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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5.04.14 글로 쌓은 덕 4
  4. 2015.04.13 벚꽃은 피고 지고 6
  5. 2015.04.08 플랜, 55사이즈 6
  6. 2015.04.06 가방 4
  7. 2015.04.05 생일 2
  8. 2015.03.30 관계 10
  9. 2015.03.26 기억 2
  10. 2015.03.23 섬마을 6
2015. 4. 20. 11:21

하아-

ㅇㄹㄷ 돌아다니다가 이런 글을 봤다.





이 부분을 읽는데 진짜 엄청 불쾌한거다. 평등에 대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인드 자체가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빡친거다.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빡치는지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하고 싶은데 뭔가 그건 안되고...그래서 페미니즘에 대해 더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고 팔았다가 지난주에 다시 주문했는데, 오면 그것 먼저 읽어야겠다. 


더 슬픈 건, 이 댓글에 대해 정식이는 나만큼 화내지 않으며 저 의견-여자도 군대에 가야 평등해진다'도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우리는 보는 포인트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식이는 내가 불쾌해지는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나도 어느 지점에서 왜 불쾌한지에 대해 콕- 집어낼 수가 없었다. 글을 쓴 이는 여자사람인데, 저 글을 쓴 이의 성별이 여자사람이든 남자사람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시선이 빡치는 거다. 글쓴이의 저변에는 뭐랄까, '예전보다 여자들 살기 훨씬 나아졌는데 혜택 받으려면 늬들도 남자랑 똑같이 해야지' 라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거다. 남녀 평등은 남자가 드는 무게를 똑같이 들어야 하는데서 오는 게 아니다. 신체적 조건이 다른 걸 인정하되, 모두가 인간이라는 거다. 저 글쓴이의 시선은, 냉정함과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크게 모순을 보이며 관습의 편에 선 것 같다. 


아 너무 불쾌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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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20. 08:49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웨이브를 주고 싶은 마음과 머리 감을 때 귀찮아서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 겁나게 싸우던 중, 토요일에 충동적으로 '자르자'로 결정 내렸다. 미장원에 가 차례를 기다리고 단발로 잘라주세요, 라며 내가 내민 사진은 [우리도 사랑일까?]의 미쉘 윌리암스 였는데, 그 머리는 끝에 컬을 넣은것 같다고 해서, 컬 넣지 않고 그럼 잘라주세요, 라고 했다. 사실 파마를 한다던가 코팅이나 염색등의 것들을 더 하고 싶긴 했는데, 미장원에 앉아있기가 너무 싫은 거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 그래서 그냥 단순히 컷만 하고 나왔다. 머리 감을때도 한결 편해졌지만 일단 어깨도 덜 무거워진 것 같다. 일전에 누군가 한의원에서 어깨가 무겁다고 했더니, 머리카락 무게도 상당하다며 머리카락을 자르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자르니까 가볍긴 하다. 머리숱이 많은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깨 무거운 건 85프로가 가슴 때문이고 나머지가 머리카락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여튼 잘랐고, 주변 반응이 좋다. 이걸 어찌 관리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드라이로 머리가 빨리 말려지고 고데기로 슥슥 빗어주니 뚝딱- 간단하다. 딱히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긴머리 웨이브(빅토리아 시크릿!!)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언젠가는 기필코 도전해보리라 싶다. 사실 이번에도 도전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머리 긴 걸 참을 수 없게 된다. 하아-


암튼 아래 사진은 오늘 출근후의 촬영샷.


아 뭔가 피부 뽀얘보이고 좋아보이는 거, 어플 탓이다. 그냥 아이폰 카메라로 찍으면 진짜 병맛으로 나와서 어쩔수 없이 이 어플에 중독된채로 살고 있다. 굳이 눈을 가린 이유는, 이 어플이 눈동자에 자꾸 써클을 그려줘서 실제보다 예쁘게 나오게 하는거다. -_-

피부 뽀샵해주고 다크 없애주고 이러는 건 다 좋은데, 아니, 눈동자에 써클은 그리지마, 제발 ㅠㅠ





바로 밑에 사진은 토요일 컷하고난 직후이다. 원장님이 드라이를 해줘서 머리빨이 확실히 달라.. 원장님이 드라이로 만져주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말했다. 전 드라이 못하는데 이제 어떡해요? 라고. 그러자 원장님은 '그러게요 내일부터 어쩌나요' 라고 하셨다. ㅋㅋㅋㅋ 너무 힘들면 그냥 파마 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고데기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 B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이 머리를 예쁘다고 칭찬해줬는데, 나는 '남자 때문에 머리 자르는 여자' 캐릭터가 아닌데, 그런 캐릭터 짱 싫어하는데, 예쁘다고 칭찬 받으니까 나도 모르게 '더 짧게 자르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기더라. 아, 안돼안돼, 자아를 찾아. 굳건히 자아를 지켜. 내 자아, 나에게 있다. 남자 때문에 머리 자르는 여자가 되진 않을거야. 불끈!!



이 사진을 본 친구중 1인은 내게 '큰 타미 같다'고 했다. 나의 동생둘은 어처구니 없어 했는데, 오늘은 그럼에도불구하고 여동생이 아침에 채팅창으로 나를 이렇게 불렀다.


큰타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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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14. 14:24

​내가 내 책을 내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많은 이들의 축하와 격려로 몸둘 바를 몰랐을 때, 그때 출판사 대표님이 내게 그런 말씀을 하셨더랬다. '글로 덕을 많이 쌓으셔서 그래요' 라고. 하하하하하. 결국 내가 잘해서 그렇단 얘기.


