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래'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6.05.30 100도
  2. 2016.04.21 낭비
  3. 2016.04.15 편지
  4. 2016.04.06 우리의 만남
  5. 2016.02.17 각자의 방식 2
  6. 2015.11.18 20151118
  7. 2015.11.02 내 평생 당신만큼 사랑한 남자는 없어.
  8. 2015.09.30 섭섭하지 않았다.
  9. 2015.08.30 슬픔 2
  10. 2015.08.28 그녀에겐 삶의 필수 영역
2016. 5. 30. 08:11

"어떻게 사랑은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 대사를 읊은 주인공처럼 풋푹하게 젊은 남자가 아니더라도, 사랑의 백전노장이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게 사랑의 속성이라는 환상을, 미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감정처럼, 사랑이라는 감정도 계속 움직인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이지만, 그 흐름이 향하는 "사랑하는 이"가 바뀔 수 있다. 그럴 뿐 아니라 그 강물의 온도도 늘 같지 않다. 어느 날은 90도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60도나 70도고, 때로 30도로 내려가는 날도 있다. 물은 100도가 돼야 끓는다. 99도에도 끓지 않는다. 펄펄 끓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90도의 사랑에도 사랑이 변했다고 느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늘 움직이고 변하게 마련인 사랑의 속성에 마음이 불안하게 요동친다. (p.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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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4. 21. 09:25

"넌 정말이지 낭비가 심해, 아론." 페기가 내게 말했다.

그녀는 책상 앞에 앉았다.

"내가 뭐라고?"

"다른 사람은 누가 가까이 다가오면 반가워할 거야. 너는 그 여자의 속셈을 알아보느라 분주하지."

내가 말했다. "어떤 여자의 속셈을 말하는 거야?"

"넌 그것조차 보지 못해. 알아차리지도 못한다고. 넌 그 여자가 낭비되도록 내버려 두지."

"누가 낭비되게 내버려 둔다는 거냐고? 지금 루이스 얘기를 하는 거야?" 내가 물었다. (pp.26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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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4. 15. 12:41

낡은 여행 가방 속에 넣어놓고 잊어버렸던 편지 뭉치를 발견했을 때 처음에는 그게 전부 릴이 톰에게 보낸 의례적인, 오랜 친구, 심지어 두 번째 엄마 같은 사람이 보낼 수도 있는 편지라고 생각했다. 편지는 톰에게로 시작해서 사랑하는 릴로 끝맺었고, 가끔 십자가 한두 개를 그려서 키스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더니 또 다른 편지, 톰이 릴에게 보낸, 아니 보내지 않은 편지들이 나왔다. "왜 당신한테 편지를 쓰면 안 된다는 거지, 어째서, 나는 써야만 하는데, 늘 당신 생각만 하는데, 오 하느님, 릴, 당신을 너무 사랑해, 당신의 꿈을 꾸고, 이렇게 떨어져 있는 걸 견딜 수가 없어, 사랑해, 사랑해……." 그런 내용이 몇 장이나 계속됐다. 그래서 릴의 편지를 다시 읽었더니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그제야 모든 걸 이해했다. 백스터즈 정원 아래쪽에서 한나와 함게 길가에 선 채 로즈의 웃음소리를 들었을 때 그녀는 그게 자신을 조롱하는 웃음 이라는 걸 알앗다. 그 웃음은 그녀, 메리를 조롱했고 그제야 그녀는 비로소 모든 걸 이해했다. 모든 게 명확해졌다. (그랜드마더스,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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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4. 6. 10:42

우리의 만남은 생말로 TGV 역의 콘크리트 위에서, 말없이, 열정적으로, 확고부동하게, 결정적으로 이루어졌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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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6. 2. 17. 12:06

지난 1년 반 동안 나는 딸과 함께 코네티컷에서 지냈다. 나는 거기서 글을 쓰고 근처 대학 두 곳에서 강의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더군다나 내가 소중히 여기는 뉴잉글랜드식 가치관을 지닌 나의 부모님, 그러니까 딸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가까이 살면서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다. 댄은 그의 주 거처를 모스크바로 삼기로 했다. 자기 일에 진심으로 매진할 수 있는 곳이 거기니까. 딸의 방학 기간과 우리 부부의 각자 작업 일정을 요리조리 맞춰서 우리 가족은 1년에 반 정도 함께 시간을 보낸다.

댄은 사랑하는 이들과 부대끼고 사는 일상을 그리워한다. 나는 매일 감당해야 하는 자녀 양육의 책임을 나눌 사람이 절실할 때가 많다. 우리 딸은 확연히 다른 두 문화를 접하는 혜택을 누리지만 일상의 연속성이 끊기는 경험을 자주 해서 힘들어하기도 한다. 양쪽 집안 모두 우리 가족의 삶을 지지해줘서 참 다행이다.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살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만족스럽다. 좀 희한한 방식이긴 해도 우리 부부는 마침내 결혼 생활에서 평등을 이뤄 냈다. 똑같아서 평등한 게 아니라 우리가 각자 모습대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의미에서 그렇다. 나는 딸한테 남자와 여자가 똑같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 이상을 알게 됐으니까. 여자는 결코 남자와 똑같을 수 없지만 언제나 남자와 동등한 존재가 될 것이다. (팡 메이 나타샤 창, 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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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11. 18. 15:40

타일러가 고개를 들고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떠날 거라 생각해요?"

