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잠이 깬 그녀는 침대 위에 자기 혼자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그가 열심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 그를 한동안 바라다보았다. 그는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그녀에게도 묘한 느낌이 찾아왔다. 산다는 것이 자못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p.290)
오늘 친구f 의 블로그 글을 읽었는데, 위의 문장이 생각났다. '옆에는 애인이 있고 배 위에는 고양이가 있는 상황이 너무 행복했다'는 글이었다. 리스베트(맞나..)가, 한밤중에 깨어 자신과 밤을 함께 보낸 남자(이름이 기억안남)가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걸 보고는 삶을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장면. 이 장면은 책을 읽다가도 좋아서 밑줄 그었었고, 그 뒤에도 가끔 생각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