문지영 번역가의 첫 번역 때 감사인사에 내 닉네임이 들어갔었는데, 이렇듯 또다른 번역 작품에는 탐희에 대한 인사까지 적히다니. 타미가 이 모든것의 의미를 알게 될 때, 이 이모를 자랑스러워 해줄까? 내가 선해서 그렇다. 내가 다 잘해서. 타미야, 이모가 잘나서 네가 아직 글도 깨우치지 못했을 때 이렇게 네 이름이 적힌 책을 받는단다. 알고 있니? 후훗.






까치가 물고 간 할머니의 기억

저자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글/문지영 역 지음
출판사
한겨레아이들 | 2015-03-30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어여쁜 할머니가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있습니다. 화초에 물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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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13. 09:34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5_minumsa



뭐 이러한 게 있고, 저 '추천위원'이 되어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리뷰어'의 자격으로서인데, 뭐 딱히 추천 위원이 큰 역할이나 그런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뭔가 신경 쓰기도 싫어서 무심히 으응, 이러고 넘길랬는데, 메일을 쭉쭉 위로 올려가며 확인해보니, 오, 이 추천위원 해주면 사례금을 십만원...준단다. 읭? 이러면 또 내 생각이 달라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더 큰 액수, 더 큰 금액을 받는다면 기분이 더 좋아지겠지만, 일단 내가 좋아서 하는 일로 인해 돈이 들어온다는 게 너무 좋은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이런 게 좀 더 생기고 내가 좀 더 큰 역할을 맡아서 떼돈 .. 벌고싶다. 응? 그러면 지금 하는 회사일을 때려치고 프리랜서가 되어 느즈막히 일어나 쳐묵쳐묵하는 게으른 삶을 살 수 있을텐데..... 뭐 그렇다는 거다. 여튼 이 메일을 받고 기분 좋아지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뭘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기쁘다는 생각. 내가 좋아서 하는데, 그 일을 좀 잘하는 편이고, 그 일로 인해서 돈이 들어오다니. 크- 좋다. 멋져. 쓰담쓰담.  이게 다 그간 내가 성실한 리뷰어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움화화화화화화핫. 





지난주에는 한 주를 통틀어 컨디션이 계속 별로였던 것 같다. 그러다 주말 전에는 최악으로 치달았는데, 이 연애에 있어서 내가 그와 '핀트가 어긋났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시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좀 끔찍한 기분이었는데, 그는 나 때문에 기분이 상했고, 나는 내 나름대로 마음이 안좋아서, 대화를 잠깐 멈추게 되고, 이 멈추어 있는 시간 동안 자꾸 머릿속에 '지금 핀트가 어긋났다'는 생각이 반복해 들었던 거다. 핀트가 어긋났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유쾌하지 않았다. 자꾸 우울해졌다. 토요일 오전 창원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서는 창밖만 봤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해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친구와 대화하기도 내키지 않는 기분. 다행이 같이 가는 D는 조용히 책을 읽기 시작했고, 창밖을 보던 내게 그가 메세지를 보내 우리는 멈췄던 대화를 다시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서로 '주의할게' 와 '신경쓸게'를 말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몹시도 우울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시간이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이거 못하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어떻게 이걸 풀어야되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내가 보냈고, 그리고 그걸 풀자고 대화를 다시 하게 된 것도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연인들은 이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아득해졌다. 누군가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저 좋아하는 마음으로만 되는 게 아니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 마음 에 더해서 다른 것들이, 이를 테면 관심과 배려와 행동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깨달음은 조금 슬펐고, 그렇지만 나쁘지 않았다. 거쳐야했다. 깨달음은 깨달음의 특성상, 조금쯤은 슬픈 것이니까. 그 조금쯤의 슬픈 마음을 감당하고 나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니까.




안민고개에 가서 친구들과 양쪽 길가에 늘어선 벚꽃을 감상하며 돌아오는 차 안, 조용하게, 아주 조용하게 B 와 통화를 했다. 잠깐 통화를 하고 끊고서는 친구의 집으로 가, 돌아오는 길에 들러 마련한 안주들을 꺼내놓고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별로 대수롭지 않은 얘기들을 하며 깔깔대고 웃었다. 그러다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는 통화할 때 아직도 숨이 넘어가더라. 좋아서 숨이 막히더라.



맙소사. 숨이 넘어가다니. 숨이 넘어갈 정도라니. 나 .. 뭐야? 




(밑에 사진은 창원 남산공원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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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4. 8. 09:10

- 어제는 집에서 삶은 달걀을 가져와서는 막내에게 두 개를 주고 내 것 두 개를 챙겨두었다. 냉장고에 막내가 사다 두었던 베지밀이 있던게 퍼뜩 생각나, 막내에게 '이따 출출하면 베지밀에 계란 먹자' 고 말했더니, 막내가 꺅 소리를 지르며


과장님은 어쩌면 그렇게 계획을 잘짜세요?


하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서 이러는 거다.


과장님은 정말 잘 노시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내가 못노는 걸로 유명한데 ㅋㅋㅋ 놀긴 뭘 놀아 ㅋㅋㅋㅋㅋㅋ나는 나이트도 안가고 클럽도 안가고 어떤 액티비티도 안하는데. ㅋㅋㅋㅋㅋ 맨날 내가 술과 안주를 정해서 얘기해서 그러는 듯 ㅋㅋㅋㅋ 뭔가 되게 맛있게 잘 먹는 방법을 말해준다고 그러는 듯 ㅋㅋㅋㅋ 아 웃겨가지고. 그래서 내가 그랬다.


앞으로 나를 플랜과장 이라고 불러줘 ㅋㅋㅋㅋㅋ



나랑 뭐 잘 먹으러 다니는 e 양도 그렇고 내 남동생도 그렇고 나한테 '머릿속에 어떻게 더 맛있게 먹을까?'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다음날 점심 메뉴까지 계획하는 나로서는 먹는게 큰 즐거움이라 그런지도. ㅋㅋㅋㅋ 암튼 엄청 어제 웃겼다.