"이런 건 영원할 수 없으니까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아는 사람 누구한테도 영원하지 않았으니까."

"난 항상 앞날을 생각해요. 난 평생 꿈을 좇으며 살았어요.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그 꿈 중 하나를 잡았어요."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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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11. 2. 08:09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 아마 짐작하고 있었을 거야. 내 평생 당신만큼 사랑한 남자는 없어. 그래서 그 사랑을 찾으려고 당신을 찾아온 거야. 내가 빼앗아 두었던 당신 딸을 돌려주려고. 하지만 그보다도, 내가 늘 사랑한 남자 옆에서 죽고 싶었어. 내가 당신만큼 증오한 사람도 없어. 하지만 증오는 아프게 해. 난 그렇지 않아도 통증을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는데 말이야. 사랑은 생기와 평안함을 주고, 죽음과의 만남을 너무 끔찍하지 않게 만드는 안락함까지 선사하지. 내가 지금 한 말에 대해 토를 달 생각은 하지마. 그냥 믿어." (p.330)






어젯밤 잠들기전, B 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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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9. 30. 00:58

버스에서 주완이는 겹겹이 일어난 버스 벽에 옆머리를 대고 졸았는데, 졸면서도 손을 놓지 않았으므로 섭섭하지 않았다. (p.163)

 

 

 


이만큼 가까이

저자
정세랑 지음
출판사
창비 | 2014-03-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당신의 첫사랑은 얼마큼 가까이 있습니까 기대보다 한발 더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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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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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들과 지내는 동안 피오나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밀려드는 사랑으로 목이 메고 눈이 따가워지는 경험을 두 번이나 했다. 그녀는 자신이 늙고 어리석게 느껴졌다. 잭이 아이들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다시 확인하는 일도 괴로웠다. 예전에 처남의 세 아들에게 해줬던 것처럼 그는 허리가 삐끗할 위험을 감수해가며 두 아이를 등에 태워 요란하게 말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사람 소리 같지 않은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다. (p.185)

 

 

 

 

 

당신이 원하는 걸 해주지 못했을 때, 그리고 해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때 내가 느끼는 슬픔은 얼마만큼의 크기일까.

 

 

 

 

몸을 뒤척이자 축축하고 차가운 베개가 얼굴에 닿았다. 이제 완전히 잠에서 깬 피오나는 베개를 옆으로 치우고 다른 베개 쪽으로 손을 뻗다가, 등 뒤 옆자리에 길게 누운 따뜻한 몸이 손에 닿자 흠칫 놀랐다. 피오나는 돌아누웠다. 남편이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모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다정한 손길이었다. 복도에서 새어 들어오는 빛에 그의 얼굴이 간신히 보였다.

잭이 말했다. "당신 자는 거 보고 있었어."

얼마 뒤, 한참이 지난 뒤, 그녀가 속삭였다. "고마워."

그리고 물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을 사랑할 것인지. 성립되지 않는 질문이었다. 잭은 아직 아는 게 거의 없으니까.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니라고 그가 자신을 타이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잭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 "물론 그럴 거야."

그들은 어둑한 방에 마주 보고 누워 있었다. 침실 밖에서 빗물에 씻긴 거대한 도시가 부드러운 밤의 리듬 속으로 가라앉고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불안하게 제자리를 찾아갈 때, 피오나는 남편에게 조용하고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자신이 느끼는 수치심과 다정한 그 소년이 지녔던 삶의 열정과 그의 죽음에서 자신이 맡았던 역할에 대해. (p.289)

 

 

 

 


칠드런 액트

저자
이언 매큐언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5-07-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속죄》의 작가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 출간 직후 30만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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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28. 11:24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차가운 침대 왼편을 확인하고 신체 일부가 절단된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버림받은 사람의 상투적인 고통을 실감했다. 잭의 가장 좋았던 모습이 생각났고 그를 간절히 원했다. 털이 많고 뼈대가 굵은 정강이. 알람시계가 첫 번째 공격을 개시하면 반쯤 잠든 상태로 부드러운 발바닥을 그 정강이에 대고 쓸어내리던 기억. 그리고 몸을 굴려 팔을 벌린 남편에게 안긴 채 따듯한 이불 밑에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시계가 두 번째 알람을 울릴 때까지 졸면서 기다리던 기억. 침대에서 나와 어른의 갑옷을 입기 전 맨살로 아이처럼 자신을 내맡기던 그 시간이 그녀에겐 삶의 필수영역이었다는, 그러나 이제는 그곳에서 추방되었다는 생각이 잠에서 깨자마자 머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p.86-87)





칠드런 액트

저자
이언 매큐언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5-07-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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