거하고 그러느라 에어컨 틀어놓았어도 땀지랄 어마어마하게 하고, 일을 시작하자!! 하기에 앞서, 오랜만의 일기를 써보기로 하겠다. (빡침을 잊자, 잊어야 해...)


- 말레이시아에 나홀로 휴가를 가기로 하면서 내심, 이번여행은 관광보다는 휴식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호텔도 좋은데로 예약해 두었었고. 뭐, 사실 휴식이든 아니든 나는 호텔을 좀 좋은데 가려는 사람이고, 특히 혼자라면 호텔에 돈 아끼지말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어찌어찌하다보니 내 여행에 B 가 함께하기로 했다. 나는 부랴부랴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더 크고 좋은 룸, 킹베드 룸으로 예약했다... (네?)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고서는, 내가 먼저 도착해서 호텔가서 짐을 풀고, 클렌징 크림이며 샴푸, 간식 같은 것을 잘 풀어놓고 그를 기다리고 싶었는데, 비행기 출발시간이 공교롭게도 그가 먼저였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가 먼저 호텔에 가 체크인을 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그가 체크인한 호텔로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가 '공항에서 기다렸다 같이갈게' 하는 거다. 난 또 좋아서 히죽히죽 했는데, 아니, 출발 당일에 내 비행기가 1시간 지연이 된거다. 씨부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온전히 그가 비행기 도착시간만 따져도 나를 세시간 반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 하는수없이 안되겠다, 호텔 가 기다리겠다, 하고 비행을 하느라 연락이 끊겼는데, 도착하고 핸드폰을 켜니 그로부터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가 와있었다. 어? 기다렸어? 간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좋아가지고 마음 급해 나가려는데, 어라? 한참 줄서있다가... 이거, 그러니까 작년에 뉴욕갈 때 환승하던 그 분위기네... 싶어서, 거기서 도와주고 있던 직원에게 '혹시 이거 트랜스퍼 줄이야?' 물으니, 그렇다는 거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뻐킹 쉿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당황해서 그 직원에게 나는 go out 하고 싶어, 라고 했더니, 오, 그런데 너 왜 여기서있어, 저기로 나가서 저기로 올라가서... 하고 알려주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입국심사 하는 곳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비행기까지 도착해있어서 줄이 세상 길어.... 하아-  어쨌든지간에 공항에서 그를 만나고 그 시간이 벌써 오후인지라, 공항 내에 있는 큰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호텔로 돌아가 오늘은 쉬자, 로 결론을 내고, 닭꼬치를 비롯해서 과일을 사서는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로 갔다. 호텔 룸은 크고 넓었고 깨끗했고 아파트형이라 취사가 가능햇다. 우리는 호텔 내에서 요리를 하진 않았지만, 첫날 도착해서는 이미 저녁때가 된지라, 룸서비스를 시켰다. 룸서비스 음식은 딱히 맛있진 않았지만, 샤워 후에 나가지 않고 룸으로 배달된 음식을 먹는 것은 너무 편하고 좋았어... 돈 만세!!


그러다 그에게 호텔에 먼저 가있기로 하고서는 왜 기다렸냐 물으니, 너 헤매다가 여섯시가 되어도 호텔에 도착을 안할 것 같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사실은 트랜스퍼 줄에 가 서있었다고 고백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 말이 맞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거기 가있었지 나는????????? 인생...