그러다가 계획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나는 계획하는 걸 싫어한다고 그간 생각해왔다. 계획은 나랑 맞지 않는다고. 무계획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MBTI 검사때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는 계획녀였던 거다! 그래서 '여행갈 때 계획 세우는 거 짱 싫어하는데?' 라고 했더니 친구가 '그건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는 계획을 니가 세운 거' 라고 하더라.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는게, 내가 여행 스케쥴을 잡지 않는 이유는 그 스케쥴에 끌려가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여서였다. 나는 스트레스 받는 걸 진짜 싫어하고 스트레스에 진짜 취약해서, 뭔가 스트레스 받을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여행에서 스케쥴을 잡았다가 혹여라도 그 스케쥴대로 하기 위해 내가 조금이라도 스트레스 받을까봐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다만 어디에 갔으니 이걸 하자, 라는 굵직한 걸 몇 개 정해둔달까. 이를테면 뉴욕에 가서 센트럴 파크와 엠파이어에 다녀오자, 같은 거다. 이건 지키지 못할 리가 없고 그래서 성취했다는 만족감을 주며 무리한 스케쥴이 아니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에 다른 일정들을 예정에 없이 더하게 되니 계획한 것보다 더했다는 생각마저 준다. 이런 것 자체가 내 계획이로구나 싶은 거다. 그러고보면 약속 시간에 맞추기 위해 머릿속에서 동선과 시간 계산 다 해 언제 일어날지를 알람을 맞추니, 나는 계획적인 여자렸다. 그렇군. 그렇지만 내가 잘 노는 여자는 아니다. 난 잘 못놀고 안논다. 막 놀고 싶다 이런 생각도 안한다. 별로 안들어. 걍 먹고 마시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할 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고 마시는 게 노는건가? 




- 어제는 백화점에 썬크림을 사기 위해 들러서 일단 스왈롭스키 매장으로 갔다. 반지의 색깔이 좀 변해서 세척을 부탁해두고는 랑콤 매장으로 가 썬크림을 샀다. 그리고 2층에 올라가 잠깐 구두 몇 개 신어보고 다시 내려와 반지를 찾았는데, 고맙습니다, 하고나서 끼우고보니 색이 변질된 부분이 그대로더라. 어? 저는 여기 색이 변해서 세척을 부탁한건데 여기 색은 그대로인데요? 라고 물으니, 그건 도금이 벗겨진거라 세척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아, 그러면 도금을 다시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물으니 재도금은 안된단다. 그럼 저는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그냥 이렇게 둬야 하는 거란다. 헐. 세척은 보석이 되고, 지문 묻는 것을 씻어내는 거지, 도금이 벗겨진 거는 어떻게 손 써줄 수가 없다며.....심하게 변색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들여다보면 좀 티가 나서, 흐음, 하고 일단 매장에서 나가다가 불쑥, 좀 좋아지는 거다. 



어? 새반지 사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살짝 웃음이 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그래서 다시 매장으로 돌아갔다. 다시 사기 위해서 사이즈를 알아두는 게 좋을 터. 저 반지 사이즈 잴 수 있을까요? 라고 물으니 이 매장에서는 한국의 종로 금은방 처럼 그런 사이즈로 반지가 나오는 게 아니라 그런 사이즈로 재는 건 불가하다는 거다. 유럽 사이즈로 나오니 유럽 사이즈로 볼 수 있다며. 제기랄 뭔말이야. 여튼 그렇지만 내가 종로 금은방 가서 반지 살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 네, 그럼 그냥 이 사이즈로 봐주세요 했다. 내가 나름 다이아몬드 불매인데 뭐 다른 매장 가서 살 일도 없을 것 같고. 일단 알아나두자 싶어서. 그랬더니 내 반지를 빼서 안쪽을 들여다보며


55사이즈네요.


라는 거다. 읭? 55사이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옷으로는 55사이즈가 안되지만, 앞으로도 내가 55사이즈가 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반지에서 55사이즈를 이룩했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뭔가 어처구니 없는 기분으로 집으로 가는 내내 피식거렸다. 


55사이즈....뭔가.......애증의 사이즈 같은 느낌.



자, 그래서 반지를 사자, 라고 생각하고서는, 이래서 내가 아이패드를 안샀군, 훗, 했다. 아이패드를 사느니 반지가 낫지, 하면서. 그러다가 이내....으응? 아이패드 값은...너무하고 아이패드의 반값이나 반의 반값으로 사자, 룰루랄라~ 했다가 한 다섯걸음 걷고서는 으응? 명분이 딱히 좋지 않아. 이 반지가 들여다봐야 변색된 게 보이는데 딱히 사야되는 합당한 이유가 되는 건 아니야...오래 썼지..오래 써서 정도 들었고, 게다가 보는 사람들마다 이쁘다고 해. 얼마전에도 은행 갔다가 앞 창구의 직원이 손 좀 보여 달라며 어머, 무슨 반지가 이렇게 예뻐요? 하고 호들갑을 떨지 않았는가. 보석에는 아무 문제 없고 바닥쪽 링만 변색된 것이니 이대로 써도 사실 큰 문제는 없지.. 자원을 아끼자. 쓸데없는 낭비는 옳지 않아. 그냥 이 반지 쭉 쓰면 돈도 아끼고 물건도 아끼고 쓰레기도 안만들고...그치만 내가 이걸 쓰레기 만들건 아니었고 보관하긴 할거였잖아, 정들었으니까...라고 생각하다가, 아니야 명분이 안 서, 명분을 만들자. 아무런 명분 없이 물건을 들이지 말자, 라고 생각하다가. 아니 그럼, 명분을 만들면 되잖아? 라고 해서는 금세 명분을 만들어냈다. 내가 두번째 책이 나오면, 그때 나한테 선물을 하는거야! 라고. 그렇다면..좀 좋은거 사도 되지 않겠어? 아이패드 반값 정도로 알아보자. 책이 나오면. 알 수 없는 그때...음...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패드 반값은 너무 비싸. 반의 반값으로 하자. 이러다가, 면세점이 쌀텐데, 그렇다면 제주도 한 번 갈까? 하다가, 비행기값 합치면 도찐개찐이다, ㅋㅋㅋㅋㅋ, 이러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이러고 있다.




- B 는 이번 연애에서, 내가 그어 놓은 선이라든가, 쌓아 놓은 벽이라던가, 세워놓은 담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지우고 허무는 것이 목표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우고 허물면서 자꾸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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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기 전에 포털에 들어갔다가 '페라가모 가방 오늘만 50%할인' 문구를 보고, 딱히 페라가모에 대한 어떤 호감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한번 눌러봤다. 으응? 반값할인? 봄맞이 가방 살까? 라고. 실제 사지도 않을거면서 그냥 한 번 들어가본 것. 들어갔다가 헐- 내가 클릭한 그 반값 상품의 가격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원. ㅋㅋㅋㅋㅋ





야. 이백오십오만원이 뭐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값해서 이십오만원이어도 안살건데 이백오십오만원은 뭐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 진짜 어처구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맙게도 무료 배송해준단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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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5. 17:55



남동생 생일이 8일이라, 이번 주말에는 여동생 식구들과 미리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생일 파티를 한건데, 이 말에 여동생의 지인들은 '니네 형제들은 진짜 파티를 많이한다'며 부러워했다 한다. 실상 우리는, 아니 특히 남동생은, 파티란 말을 즐겨 쓴다. 이를테면 타미가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을 때는 퇴원 파티를 하자고 하고, 감기가 나으면, 감기 다 나았으니 파티 해야지, 하고 뭔가 약간이라도 좋은 일이 있다치면 그럼 파티해야겠네, 하는거다. 그런 명목을 붙이지 않아도 허구헌날 같이 모여 술마시는데 말이다. 하하핫.

이번에는 우리가 안산에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온단 소식에 제부는 목요일에 헬쓰장에 갔다가 곧바로 장을 보고 들어왔단다. 새우와 술을 사가지고 들어온 것. 여동생은 왜 장을 (벌써) 봐왔냐 물었고, 토요일에 처형네 온다며, 했단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우며 술을 꺼내 정리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그렇지만 토요일에 제부랑 나랑 남동생이랑 가서 장을 또 봤다. 혹여 소주가 모자랄까봐 두 병 더 사고 회를 먹기 위해 깻잎을 더 사자는게 목적이었는데, 데낄라 마셔보니 맛있더라, 하며 남동생이 데낄라를 장바구니에 슝- 넣었고, 시음중인 무스까또 와인을 여동생이 좋아하겠다며 제부가 한 병 넣고, 또 새로 나온 무슨 옥수수 술인가 여튼 달달한 거를 시음해보고 엄마랑 여동생 주자, 며 넣고...완전 술을 미친듯이 산거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회와 함께 사가지고 나오다가, 무슨 미친, 꼬깔콘 허니머스터드인가 꼬깔콘 허니버터인가 뭐 그런게 새로 나왔다고 해서 먹어보고 또 한 봉지 사왔다. 나는 이거 먹은게 기억이 안나는데(필름 끊긴듯), 사진 보니 내가 타미랑 이걸 손가락에 끼고 놀았더라. 사진을 보니 타미가 끼워달라고 한 것도 생각나고 ㅎㅎㅎㅎㅎ 트윗에도 올린 거 보고 깜짝 놀랐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암튼 이 사진의 요점은, 저 손도 내 손이며 나 데낄라 먹고 내 손등에 있는 소금 핥았...암튼, 측근님, 건배!!!!!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늦게 끝났다. 그래봤자 칠 시이긴 했지만. 늦게 끝나니 배도 고프고 뭔가 맥주도 마시고 싶은데, 그렇다고 거한 술자리를 갖기는 싫은 거다. 그래서 늦게 막내랑 편의점에 가 사발면과 캔맥주를 사가지고 사무실에 와서 먹고 마셨다. 그러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막내랑 수다 떨면 엄청 재미있다. 막내도 그래서 나랑 술 마시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우린 정말 이야기가 끝도 없이 나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남자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 찌질한 남자 이야기 꺼내며 깔깔대고 웃고 욕한다. 이거 되게 재밌다. 그러다가 가끔은 현재 연애에 대해 빡치는 부분들을 얘기하기도 한다. 암튼 이런 것들에 대해 막내랑 얘기하다가, 막내가 구남친에 대해 끔찍한 얘길 해줬다(이건 술자리에서 한 얘긴 아니고 다른때 들은 거긴 하다). 사귄지 1년 되는 날 예쁘게 차려 입고 만났는데 남친이 허름한 순대국집으로 들어갔다는 것, 순대국집이 카드를 안받아 현금 없는 남친이 여자에게 계산하라고 했다는 것 등은, 사실 자신이 기대한 바와 달라 그렇지 딱히 빡치는 지점은 아니다. 다만 우리 막내가 그 때는 '일 년 되는 날' 이어서 평소보다 예쁘게 차려입고 기대를 했기에 실망하고 좀 화가 날랑말랑 했던 거였지. 문제는 이 다음이었는데, 계산을 마친 막내 앞에 남친은 입을 벌리며 물었다는 거다. 