- 다음날엔 나 혼자 주변을 구경하러 외출했고, 내가 돌아올 때쯤엔 그는 호텔 수영장에 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외출하면서 봐둔 레스토랑에 들어가, 좋은 고기 사주겠다고 떵떵거렸는데, 아아, 레스토랑이 ... 흠.. 스테이크가.. 흠... 나는 스테이크에 소스 뿌려주는 가게 싫은데.... 소스 뿌려줬고...... 딱히... 흠... 큰 돈 쓰려고 마음 먹고 들어갔는데.... 고기 만족도가 별로였고..... 그렇지만 와인을 맛있게 먹었으므로 되었다, 했다. 흠.... 아무튼지간에, 관광은 거의 안한 휴가였는데, 돌아가는 날이 그가 나보다 하루 빨랐다. 내가 혼자하기로 한 여행이었으니, 혼자서도 지낼 시간을 가지라며 그가 하루 먼저 돌아간 것. 나는 그를 공항에서 배웅하고 싶었고, 나오지 말라는 그의 말에 '싫어 나갈거야' 하고는 꾸역꾸역 그가 부른 우버택시를 같이 탔는데, 아아, 이때부터 나의 똥줄타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그의 비행기가 밤 비행기였고,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한시간이었던 거다. 그를 배웅하면 열시반 정도가 될거고, 내가 혼자서 한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면 이미 늦은 밤일텐데, 이 생각이 나니까 너무 긴장이 되고 쫄리는 거다. 나 너무 공항에서 배웅하는 거 하고 싶었는데, 그가 들어가면 잘 가라고 그렇게 인사해주고 싶었는데, 이미 나는 긴장해서 '이따 혼자 올 때 무서워서 어떡하지, 밤이 너무 깊은데, 택시 기사는 믿을만할까' 이러면서 머리통에 온통 걱정만 가득하고, 그가 옆에서 긴장 풀라고 달래주는데 나는 이미 긴장상태로 넘어가 있고, 아아, 어쨌든 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에 도착하니 그 시간에도 사람이 많아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거다. 아, 그냥 계속 내일 아침까지 공항에 있고 싶다...하는 마음이 되었어...


우리는 공항에서 스테이크를 사먹기로 했는데, 거기에서 술도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아아, 나는 돌아가는 길이 너무 쫄려서 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겠는 거다. 혼자 택시타고 갈건데 술을 마시면 안될것 같아... 그래서 술도 제대로 못마시고, 그렇지만 고기랑 알리오올리오 맛있네? 막 이러면서, 어쨌든 시간은 점점 다 되어갔는데, 그랑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그가, 야, 너 안되겠다, 내가 너를 보내줄게, 하고서는, 그가 우버택시를 불러주고, 기다려주고, 나를 택시 태워 보냈다. 아니, 나는 그러니까, 공항에서 당신에게 say goodbye 하고 싶었는데, 아아, 당신이 나를 보내는구먼..그렇지만 우버도 불러주고 태워주고, 가는 동안에도 통화 해줘서 ㅠㅠ 무사히 도착하였다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하고 자려고 하는데, 부엌 가스레인지 옆에 있던 커다란 수납장이 눈에 띈다. 두 개나 있어. 장롱 사이즈 같은 건데.. 어... 나는 혼자 잘거니까 커텐 다 닫았고, 문도 잠그고... 그러니까 온전히 나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저 수납장은 내가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어... 사람 숨어 있기 딱 좋은 사이즈야,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그날 밤 잠들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씨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두려움을 무시하려면, 차라리 수납장을 열어보고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해야 되는데, 그 과정을 차마 못하겠는 거다. 그래서 나는 창피하지만 호텔 직원을 불러 저 수납장 한 번 열어주겠니? 부탁할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아니, 그러면 호텔 직원이 내가 여기 혼자 있는 걸 알게 되잖아? 싶으니 그도 못하겠는 거다. 아니, 저거 같이 있을 때 열어볼걸, 도대체 뭐하느라 ... 아아, 너무 넓은 룸은 혼자 있기 무섭구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고 자정이 넘은 시간 자려고 누웠는데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자겠는 거다. 혹시라도 B 에게 저거 열어본 적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의 비행기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어 인생... 나는 자보자, 자야한다, 애써 눈을 감았지만,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 그래서 에라, 차라리 자지 말자,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볕이 들면, 빛이 들면, 그때 자자...하는 마음이 되었어. 그런데 어떻게 해야 이 밤을 잘 보낼 수 있을까, 무섭지 않으려면 무얼 해야할까, 텔레비젼에 한국방송 있긴 하던데 그거 봐도 위안이 안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하다가 퍼뜩 '김신영' 생각이 났다. 김신영! 김신영을 보자. 안그래도 얼마전에 김신영의 상황극을 유튭으로 보고 빵터져서 웃었던 기억이 나서, 김신영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아아, 진짜 막 웃었어. 물론 잠은 못자고 스맛폰을 보니까 눈깔이 너무 아파서 빠질 것 같았지만 ㅠㅠ 그래도 그거 보고 시간을 넘겼어.... 그렇게 날이 밝았고, 그로부터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너 이제 잠좀 자' 라고 그가 말했다.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안 잔 거 어떻게 알았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그 날 그를 보내면서 너무 긴장한 게 아무래도 걸렸는가 보다. 힝 ㅠㅠㅠㅠㅠㅠ