나 이빨에 들깨가루 끼었는지 봐줘.


하아- 순대국을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순대국을 먹고 나면 진짜 입 안에 더럽게 많이 낀다. 그래서 나는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순대국 집이라면 다 먹고 잠깐 화장실에 들러 입을 부수고 나올 때가 많다. 이 세상 그 어떤 음식보다도 입 안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게 들깨가루 넣은 순대국인데, 아무리 여자친구가 편해도 이빨에 뭐 꼈는지 봐달라며 입을 벌리는 건 하아- 너무 아닌 것 같은 거다. 이 얘기를 여자사람친구 M 에게 하니 M 은 뭐 그런 남자가 있냐며, 자신은 8년간 연애했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나도 이게 너무 싫은 거다. 그래서 끼었으면? 그 다음은? 크- 이게 관점의 차이인가 싶어 여동생 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 얘기를 했는데, 제부는 그러는 거다. 그 둘 사이가 깊다면 뭐 그쯤은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거다. 그래서 내가 꺅 싫다고 했는데, 여동생도 같이 싫다고 하는 거다. 제부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자기는 아직까지 그래본 적은 없지만. 이걸 입장을 바꿔서 여자가 남자한테 그랬다고 하면, 여자가 내 이빨에 들깨가루 꼈는지 봐달라고 하며 입을 벌리면 남자들은 백이면 백 다 싫다고 할텐데, 여자들이 보이는 반응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자가 그러는 게 보기 싫다면, 남자가 그러는 것도 보기 싫은 거다. 내가 요즘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고 있다. 하하하하. 근데 이거 제목이 왜 빨래하는 페미니즘이냐. 원제랑 너무 어긋났다. 이거에 대해서는 알라딘에 페이퍼를 쓸 예정이다. 음..이야기가 산으로 왔군.



아, 근데 내가 원래 진지버젼으로 뭔가를 쓸라고 일기장을 열었는데 그게 기억이 안난다. 일단 측근님을 향해 건배하고 시작하자, 가 됐던 건데 건배하고 나니 원래 쓰려고 했던 게 생각이 안나....하아- 



술을 마시다가 타미랑 셀카를 찍었다. 나도 타미도 딱히 예쁘게 나오질 않았지만, 사진 속 타미의 표정이 너무 좋은 거다. 무척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어 인화하고 싶어졌다. 내 품 안에 있는데 되게 편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저 표정 때문에 이 사진이 너무 사랑스럽다. 나는 타미를 진짜 사랑할 수밖에 없어. 하아-

이번에 갔더니 둘째 애교가 폭발해서 마음이 사르르 해지긴 했지만... 하아-






아. 등록해놓고 나니 생각났다.


이번 생리에 생리전증후군이 거의 없었다. 나는 생리전증후군이 생리통보다 훨씬 심한 편인데, 우울증이 엄청 팍- 오고, 허리부터 다리까지 뭔가 억센 손으로 주물러 줬으면 좋겠는 느낌이 들고, 다크가 대박 내려오고, 졸음이 쏟아지고 폭풍 식욕이 절제하지 못할 정도로 찾아오고 그렇다. 졸음이 쏟아지는 거야 임신하면 졸린것처럼 호르몬의 영향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우울증이 너무 크게 와서 두어번쯤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도 있었다. 이 우울함이 내가 죽어 사라져야만 끝날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러다가 내가 생리전에 이렇다는 걸 알고 그 후에는 '곧 괜찮아진다'고 스스로에게 자꾸 주입시키곤 했다. 다 괜찮아져, 며칠만 참으면 돼, 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잠이 쏟아지는 거 말고 별 게 없었던 거다. 특히 우울증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생리전증후군에 가장 안좋은게 커피랑 술이라는데, 나는 이 두 개를 끊을 생각이 없으므로, 이제 이것이 곧 사라질 우울함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 내가 나를 컨트럴 하며 커피랑 술을 포기하지 말고 생리전증후군을 안고 가자, 했던 것. 그런데 이번에 딱히 우울하고 그런 게 없었던 거다. 물론 중간에 지치고 지겨운 느낌이 살짝 들긴 했었지만, 그건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졌고. 여튼 그래서 생리전증후군에 타이레놀을 먹지도 않았다. 실상 생리전인지도 모를 정도였다니깐! 생리 어플을 보다가 사흘후 생리 시작예정이라고 쓰여져 있어서 어? 벌써? 나 이번에 별 거 없었는데????????? 꺅!!!!!!!!!했던 것.


왤까. 뭘까. 왜 없을까. 내가 평소보다 술을 덜 마셨나? 이건 좀 그럴 수도 있겠다. 내가 평소보다 커피를 덜 마셨나? 그건 아니다. 예전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때문일까? 이건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큰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조금씩 작용한 게 아닐까 싶은데, 내가 이 말을 신나서 친구들에게 했고, 그러자 R 이 이유를 찾았다며 내게 말했다.


사랑 호르몬이 낫게 한거야.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 호르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사랑을 하잖아. 그 사랑 호르몬이 진짜 대단한 거라니까.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가??????????????????????????? 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 호르몬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오글오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말을 내게 하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번달엔 생리전증후군도 없었고 생리통도 별로 없다. 잠이 자꾸 쏟아져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게 문제긴 하지만. 뭐 이쯤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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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3. 30. 12:02


- B가 생활하는 곳에서는 영어를 주로 사용하고, B 가 한국어를 사용하게 되는 많은 부분은 아마도 나와의 대화일텐데, 전날 컨디션이 안좋았던 B 에게 어떠냐고 내가 영어로 묻자, 그는 영어생활자 답게 저렇게 후두두둑- 답을 보내왔다. 굿 모닝, 뒤에 혹여라도 뭔가 영어를 더 치게된다면, 내가 알아듣거나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설 것 같아, 얼른, 잽싸게 한국어로 답했다. 네 좋아요. 잘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 앞에 쪼그라들어버린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삼 그가 한국어를 잊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휴- 계속계속 말걸고 계속계속 대화해서 한국어를 잊지 않게 해야겠다. 안그럼 내가 영어 공부를 해야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몰라...아아- 왜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언어에 대한 고민이 따르는가. 하아- 이놈의 영어는 아주 그냥 평생을 뭔가 애증의 상대로 따라다닐 것 같다. 

그래도 영어공부는 해야할 것 같아, 차마 학원을 다니거나 강의를 듣는다거나 하는 건 못하겠고, 내가 좋아하며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영어 원서 필사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처음 선택하게 된 작품이 '줌파 라히리'의 <sexy>. 번역본을 읽었던 터라, 쓰면서 아마도 무슨 말인지 조금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필사를 시작했다. 뭐,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 무릇 사람이란 끈기가 발휘되는 영역이 따로 있는 법이니까. 그런데 필사로..공부가 될까? 



- 일전에 신형철의 새 책 얘기를 일기로 쓰면서, 신형철이 서문에 대고 공개청혼을 한 것에 대해 내가 몹시 실망했노라 한 적이 있다. 으- 싫어. 나는 SNS 나 블로그를 통해서도 저이가 내 연인이다, 라고 공개적으로 애정표시를 하는 것을 좀 끔찍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전전남친이 간혹 내 블로그에 달짝지근한 댓글을 달곤 했는데, 그때 정말 그게 싫었다. 그렇지만, 지가 쓰고 싶어서 쓴다는 데, 거기다대고 쓰지 말라고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쓰든 말든 냅뒀다. 내가 지금 연애중이라는 거, 어떤 상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밝히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그 상대가 누구이며 그 상대와 내가 얼마나 스윗한지 서로의 이름(닉네임이라도)을 걸고 왔다리갔다리 하는 건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 일전에 A에서 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곧잘 공개하는 블로거가 있었는데, 볼때마다 으윽, 싫어,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저 상대도 본인의 사진이 이렇게 어딘가에 올라온 걸 알까? 그런데도 좋다고 한걸까? 그 블로거는 대상이 바뀌면 또 새로운 연애를 하면서 같이 찍은 사진을 또 올렸는데, 자기 애인 자기가 올리는 걸 본인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참 싫더라. 


암튼 이런 얘기를 어제 B 에게 하는데, '나도 너한테 댓글 남긴적 있지 않아?' 라고 묻는 거다. 그래서 있었다, 그런데 너는 나랑 무슨 일 있었던 사람(뭔가 표현이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이란 티를 전혀 안내는 댓글을 달았다' 라고 답했다. 생각난 김에 찾아가 봤더니 이런 댓글 남겼더라.


Que serasera~* 
한번 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한 새빨간 표지는 Lopetz의 일러스트 작품
멋진 리뷰 감사. 좋은 밤 되길..



아..겁나 건조한 남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늘 W 와 친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여행 가서는 틀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했고, 그 사람 주위에 자꾸 이상한 사람이 꼬이는 건 결국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인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내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자꾸 내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과도 트러블을 일으키는 B 라는 후배가 있었다. 이 후배가 나를 엄청 좋아해서 뭔가 영혼까지 빼줄 기세로 굴어, 내 친구들 중에 K 군은, '너 쟤한테 뭐 사줬냐? 세뇌시켰냐?' 라고 물을 정도였다. 그리고는 나중에 B 가 없을 때, '쟤 좀 이상해' 라고 했더랬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을 K 가 B 와 트러블을 일으켜서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B 를 한 번 만나본 남동생도 내게 말했었다. '누나, 내가 보기엔 그 친구 이상해..놀지마..' 라고. 그럼에도불구하고 내게는 아주 잘하고 친절한 아이었다. 나를 엄청 좋아했다. 어느정도냐면, 내가 활동하는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내가 자기를 다른 블로거 대하듯 한다고, 자기는 개인적으로 나랑 친한 사이인데 그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탈퇴를 해버리기도 한거다. 나는 이러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이 애가 원하는 대로 더 친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순간 B는 내게 연락을 끊었다.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았다. 나는 '이게 뭐지'하는 충격에 며칠간 휩싸였다가, 도대체 원인이 뭐냐고, 니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냐고 따져 묻고 싶어지다가, 관두자, 냅두자 했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 데 B 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나를 자기 삶에서 차단한 거라면, 그 이유를 내가 들었다한들 뭐가 달라졌을까. 앞으로 나도 얘 안보고 살면 된다, 로 방향을 틀었다. 걔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처음 며칠뿐이었고, 그 다음엔 됐다, 나도 내치자, 하는 마음이 되었던 거다. 그러자 그때 걔 이상해, 라고 말했던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 남동생이라면, 나를 가장 잘 보지 않았을까. 



- 일전에 회사동료 P 에 대해서도 같은걸 느꼈던 적이 있다. 이 친구가 전직장을 관두게 된게 전직장의 같이 일하는 언니가 이상하다는 이유였는데, 그래서 자기를 미워했다고. 그래서 이 P 의 말만 듣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직장에 다니면서도 다른 언니인 C 와 마찰이 생긴거다. 그래서 둘은 한 사무실에 근무하면서도, 점심을 먹으면서도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나는 하루는 P에게, 이렇게 불편해서 어떻게 지내려고 그래. 미안하다고 하고 화해하는 게 낫지 않아? 라고 말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사과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래서 그때 약간 갸웃? 하는 기분이었는데, 그러다가 나랑도 문제가 생겼다. 아, 얘가 징글징글해졌는데, 그게 예전에 일기에 쓴 삼국지 사건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걔가 퇴사를 결정하고 퇴사할 날만 기다리던 상황, 나는 내가 빌려준 삼국지 돌려달라고 말했는데 조낸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이건 못볼 것 같다고 말하면서 제가 돌려줬잖아요!"