아니, 나 하노이에 혼자 가서 2박 3일 잘만 있었는데, 왜때문에 이번에 이 큰 룸에서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 하룻밤인데 자지를 못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쫄린 게 그때뿐은 아니었다. 그와 연속 이틀 안마를 받으러 갔는데, 두번째로 받았던 곳에서 안마사가 남자 였던 거다. 아아, 나 혼자 왔으면 그냥 안하고 간다고 했던가 여자 안마사로 바꿔달라고 했을거야. 그렇지만 바로 내 옆에 그가 있었고, 내가 계속 생각하던 게 쎈 힘으로 안마를 받는거라, 눈 딱 감고 받기로 했다. 진짜 엄청 아프고 좋았는데, 아무리 옆에 그가 있다 하더라도 긴장이 백프로 사라지진 않았다. 약간의 쫄림이 남아 있었어..


처음 마사지 받은 곳은 여자마사지사들 이었는데, 우리가 나란히 누워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데, 그를 안마해주는 마사지사가 어디에서 왔냐 묻더니 자기는 한국 너무 좋아한다, 한국어도 좋아한다, 하는 거다. 아주 간단한 한국어 몇 개를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자꾸 말을 걸어왔다. 그러다가 한국 드라마 얘기하면서, 그녀가 이민호를 좋아한다고 하는 거다. (대화는 영어로 진행됐다)


안마사1: 저는 이민호를 사랑해요.

B: 모두가 이민호를 사랑하죠.

안마사1: 맞아요.

나: 난 아니에요.

안마사1: (놀라며) WHY??????????????????????????????????????????????

B: 그녀는 나를 사랑해. (She loves me)


아 진짜 빵터져서 웃었네. 나도 웃고 그도 웃고 안마사1과 안마사2도 모두 함께 웃었다. 시간이 지난 뒤에 생각해도 넘나 웃겼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 일요일. 모든 휴가 일정을 마치고 푹 쉬려다가 요가수업 들으러 간다는 B의 말이 생각나, 오랜만에 폼롤러 위에 한 번 서볼까, 하고는 폼롤러를 꺼냈다. 그리고 그 위에 서는데, 오, 그냥 서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몸이 이제 폼롤러 위에 서는 감각을 익혀버린 것 같달까. 일주일간 요가 근처에도 안갔는데, 몸은 폼롤러 위에 설 수 있다! 까먹지 않았어! 갑자기 씐나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죽히죽. 폼롤러 위에 이제 잘 서는 여자가 되었어. 움화화화핫. 오늘은 요가 가야지. 아주 오랜만에 말이다. 훗.



- 나가서도 안에서도 계속 술을 마셨는데, 안주로 치즈를 써는 B 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내가 '나 지금 당신 사진좀 찍을 게' 하고는 사진을 찍었다. 좋아라...




-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트위터를 보는데, 누군가 아주 예쁜 부티크 호텔 사진을 올려두었더랬다. 내 트친은 아니고 내 트친중 누군가가 리튓해서 볼 수 있었던건데, 영화 [연인]에 나오는 분위기의 호텔이라고 하는거다. 정말 예뻐서 그 사람 트윗에 들어가봤다. 여기 어딜까, 혹시 가까운 곳이라면 내가 갈 수 있지 않을까. 가까운 곳이라면(제발 가까운 곳이기를), 내가 혼자 가서 이 예쁜 호텔에 묵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 호텔의 정보를 얻기 위해 그 사람의 트윗 몇 개를 살펴보았다. 그러다 치앙마이라는 걸 알아냈고, 치앙마이??? 치앙마이가 어디지??? 태국인가??? 하고 검색창에 넣어보았더니, 태국 북부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번엔 치앙마이와 그 호텔의 이름을 넣고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이런 블로그를 찾았다.


http://blog.naver.com/pialove1/220756607459


아, 너무 예쁘다. 호텔도 예쁘고 주변도 예쁘고 뭣보다 스크램블 예쁘다 (응?)