이러는거다. 나는 분명 집에서 없는 걸 확인하고, 받은 기억이 전혀 없는데...존나 무안해져서 아 그래? 그럼 내가 잘못봤나봐 집에 가서 다시 찾아볼게, 하고 말았다. 이 일을 크게 확장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 그냥 찾아보면 될 일이고, 없음 없는거지 했으니까. 그래도 저렇게 크게 악을 쓸 일인가 싶어 좀 당황하고 챙피했다. 사람들한테 책 뜯어먹는 년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한 삼십분 지났나. 갑자기 걔가 조용히 책을 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한거 분명히 기억하는데 그러고나서 다시 보겠다고 했나봐요. 제 책상에 있네요."



이런 쌍년이! 아놔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전직장에서 언니랑 문제 있다던 거, 그 언니가 이상한 게 아닐거다, 하는 생각. 크- 암튼 쌍년이었는데, 나도 그 뒤로 얘가 꼴도 보기가 싫어진거다. 내 기억엔 못볼 것 같다며 돌려줬던 것 자체가 없다. 쌍년. 그렇다고 내가 짬밥도 있고 나이도 더 있는데 투닥투닥할 것도 아니라 삼실에선 걍 '야, 가지고 있으면서 그렇게 소리 지르고 아니라고 하냐' 하고 말았는데, 이 분이 안풀리는 거다. 그래서 남동생 불러 호프집에 가서 쌍년 하면서 막 욕하고 이 얘기를 했다. 그때 남동생이 그랬다.


"그래서 가만뒀냐 그년을? 책 등으로 이마라도 박아버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져서 다 풀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그 기분은 풀어졌지만 그년은 계속 쌍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결론은, 이상한 사람만 자꾸 꼬이면 본인이 이상한 사람이란 거 아닐까? 또, 한쪽의 말만 듣고서는 이쪽이 이상하다 아니다를 섣불리 결정할 수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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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3. 26. 10:37

일전에 알라딘에 책에 대한 페이퍼로 길게 써 올렸다가 바로 다음날 지워서 읽지 못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글의 요지는 나는 어릴때 여러차례 성추행을 당했었고, 여기에 대해서 무능한 아버지와 나 자신을 원망했었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능력이 있었다면(돈을 잘 벌어왔다면) 엄마까지 함께 일하러 나가지 않아도 됐을테고,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내 옆에서 나를 돌봐줬다면 내가 성추행에 노출되지 않았을 수 있었을 거라는 것. 나에 대한 것은 더 심하게 반항하지 않은데서 오는 '나는 음탕한 년' 이라는 원망이었다. 꽁꽁 싸매고 있을 때는 이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채로, 나만 원망하며 살다가, 나중에야 말문이 트이면서 이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미움은 남아 있었다. 


이 일에 대해 얘기하면 내 말을 듣던 내 친구들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줬고 그때마다 번번이 나는 울며 위로 받았다. 그러다 이 일을 B 에게 얘기했을 때, B 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의 미움의 대상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잘못을 행한 사람을 미워해야 하는데, 왜 아버지를 미워하냐' 했던 것. 이 말을 듣고 또 나는 주루룩 눈물을 흘렸었다. 그간 내 말을 들었던 사람들은 나를 위로하기에 전념을 다해 내 중심으로 얘기해줬다면, B 는 거기에 대상을 분명히 잡고자 하는 냉정함 이라고 해야 하나 이성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게 있었달까. 한번도 '네가 미워하는 대상이 잘못 되어 있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B 의 말은 새로웠고, 또한 맞다고 수긍되어졌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그렇게 말해준 B 에게 고맙고, B에게 그 말을 할 수 있었던 나 자신도 기특하게 여겨진다.


B 의 말이 맞다고 수긍하면서도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잔재는 남아 있었다. 내가 이 일을 알라딘에 글로 써 까발렸다해도, 내 감정이 속시원히 해결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 일을 쓴 것에 대해 잘했다와 아직 드러낼 때가 아니다라는 감정이 심하게 충돌해 그 글을 올리고 끙끙 앓었더랬다. 결국 감췄지만. 어쨌든 내가 갑자기 이 일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요 며칠 과거의 어떤 일이 자꾸 생각나서다.


여동생이 중학생이었던 때, 여동생과 나는 두 살 차이이니, 나도 중학생이었는지 혹은 내가 고등학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여동생이 중학생 시절, 여동생은 전교에서 1등을 하는 모범생이었고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었다. 여름방학이었는데, 하루는 당직중인 국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이가 좀 있는 남자선생님이었는데, 학교에 일이 있어서 도와줄 학생이 필요하다, 그러니 여동생이 학교에 와서 같이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 했던 거다. 당시만 해도 선생님이 심부름 시키는 아이는 예쁨 받는 아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예쁨 받고 똑똑함을 인정받았으니 부르는거지 싶어 여동생은 알겠다고 가겠다고 했고, 엄마도 다녀오라 했더랬다. 나 역시도 별 생각이 없이, 아 쟤 학교에 일 도와주러 가는구나, 나는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하고 말았더랬다. 그런데 아빠가 말렸다. 버럭 화를 내시고는 거길 왜가냐, 방학인데 니가 왜 선생이 부른다고가냐, 선생이 너한테 뭔 짓을 할 줄 알고 가냐, 절대 안된다, 당장 못간다고 해라, 하고 아주 난리를 치신 거다. 그래서 엄마랑 나, 여동생까지 아빠의 기세에 눌려 여동생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누가 전화했는지 모르겠지만 여동생의 국사선생님에게 전화 걸어 뭔가 거짓으로 사정을 대고 못간다고 했다. 아빠가 전화했나? 잘 모르겠다. 이 일이 그 당시에는 아빠도 참...하고 말았던 건데, 요즘에는 이 일이 아주 새롭게 여겨지는 거다. 만약 아빠가 그때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면?