그렇게 나는 휴가 끝나자마자 여기는 언제 갈것인가, 여기를 꼭 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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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7. 28. 08:14

http://blog.aladin.co.kr/zauberberg/9483679



언제나 유용한 정보가 가득한 이 분의 서재에 들어가서 이 글을 읽게 됐는데, 위에 소개된 책, The fact of a body 가 너무 궁금한 거다. 번역되어 나오면 잽싸게 읽으리라, 싶으면서도, 과연 저게 번역되어 나올지...

저거 번역되어 나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내가 영어공부해서 원서로 읽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쨌든간 저 책을 번역해달라고 출판사에 의뢰해야 겠다는 생각이 막 들어버렸다.

머릿속에 막 어디에다 어떻게 접촉해야 되나 생각하다가, 앗, 일전에 한 출판사의 문학팀에서 이메일 받은 걸 가지고 있던가 뒤져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몇 년 전이긴 한데, 가만있자, 그 분이 여즉 일하고 계시려나....


공부하는 게 더 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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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7. 27. 09:05

-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

얼마전에 읽은 국내작가의 책이 진짜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었는데, 마침 나무군도 그 작가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말하길 '의미도 재미도 없다'고 하더라. 아, 내가 느낀 걸 같이 느끼고 있었다니. 흙흙. 내가 '이거 무슨 얘기 하려고 쓴거지??' 하자, 나무군도 왜 썼는지 모르겠는 글을 쓰더라, 고 했다. 문득 일전에 w 가 본인의 일기에 어떤 작가 별로란 얘기를 썼던 게 기억나서, 어, 혹시 그 작가가 이 작가? 하고 엊그제 물어보니 역시나, 그 작가가 이 작가였다. 아, 우린 모두 함께 그 작가를 좋아하지 않아.. 그러고보면 그간의 나의 감이라는 것은 잘 발달되어 왔고 믿을만하다, 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단편으로 먼저 수상작품집이나 이런 걸 접했을 때, 뭔가 글이 좋아서, '어? 이 이름 기억해뒀다 다른 작품 나오면 읽어봐야지' 라고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번 경우, 내가 기존에 단편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기억하려 한 작가가 아니었고, 어쨌든 어딘가에서 좋은 감상을 본 후에 읽게된 것인데, 오호라, '역시 내가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군' 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나의 감을 믿어야 해...


그간 상대적으로 국내 작가의 작품을 적게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전에 나무군과 국내 작가 얘기를 하다보니, 나무군이 내게 '뭐 그렇게 다 읽었어요' 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국내 작품도 좀 읽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번역소설이 훨씬 많아서 상대적으로 적게 보인거지, 내가 국내문학을 안읽은 건 아니었어... 그러나 어쨌든 최근에 읽은 국내 소설 두 권다 별로...



- 철이 든다는 것

사람에 대한 감도 마찬가지. 아, 내가 잘 틀리지 않는구나, 했다. 그러니까 언젠가 나에게 댓글을 단 댓글러1에 대해서, ' 이사람은 왜 이나이 먹어도 철이 안들었나'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장점 혹은 강점은 솔직함과 자기 반성이랄까, 뭔가 철없는 발언을 하고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거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잦다. 잘못을 하고 반성하는 건 좋은 자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잘못된 걸 알았다면 그다음부터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또 잘못하고 또 반성하고 또 잘못하고 또 반성하고.... 나보다 훌쩍 나이도 많은 양반인데, 최근에 또 말실수하고 반성한 걸 보노라니, 아, 사람이 철이 든다는 건 역시 저절로 되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누군가는 빨리 철들고 누군가는 끝내 철들지 않는 것이야.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못된 사람도 아닌데, 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문득 아, 내 처음 느낌이 결국엔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러고보면 내가 좋은 느낌을 받고 내가 만나자고 했던 사람들이 실망을 준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내 감은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간혹 '별로일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다가 중간에 '어? 아닌가? 잘못봤나?' 라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역시 그렇구먼...' 이렇게 되곤 한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고를 떠나서 어쨌든간 내가 '별로다' 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랑 안맞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나랑 좋게 지낼 것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 느껴지는 감은 거의 정확한 것 같어. 왜냐면, '내'가 '나'랑 맞을 것 같은 사람을 보는 것이니께롱...