선생님은 정말 일을 도와달라고 예뻐하는 모범생 제자를 불렀을 지도 모른다. 그런 순수한 의도와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똑같은 크기로, 전혀 다른 의도로 불렀을 지도 모른다. 만약 그때 여동생이 학교에 가고, 혹여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면? 나쁜 쪽을 생각하면 진짜 가슴이 후달리는 거다. 그러자 아빠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의됐다. 아빠는, 알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말렸을 거라는 걸. 아빠는, 우리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아빠는, 무슨 수를 써서도, 우리에게 해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 했을 사람이라는 걸. 아빠는, 지킬 수 있을만큼 우리를 지켰을 거라는 걸. 돈 벌러 나가야 했던, 엄마까지 돈 벌러 나가게 해야 했던 그 상황, 그 때 아빠는 '믿을 만한' 사람에게 우릴 맡겼고, 내가 그 일에 대해 언급했어도 그걸 받아들이기엔 무지했다는 걸, 거기까진 미처 차마, 라고 생각했었을 거라는 걸, 이제는 좀 알겠는 거다. 



그래서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고마워졌다. 냉정하게 미움의 대상이 잘못됐다고 말해준 B 에 대해서도, 그리고 오래전 그 일에 대해 떠오른 나의 기억에 대해서도. 이런 것들이 고맙다. 여전히 이 일에 대한 건 눈물나지만-언제까지 그래야할까?-, 이 일이 기억난 건 참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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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3. 23. 09:34

주말에 꿈을 꿨다. 왜 그런 꿈을 꿨는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모르겠지만, 꿈에서 나는 배를 탔다가 표류해 무인도에 혼자 떨어졌다. 정신이 들고 여기가 무인도다, 라는 걸 인지한 순간, 크- 톰행크스 처럼 공이라도 하나 있어 친구 삼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는 페덱스 직원이었고, 나는 아니니...여튼 그리고서는 구조를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완전 바다..망망대해..아무것도 보이지 않고..하아- 구조를 요청하자, 그런데 어떻게 할까, 일단 먹을것부터 구할까, 등을 생각하고 어떻게든 여기서 살아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무인도가 아니더라.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섬마을 이었던 거다. 오호라, 그렇다면 나를 내가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그들은 방법을 모르는지 알면서도 안 알려주는건지, 내게 배 한 척 소개해주지도 않았다. 할 수 없다. 일단 여기서 먹고 살면서 구조될 방법을 찾아야겠다, 여러가지 면으로 알아보겠다, 생각하며 일단 그들과 안면틀 트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을 한 복판에서는 고기를 말리고 있었다. 무슨 오징어나 김 말리듯 한복판에, 꼬챙이에 끼워서는 보쌈이며 삼겹살이며 머릿고기들이 있었던 것. 이게 뭐여..나는 지나갈 때마다 고기를 빼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아 쓰다보니 배고프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하나씩 둘 씩 익히는데, 그중에 섬마을 총각이 나한테 쑝간거다.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정신이 나갔다는 걸 계속 증명하는 바, 나는 꿈속에서 그랑 몇차례 잤다. 섬마을의 십대 소녀는 그를 연모하고 있던 터, 나를 볼 때마다 무서운 눈길로 째려봤....그래도 잤다. 암튼 무인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로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안나빴다. 아마도 여러차례 섹스를 해서 그런가보다. 꿈에서.




어제는 남동생과 일자산엘 갔다. 남동생은 메이저리그의 팬이고, 언젠가 기회되면 미국에 가서 메이저리그를 관람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여튼 야구 얘기가 나와서 하다가, 누나 케이트 업튼 알아? 라고 내게 물었다. 어, 걔 완전 글래머 아니야? 라고 내가 말했더니 아는구나, 하면서 얘기한다. 한창 전도유망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케이트 업튼과 사귀기 시작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그녀가 기빨았다는 소문이 돈다고..그래서 남동생도 도대체 케이트 업튼이 누구인가 검색해봤더니 어마어마한 글래머이며 나이도 어리더라 한거다. 남동생은 헐리웃 배우라든가 셀렙이라던가 하는 거에 완전 무관심인지라, 메이저리그 선수랑 관련되었다 하니 찾아보고 알게된 것. 그래, 나도 잘은 모르는데 케이트 업튼 어마어마한 글래머라는 것만 알고 있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근데..가슴은 누나보다 작아보이던데?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처구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오늘 이 아침, 그녀 이미지를 찾아봤다. 도대체 어떤 글래머냐. 나보다 가슴 작은 글래머라고?? 그게 글래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이런 마음으로다가. 그런데 오! 그녀는 ... 남동생이 잘못봤다.











와- 겁나 예쁘네. 장난 아니다. 나는 마지막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드는데, 그녀의 가슴이 자연스레 처진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오늘 이 사진들을 회사 막내와 보면서 자연스럽다고 서로 말했다. 그래, 저정도의 가슴이 위를 향해 봉긋할 순 없는거지. 어쩐지 위로가 된달까. 


그녀는 G 컵이라고 한다. 나는 그녀에 한참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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