- 요가 스케쥴

일전에 요가 스케쥴 변경좀 해달라, 월요일에도 일반 요가 넣어달라 건의한 적이 있었는데, 8월 스케쥴 나온 거 보니, 오호라, 반영이 됐더라. 역시 사람은 원하는 게 있으면 요구를 해야 한다. 별 거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원하는 걸로 스케쥴을 받았어. 뭐, 늦은 시간대이긴 하지만, 월요일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좋구먼... 


그렇지만 내가 요즘 요가를 너무 열심히, 빡세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화요일에는 늦잠을 잤는데, 물론 그래봤자 06:24에 일어났지만, 그것도 내 의지로 일어나게 된 게 아니라 전화 받고 깼다. 그러니까 자고 있는데 벨소리가 들렸고, 나는 자다가 당연히 알람인 줄 알고 끄려고 하면서 '그런데 나 알람벨 이거 아닌데' 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손에 쥔 화면에서는 B 의 얼굴이 보였고, 잠결의 나는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이른 아침에.....' 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뽝!



!!!!!!!!!!!!!!!!!!!!!!!!!!!!!!!!!!!!!!!!!!!!!!!!!


이렇게 되어서 시간을 보니, 으아아앗, 06:24가 아닌가! 그 시간이면 나는 이미 집에서 나가야 하는 시간. 나는 지금 일어났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뒤에 헐레벌떡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대중교통을 타면 너무 간당간당 하겠다 싶어 카카오택시를 잡아 타고 출근했다. 아니, 만약 그 시간에 전화가 안왔다면...나는 언제까지 자고 있었을 것이여.... 하아- 이게 대체 뭔 일이야...

그런데 오늘도 일어나기 너무 힘들었어.


어제는 20:00 요가였는데, 퇴근이 좀 늦어서 이걸 지각하겠는거다. 지각하면 안가는 게 낫고, 아아, 그래, 그냥 쉬자, 하면서 집으로 가고 있었다. 괜히 늦을 것 같은데 초조하게 막 시계 보면서 뛰어댕기지 말고, 그냥 포기하고 하루 집에서 쉬자, 지난주에도 연속 나흘을 가서 겁나 피곤했으니까, 하루만 쉬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가, 아아, 그렇지만 강동역에 도착하고 시간을 계산해보니, 어쩌면, 지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나는 가기로 마음을 먹고, 아아, 초조해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초조해하면서, 집에 가서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는 요가원까지 뛰었다...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아아, 어쩌지, 늦으면 안돼! 이런 생각으로 발 동동 구르다가, 또다시 뛰고...결국 8시 전에 간신히 도착! 매트를 깔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요가를 하는데, 평소에 하던 동작도 잘 안되고 몸이 너무 무거운 거다 ㅠㅠ 그냥 하루 쉴걸.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더 몸이 무겁고 또 못일어나서 ㅠㅠ 오늘은 엄마가 깨워줬고, 엄마가 어젯밤에도 그렇고 오늘 아침에도, 야, 너 건강해지라고 운동하는건데 이게 뭐냐, 오히려 병나겠다, 하면서 쉬기를 강권하셨다. 나도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목소리 너무 잠기고 ㅠㅠ 몸 너무 무겁고 ㅠㅠ 그래서 오늘은 요가를 강제로 쉬고 집에서 뻗겠다! 라고 결심했다. 제발 집에 가서 요가 가려고 하지마 ㅠㅠㅠ 8월달 부터는 연짱 나흘 나가고 이런 거 하지 말아야겠다. 쉬엄쉬엄 해야지... 지금 몸이 겁나 피곤함. 내가 요즘 하는 거라곤 회사 다니고 요가 다니는 게 전부인데, 이게 뭐라고 ㅠㅠ 몸뚱아리가 천근 만근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힘들다.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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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